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선배가 후배에게

고려대의 제2전공 제도를 중심으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제2전공을 하면 하나의 졸업장에 'A학과 전공'과 'B학과 전공'이 함께 적히지요. 이때 B학과를 선택하는 방식에는 이중전공, 융합전공, 학생설계전공 등 세 가지가 있습니다.
[대학 생글이 통신] 대학에선 입학학과에 더해 다른 전공도 이수할 수 있어요
안녕하세요. 고려대 중어중문학과(17학번)를 졸업하고 국어국문학과에서 석사과정 중인 안예진입니다. 이번에는 여러분이 대학 진학 후 학업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드리고자 대학의 다중전공 제도를 알려드리려고 해요. 지원 학과 선택에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하나의 졸업장으로, 두 가지 학위를 받아요”본전공 외에 다른 전공을 함께 이수하는 제도를 제2전공, 다전공, 복수전공 등의 명칭으로 부르는데요. 우선 고려대의 제2전공 제도를 중심으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고려대는 제2전공이 의무입니다. 그래서 A학과로 입학해서 3학기 이상 학교를 다닌 후 추가로 전공할 B학과를 선택해야 해요. 신청한다고 해서 바로 B학과 전공생이 되는 건 아니고 각 학과가 요구하는 평가 절차에 합격해야 합니다. 만약 신청을 하지 않거나 신청 기회에 모두 불합격하면 자동으로 본전공이 심화전공이 되어 추가 학점을 이수해야 하고, 졸업장에 ‘A학과 전공’만이 적혀 나옵니다. 제2전공을 하면 하나의 졸업장에 ‘A학과 전공’과 ‘B학과 전공’이 함께 적히지요. 이때 B학과를 선택하는 방식에는 이중전공, 융합전공, 학생설계전공 등 세 가지가 있습니다.

이중전공부터 살펴보면 입학할 때도 지원이 가능했던 학과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언어학과로 입학한 학생이 2학년 1학기에 컴퓨터학과로 이중전공을 신청해서 합격하면 졸업할 때 문학사와 공학사를 동시에 받을 수 있어요. 이처럼 문과생이 이과 전공을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고, 반대로 이과생이 문과 전공을 신청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합격을 위해서는 본전공과의 연계성을 설명하거나 B학과와 관련된 자신의 역량을 드러내는 것이 더 중요하지요.

다음은 융합전공입니다. ‘융합’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둘 이상의 학과가 함께 모여서 만든 전공이에요. 저도 제2전공으로 LB&C라는 융합전공을 선택했습니다. Language, Brain, and Computer의 약자로 국어국문학과, 영어영문학과, 심리학과, 컴퓨터학과의 전공 중 일부를 모아서 만들어진 과정이에요. 그래서 제 졸업장에는 ‘문학사(중어중문학)/언어, 뇌, 컴퓨터학사(LB&C)’라고 적혀있습니다. 하나의 학과에 소속된 것이 아니기에 융합전공을 본전공으로 하는 학생은 없고, 저와 같은 제2전공생만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생설계전공입니다. 말 그대로 학생이 직접 만드는 융합전공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여러분이 새로운 전공을 만들어도 되고, 다른 학생이 미리 만들어둔 전공에 추가로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전공을 설계해보고 싶다면, 지도교수를 정하고 직접 교육과정을 짜서 학교 심의와 총장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다른 학교에서는 이중전공을 복수전공으로, 융합전공을 연계전공이나 연합전공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학교마다 세부 규정이 다르므로 반드시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의 학사제도를 살펴봐야 합니다. “다른 전공의 졸업장을 하나 더 받을 수도 있어요”고려대의 이중전공이 다른 학교의 복수전공에 해당한다고 이야기했는데요. 고려대에서는 복수전공 제도를 다른 의미로 사용하고 있어서 많은 학생이 혼란을 겪곤 합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고려대의 복수전공 제도는 본전공 졸업 후에 새로운 학과(C학과)의 전공생으로 학교를 다시 다니는 방식입니다. 1학년부터 시작하는 것은 아니고 C학과 3학년 학생과 같은 자격을 가지게 됩니다. 기존 A학과는 이미 졸업한 상황이므로 C학과 졸업 시에 C학과만의 졸업장을 새로 받게 됩니다. 일반적인 학사 편입 제도와 비슷하다고 보면 돼요. 대학 전공 제도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기를 바라며 다양한 분야의 인재로 성장할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안예진 생글기자 11기, 고려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