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 경제학 (2) 기회비용
프랑스 경제학자 프레데릭 바스티아는 ‘깨진 유리창’ 이야기에서 기회비용의 의미를 잘 설명했다. 어느 가게 주인의 아들이 유리창을 깨자, 아버지가 아들을 나무란다. 주변 사람들은 “당신에게는 손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이득이오. 누구든 다 먹고 살아야 하는데, 유리가 깨지지 않았다면 유리 장수는 어떻게 살겠소?”라고 말했다.주변 사람들의 말은 옳을까? 사실은 이렇다. 유리가 깨지지 않았다면, 가게 주인은 그 비용으로 낡은 구두를 바꾸거나 가게에서 필요한 것들을 보충해 물건의 질을 높일 수도 있었다. 주변 사람들은 보이는 것만 보고, 보이지 않는 것을 무시한 셈이다. 유리창이 깨지면서 ‘보이지 않는’ 다른 소비의 기회가 날아가버린 것(기회비용)이다.
지난 호에서 희소성과 선택을 공부할 때, 선택은 경제학의 기초라고 했다. 경제 주체는 순간마다 선택을 통해 편익을 극대화하려 한다. 그럼 선택의 기준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경제학은 다수의 대안 중 최선의 대안을 선택하기 위해 비용과 편익을 분석한다. 여기서 편익(benefit)이란 어떤 선택을 했을 때 얻는 유·무형의 가치를 말하며, 비용(cost)은 선택으로 희생해야 하는 ‘어떤 것’이다. 이때 희생해야 하는 것을 경제학에서는 기회비용이라고 한다. 기회비용이란 어떤 선택을 함에 따라 포기해야 하는 여러 다른 대안 중 가장 ‘큰 것’을 의미한다.
A씨는 2만1000원인 피자를 먹을지, 1만8000원인 치킨을 먹을지 고민하고 있다. 이때 고려해야 하는 것이 기회비용이다. A는 피자가 먹고 싶어서 2만1000원인 피자를 선택했다고 하자. 그럼 피자를 선택한 기회비용은 얼마일까? 2만1000원이 전부가 아니다. 바스티아가 말한 ‘보이지 않는’ 치킨을 선택했을 때의 가치 1만8000원이 포함돼야 한다. 여기서 피자 값을 지급한 2만1000원은 명시적 비용, 포기한 치킨 선택의 가치 1만8000원은 암묵적 비용이다. 그래서 피자 선택의 기회비용은 3만9000원이다. 학생들 중에 1만8000만 기회비용이라고 답하는 학생이 의외로 많다. 눈에 보이는 비용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을 함께 계산할 줄 알아야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테샛은 기회비용과 관련한 문제를 거의 매회 출제한다. 아래 문제는 대표적인 유형이다. 정영동 한경경제연구소 연구원 jyd54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