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기자코너] 아웅산수지, 라마족만의 민주화?
최근 ‘로힝야족(族) 인권 탄압’ 문제로 아웅산수지 미얀마 국가자문역이자 외무장관이 국제사회에서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 그는 군부 독재 속에서 미얀마 민주화 투사로 활약하며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미얀마의 민족적 영웅’으로 거듭났지만 경제부문은 물론 인권 분야에서도 실책을 거듭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는 영국의 식민지배 당시 지배의 편의와 효율성에 의해 실행된 ‘분할통치 정책(divide and rule)’의 영향으로 현재까지도 민족 간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영국 식민지이던 당시, 소수 민족 간 통합을 저해하고 미얀마 인구 구성의 90%가 넘는 라마족을 견제하기 위해 활발히 등용된 로힝야족은 중간계급 역할을 하며 영국의 보호와 명령 아래 1942년, 2만5000여 명의 미얀마인을 학살하는 등 무차별적인 반인륜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1948년 아웅산(1915~1947) 주도 하에 영국에서 독립한 미얀마 정부는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을 탄압해 왔고, 로힝야족은 급기야 ‘무국적 불법 이민자’로 전락했다. 18년간 방글라데시와 인도 등지에서 무국적자 출신으로 떠돌던 모하메드 이삭(51)은 ‘종교·정치적 박해’를 받아온 것이 인정돼 2006년 한국 정부로부터 난민 지위를 부여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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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일 아웅산수지 국가 자문역실은 페이스북 계정에 ‘이런 조작된 정보는 국가 간 분쟁을 촉발하고 테러범을 이롭게 하는 가짜 뉴스’라며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학살 주장은 거짓이라고 발표했다. 김성원 부산외국어대 교수는 “아웅산수지는 군부 영향력에 대한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에는 ‘같은 민족’이지만 분리돼 흔히 ‘다른 민족’으로 인식되는 사람들이 있다. 고려인은 우리나라에 조상을 두고 있지만 만주와 연해주 등지로 피란을 갔던 사람들이다. 현재 그들은 중국인 한국인 중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며, 자국인 한국으로 돌아올 수조차 없다.

“한국이 경제적으로는 세계 10위권이라고 하는데 국제 인권 문제에는 너무 신경을 안 쓴다”는 이삭씨의 지적처럼 국제 인권 수호를 위해 더 적극적인 성명 발표는 물론 우리 민족인 ‘고려인’의 인권 증진을 위한 대처가 시급하다.

조성지 대한민국청소년의회 국제부 기자 jinnylove2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