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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교육부의 대학평가
대학 구조조정 어떻게 하나
116개 대학 정원 3년 내 1만명 감축… 정부 재정지원도 줄여
교육부가 지난 8월23일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대학기본역량진단은 경쟁력이 부족한 대학의 문을 닫도록 유도하는 ‘대학 구조조정’이다. 이번 진단 결과에 따르면 덕성여대, 연세대 원주캠퍼스, 조선대 등 86개 대학이 ‘하위 40%’에 포함됐다. 이번 역량진단에 응하지 않은 30개 대학까지 더해 전국 116개 대학은 2021년까지 정원을 총 1만 명 줄여야 한다. 정부의 재정지원도 줄어든다.

정원 감축에 재정 지원도 줄여

이번 진단은 일반대 187곳과 전문대 136곳 등 총 323개 대학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진단 결과 대학은 크게 네 종류로 나뉜다.

먼저, 상위 64% ‘자율개선대학’으로 지정된 207개 대학(일반대 120개교, 전문대 87개교)은 정원 감축 권고를 받지 않는다. 재정지원사업에도 제한을 받지 않는다. 국가장학금이나 학자금 대출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반면 자율개선대학에 포함되지 못한 86개 대학은 각기 ‘역량강화대학’과 ‘재정지원제한대학 유형 Ⅰ·Ⅱ’로 분류돼 불이익을 받는다. 역량강화대학으로 지정된 66개 대학은 정원 감축을 권고받는다. 산학협력지원사업 등 특수목적재정지원사업 참여는 허용되지만 일반재정지원을 받을 경우 구조조정 등의 조건을 이행해야 한다. 덕성여대, 조선대, 연세대 원주캠퍼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지정된 대학은 20곳이다. 이들은 다시 유형Ⅰ(9개교)과 유형Ⅱ(11개교)로 나뉜다. 재정지원제한대학 유형Ⅰ에는 가야대와 금강대, 상지대 등 9개 대학(일반대 4개, 전문대 5개)이 해당한다. 정원 감축 권고와 함께 재정 지원이 일부 제한된다. 적용이 유예된 상지대를 뺀 나머지 대학 신·편입생은 학자금 대출도 50%만 받을 수 있다. 재정지원제한대학 유형Ⅱ는 경주대, 영남외국어대 등 11개 대학(일반대 6개, 전문대 5개)이다. 정원 감축 권고에 더해 재정 지원을 전면 제한한다. 신·편입생은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을 전혀 받지 못한다.

이 밖에 종교·예체능 계열 위주, 편제 완성 후 2년 미만 등 특수한 사정을 들어 진단 제외대학이 된 30개 대학도 정원 감축을 권고받는다. 교육부 측은 “대학들로부터 이의신청을 받은 뒤 8월 말 결과를 최종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16개 대학 정원 3년 내 1만명 감축… 정부 재정지원도 줄여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 2차 구조조정

이번 평가로 교육부가 각 대학에 감축하라고 권고한 정원은 1만 명 수준이다. 진단 결과에 따라, 그리고 일반대인지 전문대인지에 따라 정원을 줄여야 하는 비율은 각기 다르다. 기한은 다음 진단이 이뤄지는 2021학년도까지다. 2020년 보완평가를 해 정원을 얼마나 줄였는지 점검하고, 2021학년도에 재정지원제한을 일부, 또는 전면적으로 풀어줄 예정이다.

이번 대학기본역량진단은 2015년에 이은 ‘2차 대학 구조조정’이다. 교육부는 학생 수가 줄어드는 현실에 발맞추고 대학 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해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를 도입했다. 전국 대학을 총 3주기에 걸쳐 평가하고 대학별로 등급을 부여해 정원을 감축하는 주요 내용이었다.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는 A등급부터 E등급까지 대학별 등급을 나눴다. 등급별로 정원 감축 비율을 권고했다. D·E등급 대학들은 정부재정지원사업 참여 제한, 국가장학금Ⅱ 유형 지원제한 등 각종 불이익을 받았다. 당시 최하위 E등급을 받았던 5개 일반대학 중 서남대 대구외국어대 한중대 세 곳은 문을 닫았다.
116개 대학 정원 3년 내 1만명 감축… 정부 재정지원도 줄여
“수시모집 코앞인데…” 대학들 전전긍긍

대학별 부정·비리도 변수로 작용했다. 교육부는 총장 등 주요 보직자가 부정·비리에 연루됐던 대학은 감점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발표한 1단계 가결과에서 예비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됐던 수원대, 평택대, 목원대, 경인여자대는 역량강화대학으로 떨어졌다. 평택대와 목원대는 각각 회계·입시비리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반면 배재대, 우송대, 영산대, 한양여자대 등은 자율개선대학으로 선정돼 기사회생했다.

올해 대입 수시모집 전형을 앞두고 진단결과가 발표되면서 대학들은 ‘부실대학’ 낙인으로 인해 지원자 수가 지나치게 줄어들까 우려하고 있다. 2019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는 9월10일부터 시작된다.

◆ NIE 포인트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은 경쟁력이 부족한 대학이 문을 닫도록 유도하는 ‘대학 구조조정’이 다. 대학 구조조정을 시작하게 된 배경과 원인, 진행과정을 정리해보자. 대학 구조조정이 중·고 교생과 대학 교직원 및 대학생 등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보자.

구은서 한국경제신문 지식사회부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