(12) 가격규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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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이 수요자 또는 공급자에게 공평하지 못하다고 판단되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이나 생산요소의 가격에 규제를 가한다. 상한가격을 정하는 것을 가격상한제라 하고 하한가격을 정하는 것을 가격하한제라고 한다. 가격상한제가격상한제는 수요자를 보호하기 위해 특정 가격 이상으로 거래되지 못하게 규제하는 것이다. 판매가격의 최고치를 정해놓는 것이기 때문에 최고가격제(price ceiling)라고도 한다. 상품시장에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임대료 상한제가 대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가격상한제는 시장균형가격보다 반드시 낮게 설정돼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한가격이 시장균형가격보다 낮게 설정돼야만 시장균형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줘 정책효과가 나타난다.

정부에 의해 시장균형가격보다 낮게 상한가격이 설정되면 시장가격은 균형가격까지 상승하지 못하고, 거래는 균형가격보다 낮은 상한가격에서 이뤄진다. 상품이 거래되는 가격이 균형가격보다 낮으므로 수요량은 증가하지만 공급량은 그에 미치지 못해 거래가격만 낮아졌을 뿐 실제 거래량은 시장균형가격에서의 거래량보다도 감소한다. 부족한 공급량을 누구에게 판매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해 선착순으로 상품을 공급하거나 판매자가 자신이 원하는 사람에게만 파는 경우도 생긴다.

시장균형가격에선 구매를 원하는 모든 소비자가 상품을 살 수 있는 데 비해 가격상한제로 초과수요가 나타나면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 중 일부는 구매할 수 없게 되므로 가격 하락의 혜택을 일부 소비자만 누리는 결과가 나타나고, 결국 상한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암시장이 등장하게 된다. 가격하한제가격하한제는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해 특정 가격 이하로는 거래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것이다. 판매가격의 최저치를 정해놓는 것이므로 최저가격제(price floor)라고도 한다. 상품시장에선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산물 공급자를 보호하기 위한 농산물가격지지제도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쌀 가격을 안정시키는 수단으로 많이 사용한다. 가격하한제는 상품시장보다는 노동시장에서 더 빈번하게 시행된다. 가격하한제 역시 하한가격이 시장균형가격보다 높게 설정돼야만 시장균형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줘 정책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하한가격이 시장균형가격보다 높게 설정되면 시장가격은 균형가격까지 낮아지지 못하므로 균형가격보다 높은 하한가에서 거래가 이뤄진다. 상품이 거래되는 가격이 균형가격보다 높으므로 공급량은 증가하지만 수요량은 그에 미치지 못해 거래가격만 높아질 뿐 실제 거래량은 시장균형가격에서의 거래량보다 작다.

시장균형가격에서는 판매를 원하는 모든 생산자가 상품을 팔 수 있는 데 비해 가격하한제로 초과공급이 발생하면 과도한 공급량 탓에 판매를 원하는 공급자 중 일부는 판매할 수 없어 가격 상승의 혜택을 모든 생산자가 누리지는 못한다. 가격규제의 비효율성시장에서 초과수요와 초과공급이 발생하고 거래량이 감소했다는 것은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희소한 자원을 이용해 너무 과도하게 상품을 생산해도 안 되지만, 너무 부족하게 생산해 소비자의 만족을 충족시키지 못해도 안 된다. 자원은 수요량과 공급량을 일치시켜 초과수요나 초과공급이 없도록 배분할 때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된 것이다. 수요량과 공급량을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교환이 허용돼야 한다.

[경제학 원론 산책] 자원배분 비효율성 일으켜 순사회편익 줄여요
가격규제가 자원을 비효율적으로 사용해 순사회편익을 감소시키는 상황을 그림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오른쪽 [그림]에서 시장균형가격은 P1이고 이때의 순사회편익은 A+B+C+D+E+F가 된다. 만약 P2의 가격으로 가격하한제가 시행된다면 거래가격은 상승하고 거래량은 감소해 소비자잉여는 A로 줄어들고, 생산자잉여는 B+D+F가 돼 순사회편익은 A+B+D+F가 된다.

따라서 순사회편익은 균형가격에서 거래가 이뤄질 때보다 C+E만큼 감소한다. 이는 자원 이용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다. √ 기억해 주세요
김형진 서울대 경영학과 강사
김형진 서울대 경영학과 강사
가격을 규제하면 시장균형가격에서보다 거래량이 줄어들게 된다. 시장에서 초과수요와 초과공급이 발생하고 거래량이 감소했다는 것은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자원은 수요량과 공급량을 일치시켜 초과수요나 초과공급이 없도록 배분될 때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된 것이다. 수요량과 공급량을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교환이 허용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