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사어('지금처럼')를 써서 이의 수식을 받는 서술어('고공행진하다')를
도드라지게 하면 전체 구성에 운율이 생긴다. 문장에 힘이 생기고 글도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주어를 바꾸고 부사어를 활용해 능동형으로 쓰는 게 요령이다.
도드라지게 하면 전체 구성에 운율이 생긴다. 문장에 힘이 생기고 글도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주어를 바꾸고 부사어를 활용해 능동형으로 쓰는 게 요령이다.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부사어를 쓰면 문장에 리듬이 생기죠](https://img.hankyung.com/photo/202104/AA.25972707.1.jpg)
첨가어인 우리말은 조사나 어미 변화로 문장 성분을 만들고 운율도 준다. 그러면서도 조사나 어미를 떼어내고 명사만으로도 의미 전달이 가능하다. 이런 경우 글자 수를 줄이면서 개념만으로 의미 표현을 할 수 있으므로 압축 효과도 기대된다. 그래서인지 글쓰기에서 명사(또는 명사구) 사용의 유혹은 끊임없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보자. “정부는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주가가 1년 전에 비해 2배로 올랐다.” 흔히 볼 수 있는 이런 문장은 명사를 사용해 다음같이 줄일 수 있다. “정부, 사태 심각 인식.” “주가, 1년 새 2배 상승.” 이 같은 명사 나열체는 그 자체로 ‘의미의 압축성’과 우리말 특성인 ‘서술성 확보’ 간 역(逆)관계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글쓰기에서는 ‘문장 서술성’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좋은 문장과 나쁜 문장이 갈린다. 명사 풀어 쓰기는 숨어 있는 성분들을 드러내고 서술성을 살린다. 이는 곧 문장을 구어체에 더 가깝게, 말하는 것처럼 쓴다는 뜻이다. 능동의 주체를 살려 쓸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자연히 불필요한 피동 구문의 남용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관형어 줄이고 부사어 써야 서술어 살아나이제 실전에서 응용해 보자.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니까 부동산 규제책이 잇따라 나왔다. 이에 따라 다음 같은 문장도 예사롭게 말하고 쓴다. “지금의 강남 아파트 가격 고공행진이 계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문장에서 짜임새를 헐겁게 하는, 약한 고리는 어디일까? 세 군데를 짚을 수 있다. 우선 내용을 이루는 어휘만 추려보자. ‘지금’ ‘아파트 가격’ ‘고공행진’ ‘계속되다’ ‘의문이다’로 정리된다. 첫째 ‘고공행진’을 문장 주어로 잡다 보니 필연적으로 서술어가 ‘계속되다’, 즉 피동 구문이 됐다. ‘고공행진이 계속된다’? 이런 표현은 아주 어색하다. 둘째, ‘강남 아파트 가격 고공행진’이라는 명사 나열 구성도 눈에 거슬린다. 너무 딱딱하다. 셋째, 이를 ‘지금’과 연결하면서 관형격 조사 ‘-의’를 쓴 부분도 자연스럽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