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태어난 영국이 아닌 미국과 캐나다, 호주에서 매년 여름 ‘셰익스피어 페스티벌’이 열리는 이유는 뭘까. 1564년, 그러니까 453년 전에 태어난 작가의 작품이 지금도 뜨거운 환호를 받는 건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딜레마에 빠져 최고조의 갈등을 극화한 비상한 작품들은 독서 중에 호흡이 가빠질 정도로 절묘하고 재미있다.
네 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연극 구경을 다닌 셰익스피어는 열한 살 때 입학한 그래머스쿨에서 다양한 학문을 익혔으며 특별히 『성서』와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에 매료되었다. 햄릿이 레어티즈와의 결투를 말리는 호레이쇼에게 “참새 한 마리가 떨어져도 신의 섭리가 작용하는 법이니”라고 마태복음을 직접적으로 인용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5막의 희곡 속에서 왕과 왕비, 햄릿이 사랑한 오필리아, 그녀의 아버지와 오빠, 마지막으로 햄릿까지 주요 등장인물 6명이 모두 죽음을 맞는 격정적인 스토리가 숨 가쁘게 이어진다. 불행이 배신과 불운을 타고 시시각각 다가오는 가운데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햄릿의 상황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허무한지 깨달을 수 있다.
현대 문화산업에 영향
오필리아의 아버지 폴로니어스가 자녀들에게 남기는 충고는 지금도 유효한 내용들이다. ‘생각을 함부로 내뱉지 말 것, 엉뚱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지 말 것, 잡스런 친구를 사귀지 말 것, 싸움판에 끼어들지 말 것, 남의 말을 경청하되 가부의 판단은 삼갈 것, 돈은 꾸지도 꾸어주지도 말 것’ 등등.
수양버들 잎이 거울 같은 수면 위로 비치는 곳에서 화관을 쓰고 익사한 오필리어는 화가 존 에버렛 밀레이의 그림으로 다시 태어났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고, 현대 문화산업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괴테의 말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무대에서 보는 것보다 읽음으로써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근미 < 소설가 >
![성북동에서 건진 만해시편 연작 [고두현의 아침 시편]](https://img.hankyung.com/photo/202510/AA.42069760.3.jpg)
!["무슨 일 있어도 기죽으면 안 된대이" [고두현의 아침 시편]](https://img.hankyung.com/photo/202510/AA.41993148.3.jpg)
![그곳 '그림자의 섬'에 가고 싶다 [고두현의 아침 시편]](https://img.hankyung.com/photo/202509/AA.41853182.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