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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기타

    고소득자에 열등재 된 '아이'…돈 많이 벌수록 안 낳는다

    0~1세 아동을 키우는 부모에게 월 50만~100만 원, 8세 미만인 아동이 있는 가구에 월 10만원, 아이 한 명당 최대 수천만 원의 출산 지원금. 현재 시행 중인 출산·육아 지원 정책들이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는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간다. 그래서 정부의 저출산 대책도 경제적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아이를 낳으리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돈과 출산율의 관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저소득 고출산, 고소득 저출산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아이를 많이 낳을까.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신혼부부 통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도리어 아이를 덜 낳는 경향이 나타난다.2022년 11월 1일 기준 혼인 신고한 지 5년 이하인 부부의 소득 구간별 자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연소득 1000만 원 미만인 부부의 유자녀 비율이 60.1%로 가장 높았다. 연소득 7000만~1억 원 미만 부부는 46.2%만 아이가 있었다. 연소득 1억 원 이상 부부도 유자녀 비율이 48.4%로 아이가 없는 집이 더 많았다. 자녀가 둘 이상인 부부의 비율도 연소득 1000만 원 미만 부부가 15.1%로 가장 높았고, 연소득 1억 원 이상 부부는 7.9%만 둘째가 있었다.국민소득과 출산율도 일반적으로 음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합계출산율 평균은 1.5명에 불과하다. 한국도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출산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자녀를 열등재로 보기도 한다. 열등재란 소득이 늘면 수요가 감소하는 재화를 말한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은 자가용에 비해 열등재다. 돈을 많이 벌면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타듯이 잘 먹고

  • 시네마노믹스

    군인과 난민 저항군 간 전쟁까지 멈추게 한 아이의 탄생…출산율 꼴찌 한국, 출산장려보다 고령사회 적응으로 간다고?

    영화 ‘칠드런 오브 맨’(2006)은 아기가 태어나지 않는 절망적인 세상을 그리는 디스토피아물이다. 인류는 2009년 이후 아기가 태어나지 않는 원인불명의 재앙을 맞았다. 미국은 뉴욕에 핵폭탄이 터져 폐허로 변했고 서울은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겼다. 2027년 주인공 테오(클라이브 오언 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부와 국가 기능이 유지된 영국의 공무원이다. 어느 날, 테오의 전처이자 테러단체 지도자인 줄리안(줄리앤 무어 분)은 테오를 찾아와 흑인 소녀 ‘키’를 영국 밖으로 옮기는 작전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한다. 키는 약 20년 만에 인류에서 최초로 아이를 임신한 여성이다. 고령화 해결의 ‘희망’은 결국 출산율 개선·포용적 이민사실상 경찰국가로 변한 영국은 정부의 철권통치로 최소한의 치안을 유지하지만 경제는 붕괴에 이르렀다. 영국은 난민들을 비인간적으로 대하며 무력 진압하고 수용소에 가두는 한편 고령화로 인해 제대로 된 복지 체계가 기능하지 못하자 고령인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살약을 배급하고 복용을 권고하기까지 한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으면서 인구가 줄고 동시에 고령인구 비중이 높아지며 경제가 위축되고 있어서다.영화 속 영국과 같은 나라들이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다. 출산율을 끌어올리거나, 포용적인 이민정책으로 외국인을 자국 경제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1990년대까지 유럽을 대표하는 저출산 국가였던 프랑스는 복지 확대를 통해 합계출산율을 유럽연합(EU) 내 최고 수준인 1.9명으로 끌어올렸다. 1960년대부터 출산율이 하락세인 미국은 이민자 문호 개방 덕에 지난 20년간 생산가능인구가 14%(2673만 명)

  • 숫자로 읽는 세상

    한국 출산율 6년째 OECD 꼴찌…2018년 기준 0.98명에 불과

    작년 국내 출생아 수가 30만 명을 겨우 넘기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30만 명 선마저 붕괴되면서 출생아 감소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6일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의 2019년 출생통계와 6월 인구동향을 발표했다.작년 출생아 수는 30만27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2만4100명) 감소했다. 1970년 출생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작년 합계출산율 역시 사상 최저치인 0.92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6%(0.06명) 줄었다.지역별로 보면 세종시를 제외한 모든 광역자치단체에서 출생아 수가 감소했다. 기초단체 중에서는 농촌을 중심으로 출생아가 100명 미만인 곳도 나왔다. 경북 울릉군(44명), 영양군(74명), 군위군(79명) 등이다. 평균 출산연령은 33.0세로 전년보다 0.2세 상승했다. 20~30대 산모의 출산율은 모두 감소하고, 40대 이상 출산율만 소폭 증가했다.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출생아 수가 30만 명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1~6월) 출생아 수는 14만266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5만8425명)과 비교할 때 9.9% 급감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연초에 출산이 많은데 상반기 출생아 수가 15만 명에 미치지 못해 연간 30만 명을 넘기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한국은 2018년까지 6년 연속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 꼴찌를 기록했다. 2018년 기준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8명이다. 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을 넘지 못하는 건 한국이 유일하다. 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63명이다. 1위는 이스라엘(3.09명)이었다. 멕시코(2.13명) 터키(1.99명) 등이 뒤를 이었다. 작년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5.9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0.5명 줄

  • 커버스토리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노동·소비 줄어 경제활력 떨어져

    인구는 경제 성장의 중요한 동력(動力)이다. 중국과 인도가 강력한 경제 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두 나라의 인구가 많아서다. 인구수뿐만 아니라 질(質)도 중요하다. 한창 일할 나이의 인구를 뜻하는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 비율이 높을수록 경제가 활력을 띤다. 한국은 저출산 현상으로 인구가 줄고 노동의 질도 낮아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일할 사람은 줄고 연금 수령자는 늘어난다. 생산을 해도 소비가 늘지 않고 경제 성장은 둔화된다. 납세자가 감소하고 의료복지 비용이 증가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생산연령인구 감소가 경제에 치명적인 이유다.젊은세대 부담은 늘고 경제 위축생산연령인구가 감소하고 고령인구가 늘어나면 젊은 세대의 부양 부담이 급증한다. 통계청은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인구(유소년·고령인구)인 ‘총부양비’가 2017년 36.7명에서 2038년 70명을 넘고, 2056년 1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2067년에는 120.2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2056년에는 근로자 한 명이 고령인구 한 명 이상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의 총부양비는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저 수준이지만 2065년에는 가장 높아진다.소비가 줄면서 경제 성장도 둔화된다. 당장 저출산으로 육아 활동에 필요한 제품·서비스 수요가 줄어든다. 주머니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고령층 비중이 늘면서 소비시장 전체가 위축될 가능성도 높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생산연령인구 감소가 2020년대부터 경제성장률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2020년대 1.7%, 2030년대 1.1%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은행의 분석도

  • 커버스토리

    저출산 비상…합계 출산율이 0.98명으로 떨어졌다

    한국이 ‘합계출산율 0명대’에 접어들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여성이 인구의 정확히 절반이라고 해도, 합계출산율이 두 명보다 많아야 현재 수준의 인구가 유지된다. 사고나 병으로 사망하는 인구 감소분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인구 유지를 위한 적정 합계출산율을 2.1명으로 보고 있다.합계출산율이 두 명이어도 인구가 감소하는 판에, 한국은 지난해 한 명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8년 출생·사망통계’(잠정)를 보면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98명으로 집계됐다. 합계출산율이 연간 기준으로 1.0명 밑으로 내려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 통계청에 따르면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이 과거 0명대로 내려온 적이 있지만, 현재는 모두 1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유엔인구기금(UNFPA)이 발간한 ‘2017 세계인구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198개국 중 합계출산율이 1.0명 아래인 나라는 한 곳도 없다.전문가들은 이르면 올해 출생아가 사망자보다 적어지는 인구 자연 감소가 일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4분기에 분기 기준 처음으로 출생아 수(7만4300명)가 사망자 수(7만5800명) 밑으로 떨어졌다. 이런 와중에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면서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 전망이다. 저출산·고령화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다른 국가들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4,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임도원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van7691@hankyung.com

  • 커버스토리

    낮은 출산율에 평균수명은 늘고…빠르게 늙어가는 한국

    한국의 저출산이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출산율이 낮아지고 평균 수명은 길어지면서 대한민국이 늙어가고 있다. 노인은 늘어나는데 이들을 부양할 젊은 세대는 줄고 있다. 은퇴한 노인들은 이렇다 할 소득이 없고, 젊은 세대는 부양 부담이 커져 저소비 저성장 저고용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저출산 고령화가 한국 경제에 커다란 재앙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가까워지는 인구 감소 시점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8년 출생·사망통계(잠정)’를 보면 작년 출생아 수는 32만6900명으로 전년(35만7800명) 대비 8.6%(3만900명) 줄었다. 출생아 수는 1970년대만 해도 100만 명대였다. 이후 2002년 40만 명대, 2017년 30만 명대로 추락한 뒤 지난해에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29만9800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지난해 출생아 수에서 사망자 수를 뺀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인 2만8000명에 그쳤다. 전년 대비 61.3% 감소한 수치다. 인구 자연증가 규모는 1980년대만 해도 50만 명을 넘겼다.합계출산율이 예상보다 급속히 하락하면서 인구 감소 시점도 크게 앞당겨질 전망이다. 인구는 3개월 이상 외국인 체류자까지 포함해 산정된다. 통계청은 2016년 ‘장래인구추계’(2015~2065년)에서 한국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시점을 2032년으로 예상했다. 합계출산율이 2016년 1.16명에서 2025년 1.07명으로 급감하는 것을 전제로 계산했다. 그러나 2017년 합계출산율이 1.07명보다 낮은 1.05명에 그치면서 인구 감소 시점은 지난해 2월 2028년으로 4년 앞당겨졌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0명 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