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디지털 경제와 경쟁우위
팬데믹에서 살아남은 기업의 공통점은 유연한 대처. 기술 활용을 통한 연결성 강화가 유연성 확보 핵심
휠 수 있는 것은 부러지지 않는다. 유연성의 힘을 살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 선전한 기업들은 달라진 상황에 빠르게 적응한 기업이었다. 이들 기업은 기존의 ‘정상’을 고집하기보다 유연하고자 노력했다. 마비된 것을 대체하거나 보충하는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고, 이를 위한 새로운 운영 방식을 택한 것이다.
팬데믹에서 살아남은 기업의 공통점은 유연한 대처. 기술 활용을 통한 연결성 강화가 유연성 확보 핵심
![[디지털 이코노미] 뉴발란스가 운동화 대신 마스크 만든 까닭은](https://img.hankyung.com/photo/202112/AA.28350368.1.jpg)
물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그 어느 분야보다도 유연성이 강조되는 영역이다. 전자상거래가 폭증하면서 더 많은 물류창고와 풀필먼트 서비스가 필요해졌다. 풀필먼트란 물류 전문업체가 판매자 대신 주문에 대응해 창고에서 제품을 꺼내고 포장한 뒤 배송하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하지만 물류 스타트업 플렉스의 기술 플랫폼을 활용해 유연성을 확보한다면 반드시 더 많은 물류창고와 풀필먼트 서비스가 필요하지는 않다. 이들은 남는 공간이 있는 물류창고의 소유주와 저장 공간을 찾는 회사를 연결한다. 기업들은 플렉스를 통해 팬데믹으로 급증한 전자상거래를 처리하고,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을 옮겨 식품이나 가정 관련 제품 등 수요가 많은 제품을 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미래를 위한 유연성 확보팬데믹으로 인해 경험하는 세상은 이전에 없던 불확실성을 보여줄 것이다. 시장의 신호는 더 불분명해지고, 소비자와 공급의 압박은 심해질 것이다. 이런 모든 상황은 예측이 더 어려워짐을 의미한다. 예측이 어려워진 새로운 세상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서는 재빠른 대응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미래를 위한 유연성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구체적인 형태는 기업마다 다르다.
아마존은 2020년 2분기에 발생한 영업이익 40억달러 전부를 고객에게 제품을 제공하고 직원 안전을 유지하는 데 재투자했다. 약 16만 명을 추가 고용했고, 300개가 넘는 유통센터를 추가로 건설했으며, 보잉767 12대도 추가 구매했다. 반도체회사인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경기 침체와 경기 회복 자체를 예상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어떤 상황에서도 선택 가능성을 최고 수준으로 확보해 급변하는 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체제를 갖추고자 노력했다. 더 강하고 유연한 연결망코로나19는 사람들로 하여금 중국에서 시작된 바이러스가 미국의 차량 생산에 지장을 주거나, 유럽의 의료용 마스크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이를 목격한 각국 정치인들은 자급자족을 외치며 단절을 호소했다. 하지만 자국 소비와 생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생산이 중단되거나, 수요가 급감하는 순간 대안이 없는 경직된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공급업체와 소비자를 다각화해야 한다. 즉 더 적은 수의 연결이 아니라 더 많은 수의 연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디지털 이코노미] 뉴발란스가 운동화 대신 마스크 만든 까닭은](https://img.hankyung.com/photo/202112/01.21239703.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