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세상을 바꾸는 IoT…시동걸린 4차산업혁명                                                                                                                                       <사물인터넷>
“세계의 최소 단위는 ‘원자(Atom)’가 아니라 ‘정보(Bit)’다.”

‘정보화 시대’라는 개념이 아직 낯설던 1995년 ‘디지털 전도사’로 불리는 미국 MIT대 니콜라스 네그로폰테(Nicholas Negroponte) 교수가 한 말이다. 그의 얘기처럼 인류는 지금 ‘비트(Bit)’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에 진입하고 있다. 정보기술(IT)이 경제는 물론 생활의 디지털화(digitalization)를 초래하면서 급격히 디지털 사회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1차 산업혁명(Industrial Revolution)은 18세기 중반 증기기관과 방적기관 등 면직물 공업이 주도했다. 19세기 후반 시작된 2차 산업혁명은 전기, 자동차, 화학염료, 정유 등 과학에 기반을 둔 기술혁명으로, 인류가 기아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 인터넷, 휴대폰 등 IT 발전에 힘입은 것으로 제조업의 디지털화 등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은 산업은 물론 생활의 디지털화가 특징이다. 사람과 사물(기기)뿐 아니라 사물과 사물들끼리도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이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디지털 세계의 생활방식은 이전과는 크게 다르다. 일상 생활에 IoT 제품이 녹아들면서 ‘스마트 리빙(smart living)’이 현실화된다. IoT는 원격 모니터링(Monitoring), 원격 제어(Control), 원격 추적(Tracking) 등 다양한 새 제품과 서비스를 낳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IoT에 연결되는 사물(기기)의 수는 2014년 38억개에서 2020년 207억개로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4년 후면 207억개의 기기나 제품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돼 쉼없이 정보를 주고받게 된다는 뜻이다. IoT 관련 시장은 향후 10년간 19조달러(약 2경20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외 기업들은 IoT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말 내놓은 ‘패밀리 허브’ 냉장고도 IoT 기능을 갖춘 가전제품의 일종이다. 디지털화하는 초연결사회는 사회·산업·일자리는 물론 정부 형태도 변화시킬 것이다. 차세대 디지털 혁명에서 한국이 시장선도자(first mover)가 되려면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에 맞춰 가치관과 사회제도도 변화해야 한다. 4, 5면에서 IoT가 무엇이고 어떻게 삶을 바꿀 것인지, 그리고 세계에 불고 있는 ‘스마트 시티’ 바람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