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디지털경제와 시장지배력
기업의 시장지배력 강화는 노동자 자본가의 삶과 밀접.
기업의 시장지배력 강화는 노동자 자본가의 삶과 밀접.
![[디지털 이코노미] 세계 2대 맥주기업이 합치니 일자리가 줄어드네](https://img.hankyung.com/photo/202203/AA.29142468.1.jpg)
하지만 최근 시장지배력이 노동과 자본에 돌아가는 몫을 줄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판매상품에 대해 시장지배력을 지닌 기업은 더 적게 생산해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은 임금을 낮추고, 채용노동자 수를 줄일 수 있다. 맥주시장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세계 맥주산업의 두 거인인 앤하이저부시와 인베브는 합병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높인 뒤 더 비싼 가격에 더 적은 수량의 맥주를 판매한다. 합병 전 앤하이저부시는 ‘버드와이저’를, 인베브는 ‘스텔라 아르투아’를 판매했다. 합병 전 맥주 한 병을 2달러에 판매할 때 버드와이저 수요는 2000병이었고, 스텔라 아르투아 수요는 3000병이었다. 합병 후에는 맥주 가격을 3달러로 올렸다. 그러자 수요는 각각 1500병과 2500병으로 감소했다. 가격 인상으로 전체 수요는 5000병에서 4000병으로 감소했지만, 합병 후 수입이 1만달러에서 1만2000달러로 늘었다. 맥주 가격 상승은 소비 감소를 의미하고, 이에 따라 생산도 감소한다. 맥주회사는 생산을 위해 더 적은 자본을 투자하며, 더 적은 수의 노동자를 채용한다. 이에 따라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몫도 하락한다. 만약 업종마다 이런 지배기업이 존재한다면 경제 전체의 임금이 낮아져 노동분배율이 감소하는 것이다. 낮아지는 자본의 몫낮아지는 것은 노동의 몫만이 아니다. 자본의 몫도 낮아질 수 있다.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더 적게 생산할 수 있게 된다면, 이전보다 더 적은 수의 노동자가 필요하고 더 적은 자본투자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본은 다시 생산자본과 비생산자본으로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같은 자본이라도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한 변화는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집을 구입해 재임대하고자 할 때 집을 구입할 때 사용한 2억원과 더 높은 임대료를 받기 위해 인테리어에 사용한 2000만원 모두 자본으로 표현된다. 인테리어 없이 받을 수 있는 월세가 50만원이고, 인테리어 후에 80만원을 받을 수 있다면 이 수익이 2000만원의 비용을 넘어선다고 판단될 때 투자를 결정할 것이다. 그리고 이 투자금액을 넘어서는 수익은 이윤이 된다. 여기서 집을 구입할 때 들인 2억원은 단순히 소유권만 변경하는 용도이며 원칙적으로 집에 가치를 추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두 종류 모두를 투자라 부르며, 이때 지급한 돈을 모두 자본이라 부른다. 높아진 시장지배력은 생산자본의 투입을 줄임으로써 이에 돌아가는 몫은 줄이는 반면 비생산자본에 돌아가는 몫은 높인다. 1970년대 GDP의 3%에 불과했던 이윤이 오늘날 12%로 높아진 이유다. 시장지배력과 수요독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