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는 어떻게 정상에 올랐나
최소한 수백대 1 경쟁 뚫고
연습생 들어가도 몇 년 씩 수련
세계 무대 휩쓸 실력 키워
2006년 스크린쿼터 축소 이후
한국영화 오히려 경쟁력 높아져
최소한 수백대 1 경쟁 뚫고
연습생 들어가도 몇 년 씩 수련
세계 무대 휩쓸 실력 키워
2006년 스크린쿼터 축소 이후
한국영화 오히려 경쟁력 높아져


그만큼 치열한 경쟁이 K팝의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것이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설명이다. 성장을 이끌어온 경쟁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였고 미국 하버드대에서도 경제학을 가르쳤던 경제학자 토드 부크홀츠는 《러쉬》라는 책을 통해 경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간은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진화해온 본능적인 DNA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간이 뭔가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경쟁하며 바쁘게 움직일 때 더 행복해진다고 주장한다. 부크홀츠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부자들이 더 열심히 일하는 점을 들었다. 그는 최상위 소득자들이 하위 20%에 속하는 근로자보다 두 배 이상 오래 일한다는 통계를 제시한다. 보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일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일할수록 행복하기에 일에 몰두한다는 설명이다. 인류가 야만에서 문명으로 나온 것도 그 바탕에는 끝없는 경쟁이 자리한다.
경제학에서도 경쟁은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한다고 본다. 수요자와 소비자가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에 특화할 수 있다. 그 덕분에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를 가장 효율적으로(가격이 싸거나 질이 좋은)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산업에 비유하자면 대중은 노래를 잘하거나 연기를 잘하는 연예인을 선호하고 그들의 노래 및 영화를 구입한다. 연예인들은 경쟁을 통해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부문에 특화한 것이다. 글로벌화로 국제경쟁력도 높아져

글로벌화와 관련해 자주 거론되는 사건이 영화 스크린 쿼터 논란이다. 스크린 쿼터는 자국 영화를 1년에 며칠 이상 상영하도록 강제하는 제도인데, 2006년 연간 의무상영일을 146일에서 73일로 축소할 당시 국내 영화계는 한국 영화가 사멸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그러나 한동안 줄었던 한국 영화 점유율과 제작편수는 2000년대 후반부터 늘어나기 시작했고 지금은 오히려 한국 영화 점유율이 외국 영화를 압도하며 관객 1000만 명을 넘기는 대작들도 제작되고 있다. ‘올드보이’ ‘설국열차’ ‘박쥐’ 등이 세계적 호평을 받은 것도 스크린 쿼터 축소로 한국 영화의 경쟁력이 높아진 때문이다. 이른바 ‘개방의 역설’이다. 글로벌 경쟁을 통해 K무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결과 ‘기생충’ 같은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도 탄생한 것이다.
정태웅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redael@hankyung.com NIE 포인트① 한국어 가사인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핫100 2위에 그친 반면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는 영어 가사인 점이 1위에 오른 결정적 이유로 볼 수 있을까.
② 개방형 수출주도 경제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이 쌀 등 주요 농산물 시장을 완전 개방하면 우리 농업의 국제경쟁력도 끌어올릴 수 있을까.
③ K컬처가 세계 정상급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