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실업자 3년 만에 최대규모 증가라는데
고용률은 또 0.3%P가 높아졌다고…
고용률·실업률이 어떻게 동반상승했지?
커버스토리통계청이 지난달 14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4.3%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실업자는 121만5000명으로 3만6000명 늘었죠. 매년 3월 기준으로는 2018년 3월(125만7000명) 이후 3년 만에 최대 규모 증가폭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가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고용률은 59.8%로 0.3%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취업자도 31만4000명 늘어난 2692만3000명입니다. 13개월 만에 취업자 수가 늘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실업자와 취업자가 동시에 늘어날 수 있을까요? 이는 고용지표를 산정하는 방법이 달라서 생기는 일종의 ‘착시’ 때문입니다. 생산이나 구직 등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일부가 취업자와 실업자로 이동하면서 고용률과 실업률 두 지표가 모두 상승한 것이죠.

비경제활동인구가 5만4000명(감소율 0.3%) 줄었다지만 그 가운데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근로를 하지 않은 ‘쉬었음 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7만 명 늘었다고 합니다. 쉬었음 인구는 2017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매달 증가하고 있습니다. 쉬었음 인구란 일할 능력이 있지만 막연히 쉬고 싶어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또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도 지난해 3월부터 매달 증가하고 있죠. 고용률과 실업률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는 이들 만성적인 실직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실업(失業·unemployment)이란 일할 의사와 능력을 갖춘 사람이 일자리를 갖지 않거나 갖지 못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실업은 개인이 가계를 꾸리거나 사회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부정적 영향을 줍니다. 생계가 해결되지 않으면 가족이 해체될 수 있고 개인의 자존감도 낮아지게 됩니다.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생산에 종사하지 못해 국가적 생산력이 저하되고 사회적 갈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 국가가 주기적으로 고용 동향을 조사하고 실업 대책을 마련합니다. 실업급여를 지급하고 재취업 교육을 지원하며 일자리를 알선하는 등 고용 정책을 펴기도 하지만, 가장 근본적인 실업 대책은 일자리 창출입니다.

고용 지표들은 각종 경제 지표 중에서도 경제 여건을 가장 피부에 와닿게 보여줍니다. 실업률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지 4, 5면에서 알아봅시다.

정태웅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