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합계출산율 0명대’에 접어들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여성이 인구의 정확히 절반이라고 해도, 합계출산율이 두 명보다 많아야 현재 수준의 인구가 유지된다. 사고나 병으로 사망하는 인구 감소분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인구 유지를 위한 적정 합계출산율을 2.1명으로 보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두 명이어도 인구가 감소하는 판에, 한국은 지난해 한 명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8년 출생·사망통계’(잠정)를 보면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98명으로 집계됐다. 합계출산율이 연간 기준으로 1.0명 밑으로 내려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이 과거 0명대로 내려온 적이 있지만, 현재는 모두 1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발간한 ‘2017 세계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198개국 중 합계출산율이 1.0명 아래인 나라는 한 곳도 없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올해 출생아가 사망자보다 적어지는 인구 자연 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4분기에 분기 기준 처음으로 출생아 수(7만4300명)가 사망자 수(7만5800명) 밑으로 떨어졌다. 이런 와중에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면서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다른 국가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4,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임도원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