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반도체업황 부진, 일본 수출규제 등 잇단 악재에 수출액은 12개월째 뒷걸음질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지난 5일 ‘제56회 무역의 날’을 맞아 ‘2019 수출입 평가 및 2020년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르면 올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2% 감소한 5430억달러, 수입액은 5.5% 줄어든 5060억달러로 전망됐다. 2009년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 수출 감소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3년 연속 무역액 1조달러를 지켜낼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출이 12개월째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무역의 날 자축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2월 -1.7%를 시작으로 지난달 -14.3%까지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 이는 2015년 1월~2016년 7월(19개월), 2001년 3월~2002년 3월(13개월) 후 세 번째 긴 최장 기간 하락세다. 지난해 처음으로 총수출액 6000억달러를 넘어서며 활짝 웃었던 한국 수출이 1년 만에 바로 꺾인 것은 미·중 무역분쟁 등 악재와 함께 글로벌 통상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김영주 무역협회장은 “올해 세계 수출 상위 10개국 가운데 중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수출이 줄었다”며 “한국은 반도체, 석유 관련 제품 등 경기 민감 품목 비중이 높아 교역 단가 하락의 영향을 다른 나라보다 크게 받았다”고 말했다.

수출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수출의 중요성을 재인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수출 실적이 부진한 원인과 그 영향 등을 4,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최만수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