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무주택 가구가 사상 처음으로 900만 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에 살고 있는 가구 가운데 절반 이상은 무주택 가구였다. 1~2인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가격 급등에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내 집 마련의 어려움이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숫자로 읽는 세상] 무주택 가구 900만 넘었다…지난해 전체 가구의 43.9%
통계청이 지난 16일 발표한 ‘2020년 주택 소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을 기준으로 국내 무주택 가구는 총 919만7000가구로 집계됐다. 무주택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3.9%로, 2019년(43.7%)에 비해 0.2%포인트 상승했다.

저출산으로 인구는 거의 증가하지 않고 있지만 1~2인 가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전체 가구와 무주택 가구가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가구는 2017년 1867만4000가구에서 지난해 2092만7000가구로 225만 가구 증가했다. 같은 기간 1~2인 가구는 162만9000가구 늘었다.

주택을 한 채 이상 보유한 유주택 가구는 3년 새 1100만 가구에서 1173만 가구로 증가했다. 다주택 보유와 관련된 각종 규제에도 주택을 두 채 이상 보유한 가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늘었다. 2017년 301만1000만 가구이던 2주택 이상 보유 가구는 2018년 308만1000가구, 2019년 316만8000가구를 거쳐 지난해 319만1000가구로 불어났다.

유주택 가구가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주택 소유율)은 지난해 56.1%로, 2019년(56.3%)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시·도 단위 전국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울산과 전남 두 곳을 제외한 다른 모든 지역의 주택 소유율이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1일 서울에 거주한 398만2000가구 가운데 주택을 소유한 가구는 192만8000가구였다. 이 기간 서울의 주택 소유율은 48.4%로 집계됐다. 서울 지역 주택 소유율은 2016년 49.3%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매년 하락했다.

유주택 가구가 줄거나 거의 늘어나지 않은 가운데 유독 30세 미만 청년세대의 주택 소유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구주 나이가 30세 미만인 유주택 가구는 2019년 16만9000가구에서 지난해 18만7000가구로 1년 새 1만8000가구(10.5%) 증가했다. 유주택 가구가 10% 이상 늘어난 연령대는 30세 미만이 유일하다.

그동안 부동산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30세 미만 청년세대의 주택 소유가 지난 1년 새 크게 증가한 것은 ‘지금 아니면 내 집 장만이 불가능하다’는 불안 심리가 확산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부동산 보유세를 올리고 올 6월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를 최대 82.5%까지 올리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자녀에 대한 증여가 증가한 것도 청년세대의 주택 소유를 늘린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증여 건수는 2019년 6만4390건에서 지난해 9만1866건으로 42.7% 증가했다.

정의진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① 무주택 가구와 1~2인 가구 증가 사이의 상관관계를 따져보자.

② 인구가 증가하지 않았는데도 무주택 가구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③ 유주택자 중 30대 연령층이 많아진 이유를 본문에서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