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들으면 열을 안다는 뜻으로
머리가 총명해 이해가 빠르다는 의미-논어(論語)
▶ 한자풀이머리가 총명해 이해가 빠르다는 의미-논어(論語)
聞:들을 문
一:한 일
知:알 지
十:열 십
세계 4대 성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공자는 인(仁)을 강조한 유가(儒家)의 창시자다. 그의 유가적 사상은 동양적 사유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음악 주역 시(詩) 등에도 두루 조예가 깊었다. 제자만도 3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자들의 재주도 각자 달랐다. 누구는 학문에 뛰어나고, 누구는 장사에 밝았다.
자공(子貢)은 재산을 모으는 데 남다른 재주가 있어 공자가 세상을 돌아다니며 유세하는 자금의 대부분을 뒷받침했다. 안회(顔回)는 가난했지만 총명하고 영리할 뿐만 아니라 효심이 깊어 공자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하루는 공자가 자공에게 물었다. “자공아, 너는 안회와 비교해 누가 낫다고 생각하느냐?” 자공이 답했다. “저를 어찌 안회와 비교하겠습니까. 안회는 ‘하나를 들으면 열을 깨치는(聞一知十)’ 사람입니다. 저는 하나를 들으면 둘을 깨칠 뿐입니다.” 겸손한 듯하지만 실은 자기도 꽤 안다는 의미의 답변이었다. 자공은 스스로의 재주를 믿고 자만심이 강해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過猶不及)’는 지적을 듣기도 했다. 자공의 속내를 떠본 공자가 말했다. “그래, 어림없느니라. 너만이 아니라 나도 한참 미치지 못 하느니라.”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안다’는 뜻으로 매우 영특함을 의미하는 문일지십(聞一知十)은 <논어> 공야장 편에 나온다. ‘그는 문일지십의 영재다’ 등으로 쓰인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고, 책을 통해 스스로 익히는 것은 하나를 들으면 둘 셋을 깨치려는 ‘지적 내공’을 강화하는 훈련인 것이다.
예(禮)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행하지도 말라는 공자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한 안회는 32세에 요절했다. 공자는 그가 죽자 “아, 하늘이 나를 버리는구나” 하고 탄식했다. <논어>에서 공자가 통곡한 장면이 나오는 건 이 대목이 거의 유일하다.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