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盲龜遇木 (맹귀우목)](https://img.hankyung.com/photo/202205/01.29962271.1.jpg)
盲: 맹인 맹
龜: 거북 귀
遇: 만날 우
木: 나무 목
눈먼 거북이 물에 뜬 나무를 만나다
어려운 상황에서의 뜻밖의 행운
- 《잡아함경(雜阿含經)》
《잡아함경(雜阿含經)》은 역자 미상으로, 5세기 전후 번역된 불교 경전이다. 무상(無常)·고(苦)·공(空)·비아(非我) 등 전반적인 불교 교리가 담겨 있다. 이 경전에 앞을 못 보는 거북 얘기가 나온다.
아주 깊고 넓은 바닷속에 눈이 멀어 앞을 보지 못하는 거북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그 거북은 뭍으로 오르기 위해 수면 위로 떠오르고 가라앉기를 수백 년 반복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어느 날 수면으로 떠오른 거북은 마침 바다 위를 떠다니던 구멍 뚫린 널빤지에 머리가 끼여 뭍으로 오를 수 있었다. 간절히 원하며 쉬지 않고 마음을 닦으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고자 하는 이야기인 듯싶다.
맹귀우목(盲龜遇木)은 ‘눈먼 거북이 나무를 만나다’란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서 마주하는 뜻밖의 행운을 이른다.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기회를 뜻하기도 한다. 맹귀부목(盲龜浮木)으로도 쓰며, ‘천 년에 한 번 만난다’는 천재일우(千載一遇)와 뜻이 비슷하다.

세상에는 우연과 필연이 혼재한다. 가을 하늘에 벼락이 치고, 한여름에도 우박이 내린다. 하지만 우연보다 필연이 훨씬 많은 게 세상이다. 대개 뿌린 대로, 땀 흘린 만큼 거둔다. 농부의 땀이 배지 않은 들녘은 허허벌판일 뿐이다. 우연조차도 준비된 자 곁을 서성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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