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 바로 알기 (2)
한글 맞춤법은 표음주의에 형태주의를 절충해 만들어졌다.
형태주의란 글자 형태를 바꾸지 않고 고정시키는 것을 말한다.
가령 '꽃'과 '잎'이 어울리면 소리는 [꼰닙]으로 나지만
형태는 '꽃잎'을 유지한다.
홍성호 한국경제신문 기사심사부장
한글 맞춤법은 표음주의에 형태주의를 절충해 만들어졌다.
형태주의란 글자 형태를 바꾸지 않고 고정시키는 것을 말한다.
가령 '꽃'과 '잎'이 어울리면 소리는 [꼰닙]으로 나지만
형태는 '꽃잎'을 유지한다.
홍성호 한국경제신문 기사심사부장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롱패딩은 '길다란' 게 아니라 '기다란' 거죠](https://img.hankyung.com/photo/201902/AA.18971812.1.jpg)
‘소리적기+형태적기’가 표기 양대원칙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롱패딩은 '길다란' 게 아니라 '기다란' 거죠](https://img.hankyung.com/photo/201902/AA.14849148.1.jpg)
한글 맞춤법의 기본 원칙은 총칙 제1항에 담겨 있다. ‘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했다. 이 의미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이 조항은 한글 맞춤법의 두 가지 대원칙, 즉 소리대로 적는 방식과 형태를 유지해 적는 방식을 밝히고 있다. 한글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소리글자(표음문자)다. 웬만한 말소리를 그대로 글자로 나타낼 수 있다. 그렇다고 맞춤법도 표음주의로 돼 있을 것으로 오해해선 안 된다. 한글 맞춤법은 표음주의에 형태주의를 절충해 만들어졌다. 형태주의란 글자 형태를 바꾸지 않고 고정시키는 것을 말한다. 가령 ‘꽃’과 ‘잎’이 어울리면 소리는 [꼰닙]으로 나지만 형태는 ‘꽃잎’을 유지한다.
1954년 겪은 ‘한글파동’은 이 소리적기와 형태밝혀적기 사이의 오랜 갈등이 불거져 나온 결과였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사태는 우리 어법이 형태주의에 익숙해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단어의 뜻을 파악하기 쉽게 그 형태를 밝혀 적는다.’ 제1항의 ‘어법에 맞도록 함’이란 그런 뜻이다.
‘길다’에 ‘-다랗다’ 결합하면서 발음 바뀌어
그런 배경에서 ‘기다랗다/얄따랗다/널따랗다’의 표기 원리를 살펴보자. 이들 말에는 공통점이 있다. ‘길다/얇다/넓다’에 접미사 ‘-다랗다’가 결합했다. 그런데 똑같은 ‘-다랗다’가 붙었지만 결과는 좀 다르다. 우선 ‘기다랗다’는 어간 ‘길-’에서 ‘ㄹ’이 탈락했다. 당연히 발음도 [기다라타]다. 이럴 때 우리말은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고 규정했다(한글 맞춤법 제28항). 바느질(바늘+질), 무쇠(물+쇠), 아드님(아들+님), 차돌(찰+돌) 같은 말이 모두 이 같은 원칙으로 설명된다.
‘얄따랗다’는 어떨까? ‘얇다’에서 ‘ㅂ’이 탈락하고 접미사 ‘-다랗다’의 발음이 [따라타]로 바뀌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 발음이 [얄따라타]이므로 ‘ㅂ’은 버리고 뒤의 접미사도 소리를 반영해 ‘얄따랗다’가 됐다. 받침 ‘ㅂ’이 실현되지 않는데 굳이 이를 표기에 반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맞춤법 제21항에 나오는 내용이다. ‘널따랗다/짤따랗다’도 같은 이유로 표기가 정해졌다. 각각 ‘넓다/짧다’에서 온 말이지만 접미사와 결합하면서 마지막 받침 ‘ㅂ’이 사라졌으므로 표기도 소리를 따라간 것이다.
‘굵다랗다’와 비교해 보면 이런 규칙이 좀 더 명확해진다. ‘굵다’에서 파생한 이 말은 뒤에 있는 받침 ‘ㄱ’이 발음[국따라타]되므로 원형을 밝혀 적는다. 이런 규칙성은 ‘넓적하다/넙적하다’ ‘넓적다리/넙적다리’가 헷갈릴 때도 써먹을 수 있다. 발음이 각각 [넙쩌카다/넙쩍따리]로 마지막 받침 ‘ㅂ’이 실현된다. 이럴 땐 원형을 밝혀 ‘넓적하다/넓적다리’로 적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