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를 몰라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다. 책은 길과 같아서 잘 선택해야 한다. 주변에 보면 가치판단력이 자리잡지 않은 상태에서 시대착오적인 사회공산주의 책을 읽고 평생 어두운 길에서 헤매다 어렵게 돌아나온 선배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왜 그때 그런 책을 봤을까. 그런 책을 추천해준 선배들이 원망스럽다”고 말한다. 여기 소개된 50권은 문학 역사 철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망라한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다루는 양서인 동시에 논술에 많이 인용되는 책들이란 점을 밝혀둔다.

생글생글 추천도서 50선

[Cover Story] 서울대와 하버드 등 명문대가 추천하는 책 '이것이다'
☞역사철학

▶민족주의는 반역이다 (임지현) ▶상식·인권 (토마스 페인) ▶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책문 (김태완) ▶서구정치사상고전읽기 (강유원) ▶오주석의 옛 그림읽기의 즐거움(오주석) ▶오래된 미래 (헬레나노르베리호지) ▶문화의 수수께끼 (마빈 해리스) ▶오류를 알면 논리가 보인다 (탁석산) ▶지금 애덤스미스를 다시 읽는다(도메 다쿠오) ▶총, 균, 쇠 (제레드 다이아몬드) ▶만들어진 전통 (에릭 홉스봄)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니콜라스 카) ▶열린사회와 그 적들 (칼 포퍼) ▶해방전후사의 재인식 (박지향 외)

☞사회과학

▶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통치론 (존 로크) ▶이타적 인간의 출현 (최정규) ▶환경위기의 진실(잭 홀랜더) ▶자유주의로의 초대 (데이비스 보아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토마스 프리드먼) ▶근본자원1 (줄리언 사이몬) ▶근본자원2 (줄리언 사이몬) ▶빈 서판 (스티븐 핑커)

☞경제학

▶시장의 탄생 (존 맥밀런) ▶경제학 비타민 (한순구) ▶행동경제학 (도모노노리오) ▶리스크 (피터 L 번스타인)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토드 부크홀츠) ▶자본주의는 어떻게 우리를 구원할 것인가 (스티븐 포보스) ▶자본주의 정신과 반자본주의 심리 (루드비히 폰 미제스) ▶자본주의의 매혹 (제리 밀러) ▶위대한 탈출 (앵거스 디턴)

☞문학

▶완장 (윤흥길) ▶광장 (최인훈) ▶어둠의 혼 (김원일) ▶수레바퀴 아래서 (헤르만 헤세) ▶열하일기 (박지원) ▶적과 흑 (스탕달) ▶페스트 (알베르 카뮈) ▶신도 버린 사람들 (나렌드라자다브) ▶1984 (조지 오웰) ▶아Q정전 (루쉰)

☞자연과학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정재승) ▶과학혁명의 구조 (토머스 쿤) ▶이기적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통섭 (에드워드 울슨) ▶회의적 환경주의자 (비외른 롬보르) ▶이성적 낙관주의자 (매트 리들리) ▶원자, 인간을 완성하다 (커트 스테이저)

●1984-조지 오웰

미국 하버드 대학생들이 많이 읽는 책이다. 캠퍼스 계단에 앉아 책을 읽는 대학 새내기 중 상당수가 기본서로 이 책을 본다. 내용은 의외로 간단하다. 전체주의 고발이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나타난 공산 전체주의 국가 소련을 비판하고 미래를 예견한다. 거대한 독재자가 지배하는 사회 체제 속에서 개인들의 자유가 어떻게 파괴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모든 것을 감시하는 텔레스크린은 국가의 감시체제를 대변한다. 조지 오웰은 소련이 이런 나라임을 숨막히는 상황전개로 그려낸다.

●광장-최인훈

한국문학의 고전에 해당한다. 고교 교과서에도 실려 있다. 남한과 북한의 분단 구조를 이념적으로 접근한 최초의 소설이다. 지식인의 고독한 자기성찰을 광장이라는 공간 속에서 그려낸다. 여기서 작가는 광장이 없는 밀실과 밀실이 없는 광장이라는 구조를 통해 분단을 대비한다. 여기에 이데올로기와 사랑이 오버랩된다. 주인공 이명준은 이데올로기와 사랑의 갈림길에서 제3국을 선택한다. 이럴 수밖에 없는 고뇌와 비극, 갈망이 곧 우리 자신이며 우리 민족임을 보여준다.

●열하일기-박지원

조선 후기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의 청나라 여행기다. 4개월간 청나라 황제가 있는 열하로 가는 과정에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기술한다. 청나라의 수레와 기와, 다양한 색채의 옷, 똥 사용법 등을 조선이 반드시 본받아야 조선이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양반들이 사용하던 것과 전혀 다른 문체로 쓰여져 조선 지식층을 발칵 뒤집어 놓는다. 바로 문체반정이다. 개방해서 배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것이 많다.

●수레바퀴 아래서-헤르만 헤세

고교생들이 꼭 읽어야 할 성장소설이다. 신학교에서 겪은 경험이 모티브가 됐다. 성정과 공부에 중압감을 느끼는 여러분을 달래줄 것이다. 주변 사람들의 기대를 위해 공부하는 모습에서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주인공의 삶은 비극으로 끝나지만 이 책은 반대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게 한다. 수레바퀴는 거대한 인생을 나타낸다. 수레에 타야지, 깔리면 안된다.

●대한민국 이야기-이영훈

대한민국을 실패한 역사가 아닌 성공한 역사라는 관점을 방대한 자료로 그려낸다. 저자는 조선왕조의 허구성을 적나라하게 지적한다. 조선왕조의 재정상태는 일본의 한 군벌보다 못한 정도였음을 밝히고 그 원인을 고발한다. 조선이 전대미문의 양반노비 사회였고 양반수탈이 식민지 수탈에 뒤지지 않을 만큼 심했다는 점도 밝힌다. 그러나 대한민국 근현대사는 이승만이라는 국부의 등장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채택을 계기로 급반전돼 오늘의 한국을 있게 했다는 반전드라마도 그리고 있다.

●지금 애덤 스미스를 다시 읽는다-도매 다쿠오

애덤 스미스 전문가인 일본의 도메 다쿠오가 국부론과 도덕감정론의 핵심을 쉽게 정리한 책이다. 국부론과 도덕감정론은 내용도 어렵지만 두꺼워 읽을 염두를 내기 어렵다. 이 책의 볼륨은 260쪽으로 작아 접근하기 쉽다. 이기심을 강조한 국부론과 타인의 감정도 동정동감해야 한다는 도덕감정론을 한꺼번에 읽는 책이다.

●노예의 길-하이에크

사회주의가 어떻게 개인을 노예 상태로 이끄는지를 논증한 책이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세계는 중앙정부가 완전히 통제하는 사회주의 계획경제로 치닫고 있었다. 사회를 하나의 큰 공장이나 사무실처럼 조직하고 더 큰 평등사회를 구현할 수 있다는 유토피아론이다. 스탈린 체제에 지식인들마저 휘말리면서 사회주의는 극성을 부렸다. 저자는 사회주의는 작동하지 않을 것이며, 그 길은 노예가 되는 길임을 설파한다. 사회주의 통제경제와 집단주의는 결국 개인의 자유를 말살해 생산과 고용을 말살한다고 저자는 고발한다.

●종의 기원-찰스 다윈

인류의 지성사에 일대 혁명을 가져온 최대 최고의 책이다. 세계 석학들이 가장 위대한 책으로 꼽을 때 종의 기원은 반드시 1, 2위 안에 든다. 모든 생물은 신이 창조했다는 창조론은 종의 기원이 나오면서 종말을 고했다. 인류사를 뒤흔들었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인간도 멀리는 미생물, 가깝게는 어류나 파충류, 포유류에서 진화한 생명체일 뿐이라고 선언한다. 생물은 긴 세월 동안 변이-적응-번식 과정을 거친다는 진화이론은 이후 현대의 유전자 발견까지 이어진다.

●이기적 유전자-리처드 도킨스

종의 기원을 읽었다면 이 책을 연속해서 읽어보는 것이 좋다. 인간과 유전자의 관계를 짜증날 정도로 건조하게 설명한다. 인간은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옮기는 유전자 생존기계일 뿐이다는 저자의 주장에 인간존엄을 내세우는 종교인들의 반발이 심할 것은 뻔하다. 유전자는 원시상태에서부터 자기 유전자를 유전시키기 위해 적절한 몸을 찾았다고 한다. 생명체는 그 유전자를 옮기는 형태일 뿐이다. 말미에 저자는 밈(meme)이라는 문화적 유전 개념을 붙여 넣는다. 문화도 유전한다는 의미에서다.

●원자, 인간을 완성하다-커트 스테이저

인간은 어디서 왔을까. 저자는 우주에서 왔다고 말한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고 생명을 유지케 하는 모든 것은 우주에서 탄생한 원자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인간은 또 죽어서 우주가 된다는 아름다운 순환을 그린다. 산소는 생명의 불꽃으로, 탄소는 생물과 무생물을 이어주는 회전문으로, 질소는 양면성을 가진 생명의 원소로, 수소는 원소들의 조상으로, 칼슘은 오래된 유산으로, 나트륨은 흙의 눈물로 그려진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