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슈퍼스타 경제
기술의 발전은 슈퍼스타 경제현상을 가속화. 승자에게 경쟁유인 제공하며 패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도 필요.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많은 미군이 영국에 주둔했다. 모든 것이 부족하던 시기 미군들은 담배와 스타킹, 초콜릿 등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그들의 봉급은 영국 군인보다 세 배나 높았다. 이는 영국 여성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당시 영국의 데이트 시장은 순식간에 판도가 바뀌었다. 짧은 기간 동안 약 300만 명의 젊은 영국 남성이 그들보다 세 배나 수입이 많은 미국 남성으로 대체된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슈퍼스타 경제현상을 가속화. 승자에게 경쟁유인 제공하며 패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도 필요.

1981년 경제학자 셔윈 로젠은 그의 논문 ‘슈터스타 경제학’을 통해 소수의 사람이 어떻게 경쟁시장에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는지 설명했다. 핵심은 대체가능성이었다. 유능한 연주자는 채용인원을 늘린다고 구할 수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는 최고의 대우를 할 여력이 있는 가장 규모가 큰 오케스트라가 능력 있는 연주자를 스카우트할 수 있다. 이때 기술의 발전은 시장집중화의 초석을 제공한다. 로젠은 기술 발전이 시장 규모를 왜곡하는 데 일조했다고 주장한다. 라디오와 텔레비전이 등장하기 전에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콘서트홀에 가는 것이었다. 오케스트라 역시 더 많은 수입을 얻기 위해서는 순회공연을 늘리는 방법뿐이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한 번의 연주를 수백만 명에게 들려줄 수 있게 됐고, 더 큰 수익 창출로 이어졌다. 동시에 이는 유능한 연주자 영입에 더 많은 연봉을 제시해야 함을 의미했다. 유능한 연주자를 영입한 오케스트라는 경쟁자에 비해 빠르게 성장 가능하고, 기술 발전은 그 격차를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벌려놓았다. 오늘날 알파고로 유명한 인공지능 연구소 ‘딥마인드’ 직원 400명의 평균 연봉이 34만5000달러인 것도 같은 이유다. 패자에 대한 배려문제는 슈퍼스타 현상이 모든 것을 독식하는 승자와 아무것도 없는 패자 사이의 차이를 너무 극명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로젠이 보여줬듯 오늘날 양극화는 현대적 기술과 경제활동의 영향력이 결합된 결과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이 최고만을 찾으며 극단적으로 편향돼 있을 때는 작은 차이가 막대한 보수로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슈퍼스타 현상 탓에 마크 저커버그가 다른 똑똑한 대학생보다 조금 더 낫다는 주장을 정당화하기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