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이야기
과학과 놀자 (29) 과학이 아닌 생활이 되어버린 레이저
'레이저'라는 용어를 이제는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 레이저 포인터, 레이저 프린터, 레이저 마우스 등 간단 생활 도구에서 시작해 계산대에서 사용하는 바코드 스캐너, 안과·피부과 등 의료용으로 사용하는 레이저 치료 도구, 대형 공연장에서 사용하는 현란한 레이저 쇼, 사무실에서 종이류를 절단하는 레이저 커터, 철을 정교하게 자르는 공업용 레이저 절단기, 날아다니는 드론도 떨어뜨리는 레지날아다니는 드론도 떨어뜨리는 레이저 무기 등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 많은 곳에서 레이저를 사용하고 있다.과학과 놀자 (29) 과학이 아닌 생활이 되어버린 레이저
레이저가 무엇이기에,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기에 이렇게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을까. 레이저 원리는 빛의 유도 방출
![빛의 흡수와 방출](https://img.hankyung.com/photo/202012/AA.24653255.1.jpg)
아주 특별한 경우로 물질이 들뜬 상태에 있을 때 외부의 빛이 물질에 쪼여지면, 물질은 바닥 상태로 이동하게 된다(그림 1(다)). 그런데 이때 물질은 에너지가 낮아졌기 때문에 두 상태의 에너지 차이만큼 빛으로 에너지를 방출하게 된다. 그 결과 한 개의 빛 입자가 물질과 충돌해 두 개의 빛 입자가 생성된다. 이런 현상을 유도 방출(stimulated emission)이라고 한다.
유도 방출의 결과는 빛 입자 수가 두 배로 증가한다는 놀라운 현상과 더불어 유도 방출된 빛 입자는 쪼여진 빛과 동일한 에너지를 갖고 파동의 위상과 진행하는 방향도 같다. 이 현상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이 레이저(LASER)로 ‘Light Amplification by Stimulated Emission of Radiation’의 첫 글자를 모은 용어다. 직진하는 성질을 활용
![레이저로 지구와 달 사이 거리 측정하기 출처: earthhow.com](https://img.hankyung.com/photo/202012/AA.24653254.1.jpg)
![빛의 세기를 증가시키는 방법. (가) 빛의 단면적을 줄임. (나) 시간을 줄임.](https://img.hankyung.com/photo/202012/AA.24681275.1.jpg)
첫 번째 방법은 빛이 쪼여지는 면적을 줄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직경 1㎝의 레이저 빔을 적당한 렌즈를 통과시켜 1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크기로 직경을 축소하면 면적당 빛의 세기는 108배나 커진다. 두 번째 방법은 레이저 빛을 시간에 대한 펄스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단순화해 예를 들면 펄스 진동수가 1㎐이고 펄스 폭이 10-9초로 만들면 펄스 형태가 아닌 경우에 비해 시간당 빛 에너지가 109배 높아진다. 이렇게 공간과 시간을 조절함으로써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빛의 에너지를 엄청나게 높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원리를 활용해 산업용으로 쓰이는 기술로는 금속을 정밀하게 절단하거나 금속 표면에 글을 새기는 기술이 있다. 펜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서비스를 접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가 해당된다. 군사용으로도 이 원리를 활용한다. 얼마 전 미국 해군에서 레이저 무기로 드론을 폭파시키는 영상을 공개한 일이 있는데, 이때 사용한 레이저가 고출력 레이저의 대표적 사례다. 우리 생활에 가깝게는 라식 수술이나 피부과 치료용 레이저가 빛이 쪼여지는 영역을 줄여서 해당 영역만 피부를 자르거나 태우고 다른 영역은 안전한 상태를 유지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 레이저는 생각보다 널리 그리고 가깝게 다가와 있다. 여러분도 관심을 갖고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레이저가 쓰이고 있는지 찾아보기 바란다. √ 기억해주세요
![정대홍
서울대
화학교육과 교수](https://img.hankyung.com/photo/202012/AA.24652973.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