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디지털 경제와 사회적 관계
군집성과 동질성을 특징으로 하는 소셜 네트워크.삼각관계 폐쇄 지향 알고리즘으로 세상이 더 협소해져.
군집성과 동질성을 특징으로 하는 소셜 네트워크.삼각관계 폐쇄 지향 알고리즘으로 세상이 더 협소해져.

A, B, C 세 사람이 있을 때 A와 B가, A와 C가 서로 강한 유대를 맺고 있다면 B와 C도 약한 유대로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A가 B와 C 모두와 가깝다면, B와 C는 A와의 교류 과정에서 서로 만나 시간을 보냈을 가능성이 크다. 또 B와 C 모두가 A와 친하다는 점에서 이들도 서로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B와 C가 서로 어울리지 못하고 불화가 있다면 A와 두 사람의 관계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B와 C 모두 A에게 C 또는 B를 만나지 말라고 압력을 넣거나 서로를 보지 않기 위해 A를 멀리하게 될 것이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사람들은 결국 비슷한 사람끼리 무리를 짓게 된다는 것이 금단의 삼각관계의 핵심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사회적 관계를 좁은 세상으로 만드는 과정을 ‘삼각관계 폐쇄’라고 한다.
삼각관계를 폐쇄하려는 사람들의 특성은 디지털 소셜 네트워크 안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즉, 다른 무리와는 약하게 연결되고 같은 무리에서는 끈끈하게 연결되는 네트워크가 형성된다. 컬럼비아대의 사회학 교수인 던컨 와츠는 동질적인 무리 내 사람 간의 경로도 매우 짧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의 책 《Small World-여섯 다리만 건너면 누구와도 연결된다》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사람이든 평균 6단계의 연결 고리만 거치면 연결된다는 것을 설명했다. 친구 추천 알고리즘이 있는 디지털 소셜 네트워크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 강하다. 삼각관계 폐쇄 지향 알고리즘페이스북도 시장 진출 초기 군집성과 동질성을 활용했다. 경쟁사인 마이스페이스를 이기기 위해 페이스북은 대학 시절 친구들을 표적으로 삼아 다른 무리보다는 같은 무리에 속하는 사용자들을 끌어모았다. 문제는 이들이 삼각관계 폐쇄를 지향하는 알고리즘을 설계하면서 자연상태에서보다 세상이 더욱 협소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공유된 콘텐츠는 소셜 네트워크상에서 순식간에 세계 인구의 상당 부분에 도달할 수 있다. 가짜뉴스가 과거에 비해 더 빨리 퍼지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