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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675호 2020년 9월 14일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신동열의 고사성어 읽기] 氷炭不容(빙탄불용)



▶ 한자풀이
氷: 얼음 빙
炭: 숯 탄
不: 아니 불
容: 용납할 용


얼음과 숯이 서로 받아들이지 못하듯
두 사물이 서로 화합할 수 없음을 이름-<초사(楚辭)>


한나라 무제 때의 동방삭은 재치와 해학이 뛰어난 인물이었다. 변설에도 뛰어나 입을 열면 막힘이 없었다. 넓고 깊은 지식과 청산유수 같은 언변은 당대 누구도 그를 따라올 자가 없었다. 하지만 언행이 기이해 반미치광이로 여겨지기도 하고, 신선으로 불리기도 했다.

무제는 그를 자주 불러 나랏일을 청해 듣곤 했다. 그는 황제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았다. 조정에서 교활한 자를 비웃었으며 그런 자들과는 일절 타협하지 않았다. 그는 죽기 직전에도 무제에게 “교활하고 아첨하는 무리를 멀리하고 참소하는 말을 물리치시라”고 간언했다.

그는 초나라의 우국시인 굴원(屈原)을 추모하여 <칠간(七諫)>이라는 7수의 시를 지었다. 그 가운데 <자비(自悲)>라는 시에서 “얼음과 숯은 서로 함께할 수 없으니(氷炭不容), 내 본디 목숨이 길지 못함을 알겠구나”라고 노래했다. 충성스러운 굴원과 아첨배를 서로 화합할 수 없는 얼음과 숯에 비유하여, 아첨을 일삼는 간신들과는 공존할 수 없다는 굴원의 심경을 노래한 구절이다. 얼음과 숯처럼 서로 화합할 수 없음을 뜻하는 빙탄불용(氷炭不容)이라는 고사성어가 여기에서 생겼다.

수화불용(水火不容) 또는 유여수화(有如水火)도 같은 의미다.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장군 위연은 성격이 오만하여 모두가 그를 피했다. 하지만 장사(長史)인 양의만은 위연을 아랑곳하지 않아서 항상 그와 맞섰다. 위연은 양의의 태도에 매우 화를 냈는데, 두 사람은 마치 물과 불의 관계와 같았다(延以爲至忿, 有如水火)고 <삼국지> 촉지(蜀志)에 적혀 있다.

또 후한 말기에 왕부가 쓴 <잠부론(潛夫論)>에는 “사악함과 올바름의 차이는 마치 물과 불의 관계와 같아서 근원이 같아질 수 없고, 나란히 성할 수 없는 것이다(邪之與正, 猶水與火, 不同源, 不得幷盛)”라고 했다. 여기서 유래하여 수화불상용은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화목하지 못하고 의견이 달라서 서로 화합할 수 없는 경우를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쓰인다.

누구나 좌절을 딛고 세상을 걷는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면 지는 게 아니라고 했다. 담금질은 나를 강하게 하는 시련이고, 성장통은 나를 키우려는 아픔이다. 세상의 모든 꽃은 흔들리며 핀다. 인간이란 꽃도 마찬가지다.

한경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작가/시인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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