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초록색 검색창’ 하면 떠오르는 네이버는 국내 독보적인 1위 포털사이트다. 회원이 4200만 명이 넘고, PC 검색시장 점유율은 70%대에 이른다. 스마트폰으로도 매일 평균 2700만 명이 접속한다. 세계 거의 모든 나라의 포털시장을 장악한 미국 구글조차 한국에선 네이버에 눌려 점유율이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네이버는 1999년 작은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연매출 4조원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검색 품질 향상에 주력하고 지식정보, 커뮤니티, 동영상, 쇼핑 등으로 발 빠르게 영역을 넓힌 결과다.

짧은 시간에 덩치가 너무 커진 탓일까. 오랫동안 ‘벤처 신화’로 불리던 네이버엔 요즘 ‘공룡 포털’ ‘인터넷 권력’이라는 부정적인 수식어가 더 자주 붙는다. 온갖 콘텐츠를 독점하면서 검색어 광고로 돈벌이에 열을 올리고, 자영업자 및 벤처기업과의 상생은 외면하는 포식자가 됐다는 비판이 담긴 표현이다. 신문, TV보다 네이버로 뉴스를 접하는 국민이 더 많아졌지만 자의적이고 자극적인 편집으로 여론을 왜곡한다는 논란도 거세다. 작동원리가 베일에 가려진 네이버의 ‘실시간 인기 검색어’는 조작 의혹까지 무성하다.

정부가 최근 네이버를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 데 이어 국회는 입법을 통한 규제를 논의하고 있다. 네이버의 ‘인터넷 독점’을 바로잡지 않으면 정보기술(IT) 생태계에 폐해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조치가 국내 IT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세금도 안 내고 규제도 안 받는 구글, 페이스북 등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국민 생활에 뗄 수 없는 존재가 된 포털의 ‘경영의 자유’와 ‘사회적 책임’을 둘러싼 논란을 4, 5면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