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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부터 새 도로교통법 시행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새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일반도로에서도 차량에 탑승한 모든 사람이 안전띠를 매야 한다. 차량 뒷좌석에서 게임기 스마트폰 등에 열중하느라 안전띠를 매지 않는 청소년이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지난달 28일부터 새 도로교통법 시행
게임하느라 안전띠 ‘깜빡’ 조심
기존 도로교통법에선 일반도로에서 운전자를 포함한 앞좌석 탑승자가 안전띠를 매지 않을 경우 운전자에게 범칙금 혹은 과태료 3만원을 부과했다. 새 도로교통법에서는 뒷좌석 동승자가 안전띠를 매지 않아도 운전자에게 과태료 3만원을 부과한다. 다만 안전띠를 매지 않은 동승자 본인은 과태료를 내지 않는다. 13세 미만 영·유아나 어린이가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과태료가 두 배(6만원)로 올라간다. 전 좌석 안전띠 의무화는 1980년 고속도로 운행 때 시작됐고, 2011년에는 자동차전용도로, 이번에는 일반도로로 확대됐다.
새 도로교통법에는 이 밖에 △자전거 음주운전 처벌 △교통 범칙금·과태료 체납자에 대한 국제운전면허 발급 거부 △자전거 인명보호 장구 착용 의무화 △경사지에서의 미끄럼사고 방지 조치 의무화 등 내용이 추가됐다. 경찰은 곧바로 단속을 시작하지 않고, 홍보와 계도기간을 거쳐 12월1일부터 단속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교통사고가 났을 때 성인보다 크게 다칠 확률이 높지만 차 안에서 스마트폰 게임 등을 하느라 안전띠 착용을 잊을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청소년(10∼19세)의 스마트폰 과의존율은 30.6%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뒷좌석 안전띠 착용 미미
그동안 뒷좌석 탑승자 중 상당수가 안전띠를 제대로 매지 않았다는 게 통계 결과다. 경찰에 따르면 작년 기준 앞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94%에 달했다. 이 수치만 보면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뒷좌석에서 안전띠를 맨 비율은 30%에 불과했다. 반면 호주 독일 스웨덴 등 선진국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95~99%에 달한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 뒷좌석 안전띠 의무화 규제가 없는 곳은 그동안 한국이 유일했다고 경찰은 지적했다.
명절 연휴에 승용차 뒷좌석에서 안전띠를 매는 비율이 절반도 안 됐다는 설문 결과도 나왔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2013~2017년 추석 연휴 교통사고 40만731건을 분석하고 추석 연휴 때 4시간 이상 운전 경험이 있는 3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차량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을 보면 일반도로 30%, 고속도로 47%였다. 고속도로에서 어린 자녀가 뒷좌석에 탔을 때도 61%만이 안전띠를 맸다. 뒷좌석 안전띠를 매지 않은 이유로는 ‘불편해서’(52%), ‘뒷좌석은 안전할 것 같아서’(26%) 등이 꼽혔다.
안전띠 안 매면 교통사고 중상 위험 12배 높아
뒷좌석에서 안전띠를 매지 않은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다면 중상을 입을 확률이 매우 높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는 뒷좌석에서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교통사고 발생 때 피해액이 1.5배, 중상을 입을 확률이 12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보험개발원도 안전띠를 매지 않은 뒷좌석 승객이 승용차 사고 때 머리에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안전띠를 착용했을 때보다 3배 높다는 시험 결과를 내놨다. 보험개발원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두 대를 시속 48.3㎞로 달리다 고정벽에 정면 충돌시키는 실험을 했다. 한 대에는 뒷좌석 인체모형에 안전띠를 맸고, 다른 차에는 안전띠를 매지 않은 채였다.
실험 결과 뒷좌석 승객이 안전띠를 매지 않았을 때 머리에 중상을 입을 가능성이 성인 3배, 어린이는 1.2배 높아졌다. 머리 중상 기준은 6~24시간 미만의 의식불명과 함몰골절 등이다. 사망률은 7.9~10.6%에 달한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실제 사고에선 차가 뒤틀리는 등 변수가 많다. 뒷좌석 승객이 앞좌석 승객을 덮치는 등 중상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NIE 포인트
새로 시행되는 도로교통법 주요 내용을 정리해보자. 도로교통법은 차량 동승자가 안전띠를 매지 않을 경우 운전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이의 타당성 여부를 토론해보자. 외국 사례는 어떤지도 알아보자.
이수빈 한국경제신문 지식사회부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