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숙여서 인사하는 동작을 두고 '목례'라고 하는 이도 있는데, 이 역시 조심해서 써야 할 말이다. 목례(目禮)는 한자어로, 가볍게 눈짓으로 하는 인사다. 물론 눈인사를 하면서 살짝 고개를 끄덕이거나 숙이기도 한다.

일상에서 보는 ‘경례’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일반인이 경의를 표하는 행동으로, 보통 오른손을 펴서 왼쪽 가슴에 댄다. ‘국기에 대한 경례’ 등을 할 때의 동작이다. 또 하나는 좁은 의미의 경례인데, 오른손을 펴서 이마 오른쪽 옆에 대는 것이다. 이걸 따로 거수경례라고 한다. 군인이나 경찰 등 제복을 입은 국민은 거수경례를 하게 돼 있다(대한민국국기법 시행령). 이것 때문에 경례라고 하면 거수경례를 먼저 떠올리는 것 같다.
‘국기에 대한 경례’는 국기법에 따라 규정돼 있어서 이를 지켜야 한다. 그 요건은 ‘①국기를 주목한 상태에서, ②선 채로, ③오른손을 왼편가슴에 대거나 거수경례로 한다’이다, 예전에 한 정당 대표가 국기를 향해 허리를 숙여서 경례를 해 논란이 된 적도 있었다. 넓은 의미의 경례에는 해당하지만 국기에 대한 경례는 아니다. ‘수인사’는 손으로 하는 인사 아니야특히 고개를 숙여서 인사하는 동작을 두고 ‘목례’라고 하는 이도 있는데, 이 역시 조심해서 써야 할 말이다. 목례는 목으로 하는 인사가 아니라 눈으로 하는 인사다. 아마도 순우리말 ‘목’과 한자어 ‘예절 예(禮)’를 떠올려 그리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말은 없고 목례(目禮)는 한자어로, 가볍게 눈짓으로 하는 인사다. 물론 눈인사를 하면서 살짝 고개를 끄덕이거나 숙이기도 한다.
흔히 “가볍게 목례로 인사했다”처럼 말하기도 하는데, 좋은 표현은 아니다. 목례에 이미 인사의 뜻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기왕이면 “목례를 보냈다” “목례를 나눴다” “목례로 알은체했다” 식으로 서술어를 다양하게 쓰는 게 우리말을 풍성하게 만드는 길이다. 특히 목례보다는 다듬은말 ‘눈인사’가 좋은 말이다. 의미도 잘 드러나고 무엇보다 단어 자체로 정겨운 느낌을 준다.
목례와 비슷한 말로 ‘묵례’도 알아둘 만하다. 이 둘은 구별하는 게 쉽지 않은데, 묵례(默禮)는 ‘말없이 고개만 숙이는 인사’다. 이 말은 널리 쓰이지는 않지만, 우리가 흔히 목례라고 하던 게 사실은 ‘묵례’인 경우도 꽤 있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