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 전년도 기출문제 해설 (1) 연세대 사회계열 (3)
■ 문제 해설<문제 1>
사회구성원으로서 마땅히 추구해야 하는 가치로 ‘명예’를 인식한다는 점은 두 제시문의 공통점입니다. (가)에서의 명예는 사회구성원이 추구해야 할 가치로 타인에게서 받는 긍정적인 평가를 중시합니다. 그러나 (나)에서 설명하는 명예는 타인과의 관계 즉 타인의 호평과 관계가 없다는 점에서 (가)의 명예와 다릅니다. (나)에서 명예는 자신의 직분이나 소명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업적이나 성공과 상관없이 자신이 이상적이라 생각한 가치를 실현하는 데 주목한 것이지요.
‘명성’은 (가)와 (나)에서 모두 타인과의 관계, 평가를 통해서 획득된다는 공통점을 보입니다. 그러나 (가)에서는 명성이 획득하기 어렵지만 한번 획득되면 지속적이라고 서술하는 반면 (나)에서는 지속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의 업적을 과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또한 (가)의 명성이 훌륭한 성과를 내는 업적에 대한 평가를 통해 획득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나)에서의 명성은 업적보다 타인의 관심과 주목에 의해 획득된다는 점 역시 차이점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가)의 명성을 획득하는 업적 중 선행에 의한 업적이 일시적이라는 점, 평가자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나)의 명성과 공통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작품에 의한 업적은 온전히 주체에 의해 결정되며 그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지속적이기 때문에 (나)의 명성과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이러한 명예와 명성에 대한 개념 및 특징을 (다)의 황만근의 삶에 논리적으로 적용하면 됩니다.
황만근은 (가)의 명예는 얻지 못한 사람입니다. 이웃 사람들은 황만근의 선행을 이용만 했을 뿐 업신여겼다는 점에서 타인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주변인들의 평가와 무관하게 자신의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내는 황만근은 제시문 (나)에서 말하는 ‘명예’를 획득한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천생 농민’으로 근면하고 성실하게 농사에 임한 인물로 마을의 궂은일을 도맡아하며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데 앞장선 사람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시문이 이웃에 의해 작성된 ‘비문(碑文)’이라는 점에서 이웃 민씨라는 타인에게만큼은 인정받고 있다는 것, 이는 어쩌면 (가)의 ‘명예’ 역시 아쉽지만 어느 정도 획득된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명성의 측면에서 볼 때 이웃 사람들에게 베푼 선행과 이를 높게 평가하면서 ‘하늘이 낸 사람’이라고 추앙하는 이웃 민씨에 의해 기록됐다는 점에서 황만근은 (가)의 명성을 얻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웃 민씨에 의한 긍정적인 평가는 황만근의 업적을 대중에게 인지시키고 인정, 평가받는 (나)의 ‘명성’으로 이어지지는 못합니다. 농민집회에 참석하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경운기를 지키다 허망하게 죽은 황만근이 대중에게 각인될 만한 업적을 이룩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의 명성을 얻었다고는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문제 2>
우선적으로, 설문 응답 항목이 ‘명예’와 ‘명성’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길이 남을 업적을 쌓는 직업’은 제시문 (가)의 ‘명성’과 연관되며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는 직업’은 제시문 (나)의 명성과 연관됩니다. 또한 ‘자신의 소명의식에 맞는 직업’은 제시문 (나)의 ‘명예’, ‘타인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직업’은 제시문 (가)의 ‘명예’와 연관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자료의 변화를 분석하면 1988년에는 (가)의 명예와 명성을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2018년 조사 결과에서는 (가)의 명성의 중요성은 감소하고 (나)의 명성에 대한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가)의 명예는 1988년에 비해 7% 상승하며 여전히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1988년에 비해 (나)의 명예의 중요성이 급감해 2018년 조사 결과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낮아졌다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는 각 변화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서술하면 됩니다. 눈에 띄는 변화로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나)의 명성에 대한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 (가)의 명예에 대한 인식은 약간 증가하며 여전히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직업 선택에서 ‘타인에 의한 긍정적인 평가, 타인의 인정’이 중요한 기준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타인의 긍정적인 평가나 그것을 가능케 하는 업적을 중시했다면 최근에는 그것보다 타인에게 주목받는 인지도를 중시하는 경향이 커졌다는 것입니다.
또한 (가)의 명성과 (나)의 명예가 감소했다는 것은 선행이나 작품으로써 인정받거나 자신의 소명을 다하고자 하는 내적인 가치가 감소했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국 직업 선택 시 그 직업의 내용,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고려가 약화된 것으로 해석 가능합니다. 그중에서도 (나)의 명예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것에 주목하면, 직업을 선택할 때 자신에게 주어진 직분에 성실하게 임하거나 작품을 통한 업적, 성과를 내서 명성을 얻으려는 생각이 그만큼 감소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