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 증가하는 난임 해결 방법은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20년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당 출생아 수)은 0.84명으로, 2018년 처음으로 1명 아래로 떨어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출산율 감소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난임 환자 수 증가도 그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난임 환자 수는 2017년 20만8704명, 2018년 22만9460명으로 늘었고, 2019년에는 23만802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21년 신생아 8명 중 1명은 난임시술을 통해 출생했다. 난임 환자가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원인에 따른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건강한 임신 및 출산을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단계가 중요하다. 첫 번째는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수정되는 과정이고, 다음은 수정란이 자궁 내막에 착상하는 단계다. 착상 후 임신이 유지되려면 수정란이 건강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건강한 정자와 건강한 난자가 만나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한 번 사정된 정액에는 1~2억 개의 정자가 있지만 그중 70~90%는 배란된 난자를 만나지 못하고 나팔관으로 가는 도중 죽는다. 이 때문에 정액 1mL에 정자 수가 1억500만 마리는 돼야 하고 그중 운동성을 가진 건강한 정자가 4%는 돼야 자연 임신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건강한 정자가 감소하는 이유는 흡연과 술, 기름진 식단과 운동 부족 등이 주원인이다.
정자와 난자가 건강해도 서로 만나지 못하면 임신할 수 없다. 1976년 나팔관이 막혀 임신할 수 없었던 한 여성이 케임브리지본홀클리닉에 내원했고, 이 여성은 과배란 유도 후 배란된 난자를 채취해 시험관에서 정자와 수정시킨 뒤 다시 자궁에 이식하는 ‘체외수정 및 배아이식술(IVF-ET)’을 통해 세계 최초로 임신에 성공하게 된다. 이 공로로 영국 생리학자 로버트 에드워드는 2010년 노벨상을 받는다. 시험관아기라고도 불리는 체외수정시술은 정자 수 감소, 불규칙한 배란, 해부학적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의 난임을 치료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여성 환자가 과배란 유도 후 난자 채취, 배아 이식 등 힘들고 긴 과정을 인내해야 한다.
최근에는 이런 체외수정시술로도 치료하기 힘든 난임 환자가 늘고 있다. 난소 기능에 문제가 없으면 과배란 유도로 10개 이상의 난자를 채취할 수 있지만, 난자가 3개 이하로 채취되는 난소 저반응군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체외수정시술 성공률이 급격히 떨어진다. 월경을 시작할 무렵 여성은 약 30만~50만 개의 난자를 가지고 있는데, 매달 약 1000개의 난자가 배란되기 전 성숙 과정에서 죽고, 하나의 난자가 배란까지 살아남는다. 따라서 여성이 가지고 있는 난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특히 37세 전후로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해 배란이 없는 폐경에 이르게 된다. 이는 자연적인 현상이지만, 여성의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난자 수가 줄고, 이런 경우 과배란 유도를 통해 건강한 난자를 얻는 일이 더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체외수정시술로도 치료하기 힘든 난소 저반응군 난임 환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난임 환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치료법을 적용해보고 있지만 아직 표준치료법은 없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노화에 따른 난소 내 난자 수 감소와 난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수년 동안 했고, 그중에서 숙지황, 당귀, 천궁, 작약으로 이뤄진 사물탕의 RAS 신호전달체계를 통한 효과를 밝혔다. 재미있는 것은 사물탕이 고전적으로 난임, 월경 불순, 갱년기 장애 등의 치료에 사용돼왔다는 사실이다.
고령 쥐에 사물탕을 4주간 경구 투여했을 때 난소 내 난자 수가 감소하는 것을 예방했고, 과배란 유도 후 채취되는 건강한 난자 수가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임신율도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2021년 국제학술지 Aging-US에 ‘Effect of samul-tang on female fertility via RAS signaling pathway in ovaries of aged mice’란 제목으로 실렸고, 사물탕의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 기억해주세요 정자와 난자가 건강해도 만나지 못하면 임신할 수 없다. 1976년 나팔관이 막혀 임신할 수 없었던 한 여성이 케임브리지본홀클리닉에 내원했고, 이 여성은 과배란 유도 후 배란된 난자를 채취하고 시험관에서 정자와 수정시킨 뒤 다시 자궁에 이식하는 ‘체외수정 및 배아이식술(IVF-ET)’을 통해 세계 최초로 임신에 성공하게 된다. 이 공로로 영국 생리학자 로버트 에드워드는 2010년 노벨상을 받는다. 시험관아기라고도 불리는 체외수정시술은 정자 수 감소, 불규칙한 배란, 해부학적 문제 등 다양한 원인의 난임을 치료할 최고의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유수성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약융합연구부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