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관의 인문 논술 강의노트
이화여대 인문논술은 답안 분량이 제한돼 있지 않고 지원자들의 수준이 높은 편이므로 상대적으로 많은 분량을 채워야 합격에 유리합니다. 지문의 난이도는 어려운 편에 속합니다. 따라서 많은 학생이 속도 문제를 겪습니다. 계열 시험은 둘로 나뉘는데, 아래와 같은 특성 차이가 있습니다.
[2023학년도 논술길잡이] 계열별 특성이 다른 이화여대 인문논술…1계열 영어지문, 2계열은 수리논술 출제
수능 최저 자격은 국영수탐(1) 중 3과목 합 6(스크랜튼은 3과목 합 5)으로 높은 편입니다. 교과 반영 비율도 상당해 4등급 이하부터는 교과 감점을 논술답안 점수로 메꾸기 어렵습니다. 지원을 염두에 두는 학생은 미리 이화여대 방식으로 교과 계산(가장 잘한 과목으로 상위 30단위)해 3등급 안으로 들어와 있는지 확인해봐야 합니다. 아래 문제는 이화여대 2021학년도 수시 인문1계열 기출문제 중 선별된 두 문제입니다. 제시문을 읽고 흐름을 구체적으로 구상한 뒤 답안을 작성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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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1]

제시문 [가]의 ‘복종’의 의미를 설명하고, 이와 관련된 두 가지 감시 기제를 제시문 [나]에서 찾아 비교하시오. (분량 자유)

[문제2]

제시문 [바]의 ①-②의 관계와 제시문 [사]의 ③-④의 관계를 대비하여 논하시오. (분량 자유)


역사상 특이한 현상들이 많지만 ‘마녀사냥’만큼 이해하기 힘든 현상도 드물 것이다. 실제로 유럽에서는 사회 전체를 위협하는 악마적인 세력이 존재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종교 재판소를 설치하여 마녀들을 소탕하는 운동을 벌였다. 개략적인 추산으로는 15세기 말부터 수백 년 동안 유럽에서 마녀로 판정을 받고 처형당한 사람이 약 1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희생자들은 대개 여성, 빈민, 노인으로, 악마의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된다고 여겨진 부류들이었다. 마녀사냥의 광풍이 불었던 지역에서 희생자들을 보면 흔히 70퍼센트 이상, 심지어는 90퍼센트 이상이 여성이었다. 페미니즘 이론에서는 마녀사냥이라는 것이 근대 초에 가부장제 질서가 더욱 굳건해지면서 전반적으로 남성 세계가 여성을 공격한 현상이라는 주장을 편다. (중략) 마녀사냥은 중세적 배경을 가졌지만 본질적으로 근대적 현상이라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근대로 들어오면서 일반 민중들은 정치적으로, 종교적으로 큰 에너지를 띠게 된다. 다스리는 자의 입장에서는 이들을 그 상태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되고 질서 체계 안으로 끌어들여야 할 것이다. 질서를 부과한다는 것은 곧, 그것을 거부하는 자들을 억압한다는 것을 뜻한다. 근대의 권력 당국, 곧 국가와 종교는 그들의 권위에서 벗어나려는 자들을 제거하고 모든 국민들의 복종을 확립하려고 하였다. 근대 국가는 ‘균질한 영혼’들이 국가 기구에 복종하도록 만들어야 했고, 이것이 마녀사냥이 결과적으로 행한 역할이라 할 수 있다.


『감시와 처벌』의 저자 미셸 푸코에게 있어서 패놉티콘은 벤담이 상상했던 사설 교도소의 의미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것은 새로운 근대적 감시이자, 한 명의 권력자가 다수를 감시하는 ‘규율 사회’로의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었다. 또한 개인에 대한 근대 권력의 통제가 육체적인 형벌에서 영혼의 규율로 바뀌어 갔음을 보여 주는 것이었다.

1970년대 중반 이후 다양한 감시와 통제의 방법이 데이터를 통한 소비자 정보의 수집이라는 형태로 널리 사용되었고, 사람들은 개인의 신상 정보 수집과 사생활 침해에 대해 민감해졌다. 정보 혁명 시대의 이러한 ‘전자 감시’가 종래 패놉티콘을 통한 감시와 흡사하다는 인식이 있다. ‘패놉티콘’에서는 시선이 규율과 통제의 기제라면, ‘전자 패놉티콘’에서는 정보가 규율과 통제의 기제로 작동한다. 일단 이 둘은 ‘불확실성’에 공통점이 있다. 감시를 당하는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나 작업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이 둘에는 두드러진 차이점도 있다. 무엇보다 시선에는 한계가 있지만 컴퓨터를 통한 정보의 수집은 국가적이고 전 지구적일 수 있다. 패놉티콘이 시선의 비대칭성 때문에 가능했다면, 전자 패놉티콘은 정보 접근의 비대칭성 때문에 가능했다. 나는 접근할 수 없는 정보에 권력을 가진 어떤 자는 접근할 수 있다면, 그것은 어느 순간 나를 옭아매는 패놉티콘으로 내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Tomatoes are well-loved everywhere. Cooks around the world do magic with them. There are more than 4,000 types of tomatoes and very many ways to eat them. Without tomatoes, we would have no tomato ketchup or pizza. Spaghetti would not taste the same, either. After the potato, the tomato is the most popular vegetable in the world. But waitis it really a vegetable?

Maybe you think, “Who cares?” However, this question once came before the highest court in the United States in the 1890s. The government counted tomatoes as vegetables, and it imposed a 10% import tax on them. Importers, on the other hand, argued that tomatoes were fruits and should not be taxed.

The question went all the way to the Supreme Court. The justices looked at both ① science and ② the daily use of tomatoes before deciding. They admitted that, scientifically speaking, tomatoes were fruits because they were the part of the plant holding the seeds. However, they considered that in everyday life people in the U. S. treated tomatoes as vegetables. For example, they ate tomatoes with meat or fish, not as a dessert. Therefore, the court ruled in 1893 that under customs law, tomatoes should be counted as vegetables. The importers had to continue to pay the tariff.


사회 생물학은 성차의 생물학적 기초를 찾으려는 시도 가운데 가장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진 작업이다. 사회 생물학에서는 먼저 동물에게서 나타나는 여러 모습을 보여 준다. 그리고 이것을 인간의 진화론적 기원으로 제시하고, 그것을 통해 인간 사회의 어떤 질서나 특성을 정당화한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③ 자연적 사실을 ‘발견’하는 맥락에 이미 ④ 사회적 사실이 놓여 있다는 점이다. 즉, 어떠한 사회적 사실에 기반을 둔 채 자연적 사실을 발견하고, 이 자연적 사실이 다시 사회적 사실을 정당화하는 설명 구조를 갖게 되는 식이다. 이때 처음 단계에서 사회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자연적 사실을 발견한 맥락은 여간해서 잘 드러나지 않고 숨겨진다.

예를 들어 1980년대까지만 해도 암컷 영장류는 새끼를 키우는 어미거나 수컷의 성적 공격을 받는 대상으로만 그려졌다. 그러다가 제인 구달, 다이앤 포시, 비루테 갈디카스가 등장하여 암컷 영장류가 도구를 사용하거나 공격성을 보이는 등 이전까지 발견되지 못한 여러 모습을 발견하면서 암컷 영장류에 대한 연구가 크게 달라졌다. 사회 생물학에서 주의해서 보아야 할 점은 동물의 행동, 그러니까 자연적 사실의 ‘발견’으로 제시되는 그 행동이 어떤 맥락에서, 어떤 사회적 사실을 기초로 ‘해석’된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 ‘발견’이 전제한 사회적 사실은 결국 자연적 사실로 정당화되는 사회적 사실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