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지문을 이해하지 못한 채로 답을 찾는 건, 요행을 바라는 공부입니다. 맥락 파악에 특히 어려움을 느끼신다면 기출 지문을 하나라도 정확히 분석하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하세요.
수능의 목적은 대학입니다. 수험생에게 영어 과목은 그저 더 빨리, 더 정확히 지문을 해석하고 정답을 찾아내야 하는 지식 습득의 영역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사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영어의 본질은 언어라는 점입니다. ○문장이 아닌 맥락을 읽어라지문을 이해하지 못한 채로 답을 찾는 건, 요행을 바라는 공부입니다. 문장 하나하나가 나무라면, 거대한 숲을 먼저 바라봐야 합니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이 맥락 파악에 특히 어려움을 느끼신다면 한 문제라도 더 풀기보다 기출 지문을 하나라도 정확히 분석하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하세요. 수업 또는 인터넷 강의에서 나온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물론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설명을 이해하는 것보다는, 더 나아가 본인이 알고 있는 어법이나 배경 지식을 끼워 맞춰보는 주체적인 학습이 오래 남는 공부입니다. 몇 가지 개인적인 가이드라인을 드릴게요.지문을 이해하지 못한 채로 답을 찾는 건, 요행을 바라는 공부입니다. 맥락 파악에 특히 어려움을 느끼신다면 기출 지문을 하나라도 정확히 분석하겠다는 마음으로 접근하세요.
지문에 등장하는 대명사가 어떤 대상을 지칭하는지 체크하면서 해석하세요. 후반에 등장하는 긴 지문 또는 순서 배열 지문의 경우, A-B-C 각 파트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요약하며 풀어보세요. 틀린 문제는 지문을 꼼꼼히 읽고 그 내용을 도식화해두면 이후 복습에 도움이 됩니다. 6모, 9모, 수능 기출문제 중 3점 지문을 틀렸다면 해당 지문을 관통하는 핵심 문장이 어디에 있는지 꼭 체크해두세요. 이 글을 쓴 사람이 정말로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인지, 그 말을 전하기 위해 어떤 표현 기법을 썼는지를 파악하세요. 지문을 낱낱이 해체한 다음, 지문 안에서 모르는 단어를 전부 체크하고, 지문 요약 옆에 적어 두세요. 숲이 먼저, 그다음 나무입니다. ○나라면 어떤 문제를 냈을까수능 영어는 비교적 직관적입니다. 까다로운 영단어가 등장하면 지문 속에서 해당 어휘를 친절하게 한 번 더 설명해주고, 경제, 과학, 철학 등에서 생소한 개념이 나오면 지문 내에서 충분히 추론 가능한 설명을 넣습니다. 그래서 일정 수준 이상의 영단어를 외운 뒤에는 얼마나 빠르게 맥락을 유추하는지가 관건이 됩니다. 이때 기존 공부법에 한계를 느낀다면, 한 번 지문을 이용해서 변형 문제를 만들어보세요. 간단한 어법 이지 선다형 문제부터, 핵심 단어를 골라 반의어로 바꾸어 내는 등 유형은 다양합니다. 지문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은 변형 문제입니다. 물론 이 방법이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빠르게 핵심 단어를 캐치해서 정답을 파악하고, 1분이라도 더 시간을 버는 게 낫다고 할 수 있죠. 그렇지만 영어 공부를 수능에 그치지 않고 오래도록 활용하려면, 영어는 언어라는 점을 기억해주세요.
주서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18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