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에게 음악을 한다는 것은
단지 악기로 소리를 내는 것에 불과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 사람의 인생을 담아내는 표현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지난 1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백건우의 피아노 독주회, ‘백건우와 쇼팽’이 열렸다.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세계적인 거장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이날 쇼팽의 12곡을 선정하여 연주하였다. 차분하고 음울한 분위기의 즉흥곡에 이어 야상곡 6곡, 폴로네이즈 1곡, 왈츠 3곡이 연주되었고, 격정적이면서 극적인 선율의 발라드를 끝으로 연주회는 막을 내렸다.단지 악기로 소리를 내는 것에 불과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 사람의 인생을 담아내는 표현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늘 한 작곡가의 생애와 심리를 모두 소화한 뒤 무대에 오르는 백건우는 2013년 슈베르트, 2017년 베토벤 이후 쇼팽의 작품들을 오랜 시간 연구해왔다. 그는 독주회에 앞서 “프레데리크 쇼팽이라는 한 사람이 느끼는 수백 개의 감정을 물 흐르듯이 이야기하고 있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들이 숨겨진 보물을 찾은 듯이 들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깊은 진심을 담은 연주로 만석을 채운 관객을 감동시켰다. 특히 1부의 마지막 곡으로 연주된 쇼팽의 야상곡 13번은 숨소리조차 허용하지 않는 듯 청중을 압도하였고 연주가 끝난 뒤에도 긴 여운을 남겼다. 이에 답하듯 관객들은 쇼팽의 발라드 1번의 마지막 음을 끝으로 연주회가 끝난 뒤 약 5분간 열렬히 박수를 치며 감동을 표현했다.
그가 피아노와 음악에 쏟아부은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이번 연주회는 음악이 가지는 심오한 의미에 대하여 다시 한번 되새기는 시간을 갖게 해주었다. 예술가에게 음악을 한다는 것은 단지 악기로 소리를 내는 것에 불과하지 않는다는 것을, 그 사람의 인생을 담아내는 표현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요즘 청소년들은 클래식 음악을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진정으로 음악을 이해하기도 전에 선입견을 가지고 피하는 청소년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힘든 하루를 보낸 누군가에게 클래식 음악이 위로의 한마디가 되어주기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해본다.
김재현 생글기자(가원중 2년) jenny221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