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디지털 경제와 마케팅
디지털 경제시대, 경쟁우위의 유지 혹은 창출을 위해서는 새로운 변화에 발 빠른 적응이 필수.
Getty Images B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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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마케팅은 더 이상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중국 세무당국은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의 탈세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하겠다고 발표했다. 세무당국은 이미 지난해 12월 최고 인기를 누리던 쇼호스트 웨이야(Viya)에게 약 1200억원의 탈세를 저지른 혐의로 미납 세금과 과징금을 합쳐 무려 2500억원을 납부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한 산업 전체에 부과할 법한 규모의 과징금이었다. 변화하는 마케팅 방식명품 브랜드는 오랜 기간 동일한 방식의 마케팅 방식을 고수했다. 신상품에 대한 정보는 특정 매체를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했으며, 그 방식은 항상 표준화돼 있었다. 유명 할리우드 배우가 오랜 기간 특정 브랜드의 상품을 들고 사진을 찍고 홍보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줄리아 로버츠와 내털리 포트먼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각각 랑콤 라비에벨과 디올 미스디올 향수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10~20대는 유명스타 중심의 마케팅에 공감하지 못한다. 오히려 이들은 내 주변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일반인 인플루언서의 말을 더 신뢰하며 이들의 홍보에 공감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확산되는 이유이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온라인에서 활동하며 브랜드 회사로부터 대가를 받고 팔로어들에게 상품을 홍보한다. 이들의 활약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더욱 두드러졌다. 각국 봉쇄로 외부 활동이 어려워지자 더 많은 사람이 스마트폰을 통해 상품을 구입했고, 인플루언서 의존도는 심화됐다. 중국 통계청에 따르면 인플루언서가 경제에 기여하는 정도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4%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만 해도 벌써 기업들이 인플루언서에게 2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제공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수많은 인플루언서가 100만 명 넘는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늘날 이들이 명품 패션쇼 맨 앞자리에 초대받더라도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장점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빠르게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비용 절감에 있다. 온라인상에서 일론 머스크의 요란한 등장은 그 자체로 테슬라에 대한 홍보가 된다. 유별난 CEO 덕분인지 테슬라는 전통적 방식의 광고를 별도로 하지 않는다. 참고로 경쟁사인 GM은 2021년 전통적 방식의 광고를 위해 약 4조원을 지출했다. 또한 인플루언서들은 매우 유연하다.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같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그때그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홍보한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진화하는 방식에 따라 홍보 방식을 달리하는 점이 대표적이다. 이들 알고리즘이 짧은 비디오를 이미지보다 선호한다는 점이 파악되는 동시에 상품을 사진이 아니라 영상 방식으로 홍보한다. 이뿐만 아니라 영상을 제작할 때도 이들은 비디오 편집자이자, 감독이자, 작가이자 출연자가 된다. 모든 역할을 도맡아 수행하면서 상황 변화에 맞춰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 전통적인 홍보 방식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형식이다. 인플루언서인 LipstickKing과 웨이야 등이 하루에 3조원어치의 상품을 팔아치운 것은 우연이 아니다. 빠른 적응이 성공의 핵심여전히 브랜드 회사의 3분의 1은 인플루언서를 활용하지 않는다. 브랜드 가치와 평판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소수의 슈퍼스타와 계약을 맺을 땐 ‘품위유지’ 조항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방어하지만, 프리랜서인 인플루언서들과 홍보 활동을 진행할 경우 이런 방식을 적용하기 어려운 탓이다. 하지만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을 더 이상 미루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들을 활용한 마케팅 규모는 전체 디지털 홍보의 3%에 불과하지만, 엔터테
김동영
KDI 전문연구원
김동영 KDI 전문연구원
인먼트와 전자상거래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있어 이들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구글과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2010년대에 가장 효과적이었던 개인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 개인정보 정책의 변화로 점차 어려워질 전망이라는 점까지 살펴보면 인플루언서의 가치는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 전환 시대에는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마케팅 전략이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위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