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의평가 직후 고3 수험생이 해야 할 일
6월 9일(목) 올해 첫 모의평가가 치러진다. 재수생이 본격적으로 가세하는 시험으로 수능과 가장 비슷한 시험이다.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고, 수시 및 정시 전략 수립의 기준이 되는 시험이다. 고3 수험생이 6월 모의평가 직후 해야 할 일에 대해 정리해본다.
통합수능 2년 차, 올해 수능에서도 국어·수학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3, 4월 학력평가에서 유불리 문제는 이미 논란으로 불거졌다. 수학은 ‘미적분’ 또는 ‘기하’ 응시 학생이 ‘확률과 통계’ 응시 학생을 크게 앞질렀고, 국어는 ‘언어와 매체’ 학생이 ‘화법과 작문’ 학생을 전 점수 구간에서 앞섰다.지난 3월 학력평가에서 수학 1등급 내 이과생(미적분 또는 기하 응시) 비중은 92.8%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4월엔 85.2%로 소폭 낮아졌지만 문과생(확률과 통계 응시)에 비해 절대적으로 앞서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국어의 경우 1등급 내 ‘언어와 매체’ 비중은 3월 66.1%, 4월 71.7%로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표준점수 격차도 여전하다. 수학 ‘미적분’ ‘기하’와 ‘확률과 통계’ 사이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는 전년 모의고사별로 최저 2점에서 최고 7점까지 벌어졌다. 올해 3월과 4월 학력평가에선 각각 7점, 6점이 벌어져 격차는 여전하다. 국어도 마찬가지다. ‘언어와 매체’와 ‘화법과 작문’ 간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는 올해 3월, 4월 각각 5점, 3점을 나타냈다. 지난해 최저 2점, 최고 6점의 분포와 비슷한 모습이다. 수학 ‘미적분’·국어 ‘언어와 매체’ 크게 늘 듯선택과목별 유불리 문제는 통합수능이 내재한 구조적 문제에 기인하기 때문에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올해 수시에선 문과생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문과침공’이 재연될 소지가 높다. 이과생들이 수학에서의 강세를 앞세워 대학 수준을 높여 인문계 학과로 대거 교차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4월 학력평가 수학 ‘미적분’ 응시 비율은 41.1%로 전년 4월 대비 6.5%포인트 증가했다. 국어 ‘언어와 매체’ 응시 비율은 4월 33.8%로 전년 대비 7.4%포인트 늘었다. 6월 모의평가에서도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전년 6월의 경우 ‘미적분’ 응시 비율은 37.1%, ‘언어와 매체’ 응시 비율은 27.8%에 머물렀다. 고3뿐 아니라 고 1, 2도 이런 변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 선택과목 변경을 고민 중인 고3 학생이라면 6월 모의평가 후에는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올해 두 번째 모의평가는 8월 31일(수) 치러지고, 수능 원서 접수는 9월 2일(금)까지 진행한다. 8월 말 모의평가까지 보고 결과를 분석한 뒤 선택과목 변경을 고민할 시간적 여유는 사실상 없다. 또한 과목 변경 시 뒤처진 학습을 따라가기 위한 시간 확보 측면에서 봤을 때 과목 변경은 최대한 빠를수록 좋다.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 6월 모의평가에서 자신이 선택한 과목 이외 다른 과목도 모두 풀어보고 백분위, 표준점수를 비교해보기를 권한다. 입시기관별로 발표하는 국어, 수학 선택과목별 추정 등급컷 및 백분위, 표준점수를 참고해 과목 변경 시 성공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이때 과목 변경 시 늘어나는 학습량을 감안해야 한다. 기존 이과 수학에 해당하는 ‘미적분’과 ‘기하’는 ‘확률과 통계’에 비해 통상 학습량이 2~3배 많다고 알려져 있다. 정시 기준 세운 뒤 수시 전략 밑그림 그려야6월 모의평가는 올해 대입에서 처음으로 재수생이 참가하기 때문에 자신의 전국 위치를 객관적으로 진단하기에 좋다. 3, 4월 학력평가보다 더 정확하게 수시·정시 지원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대입 전략의 첫 단추는 정시 목표 대학을 추려내는 일이다. 이를 기준 삼아 수시에서는 상향 지원하는 전략이 통상적이다. 수시는 여섯 번의 지원 중 한 곳이라고 합격하면 무조건 해당 대학에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정시라는 마지막 기회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6월 모의평가 후 최소 세 군데 이상 입시기관 예측을 참고해 정시 지원 대학을 추려낸다.
정시 목표 대학을 추려낸 뒤엔 수시 지원 전략의 밑그림을 그린다. 6월이면 각 대학의 수시요강이 모두 발표된다. 목표 대학, 학과의 수시요강을 살피면서 구체적인 지원 전략을 세워간다. 수시에서 학생부위주 전형을 목표한다면 자신의 내신 평균 등급으로 지원할 수 있을지, 지원 전공과 관련해 동아리, 탐구활동 등 비교과 이력은 풍부한지 등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내신등급이 낮은 학생이라면 논술전형에 도전해볼 수 있다.
동시에 각 대학의 지난해 입시 결과를 검토해봐야 한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는 통상 6월 중 전국 대학의 지난해 수시, 정시 입시 결과를 발표한다. 70%커트라인 등 동일 기준으로 전국 대학을 동시에 비교해볼 수 있는 곳은 ‘어디가’가 유일하다. 또한 각 대학 홈페이지에서 발표하는 입시 결과도 중요한 참고자료다.
지난해 입시 결과와 관련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약대의 등장으로 인한 변화다. 지난해부터 전국 37개 약대가 약 2000명의 학부생을 선발하기 시작했다. 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중앙대 등 인기 약대는 지방권 일부 의대 이상의 합격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대학 자연계 일반학과의 합격선도 소폭 하락하는 등 약대 등장에 따른 연쇄효과를 면밀히 분석해봐야 한다. 인문계 학과를 목표하는 학생이라면 지난해 이과 학생의 교차지원이 합격선 변화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올해도 이과생이 대거 교차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