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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662호 2020년 5월 4일

과학과 놀자

외계인이 지구를 찾아와 인류와 문명을 파괴할 수 있을까? 우리 은하에만 지구와 비슷한 외계행성 10여개


<코스모스>로 우리에게 빅뱅 우주를 소개한 칼 세이건 박사는 1977년 태양계 행성 탐사를 위해 우주로 떠난 보이저호에 실린 금으로 만든 레코드판을 제작했다. 이 레코드판에는 외계 문명에 지구를 소개하기 위한 118장의 사진, 한국어를 포함한 55가지 언어로 된 인사말 등이 실려 있다. 외계 문명이 보이저호를 발견할 경우를 대비해 지구의 위치도 레코드판에 새겨 놓았다. 이 레코드판은 외계 문명의 존재 가능성에 대한 우리의 물음을 대변하고 있다.

그런데 레코드판에 표시된 지구의 위치 때문에 많은 반대에 부딪혔다고 한다. 외계 문명이 지구를 찾아와 인류와 문명을 파괴할 것을 염려한 탓이다. 많은 SF(공상과학) 영화에 등장하는 파괴적인 외계인은 이러한 염려를 대변한다. 하지만 칼 세이건의 믿음처럼, 우리가 만날 외계인은 그런 모습이 아니길 기대해 본다.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한 지구

칼 세이건 박사의 주도로, 태양계 내부를 여행하는 보이저호는 카메라를 돌려 지구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보이저호에서 찍은 사진 속 지구를 칼 세이건 박사는 ‘창백한 푸른 점’으로 소개했다. 우주에서 먼지같이 미미한 지구의 모습을 처음으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이후 허블망원경을 포함한 많은 관측으로 지구는 태양계의 작은 행성에 불과하고, 태양은 우리 은하 속 작은 별에 불과하며, 우리 은하도 은하단 속의 작은 한 은하에 불과함이 밝혀졌다. 은하단조차도 먼지로 보일 만큼 우주는 넓은 공간이며, 우주의 중심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우주에서는 특별한 존재가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어쩌면 우리 또한 빅뱅 우주에서 특별한 존재가 아닐 수도….

그런데 먼 외부 은하의 초신성 관측으로 우주가 가속 팽창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우주를 채우고 있는 진공 자체도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별과 은하들이 중력에 의해 서로 당김에도 불구하고 은하단 사이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가속 팽창하는 우주를 이해하려면 우주 진공을 채우고 있는 암흑에너지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팽창하는 우주의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가면 우주 자체가 에너지 밀도가 매우 높은 작은 공간에서 출발했다는 ‘빅뱅 우주론’으로 귀결된다. 가속 팽창하고 있는 빅뱅 우주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이 우주 전체 에너지의 약 95%를 차지해야 한다. 별과 은하를 구성하는 보통 물질은 우주의 약 5%밖에 되지 않는 다소 당황스러운 현실에 직면하는 것이다.

외계 생명체와 외계 문명 존재 가능성 점점 커져

빅뱅 우주에서 수많은 별 중의 하나인 태양이 많은 행성을 거느리고 있으므로, 우주에 존재하는 다른 별들도 외계행성을 거느리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현재까지 우리 은하에서만 4000여 개의 외계행성이 발견됐고, 이 가운데 10여 개는 지구와 비슷한 질량, 크기, 온도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외계행성의 존재가 확인된 만큼 외계 생명체와 외계 문명의 존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보이저호의 레코드판에 실린 우리의 모습을 확인하는 외계인을 상상해 보자. 과연 그들에게 인류는 어떠한 존재일까.

보이저호가 발사된 지 40여 년이 지난 2019년 노벨물리학상이 빅뱅 우주론 발전 및 외계행성 발견에 기여한 3명의 과학자에게 수여됐다. 이번 수상은 빅뱅 우주 속에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 SF 소설과 영화의 단골 소재인 외계 문명의 존재 가능성에 현대 과학이 손을 들어준 것이다.

지구 속의 우리, 그리고 다시 우주로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총, 균, 쇠>에서 지구에서 새로운 문명이 만났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세계 역사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는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정복할 수 있었던 직접적인 원인으로 총기 쇠무기 말 등을 중심으로 한 군사기술, 유라시아의 고유 전염병, 유럽의 해양기술, 정치조직, 문자 등을 들고 있다. 그런데 총기와 쇠를 앞세운 유럽인 정복자들에 희생된 원주민보다 유럽의 세균에 희생된 원주민이 훨씬 많았다는 사실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고통받고 있는 2020년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다시 우주로 눈을 돌려 보자. 우리가 외계 문명을 만난다면 과연 어떠한 일이 일어날까. 어쩌면 보이는 외계인의 모습보다 보이지 않는 것들을 더 염려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영화 인터스텔라(2014년 국내 개봉)와 컨택트(원제목 Arrival, 2017년 국내 개봉)는 외계 문명이 인류에게 파괴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담고 있어 매우 반갑다. 또한 두 영화 모두 현대 물리학의 고차원 우주관을 담고 있다. 인터스텔라에서 외계인은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지만, 5차원 세계에 사는 ‘그들’로 암시되고 있다. 영화 속 ‘그들’은 웜홀을 만들어 주인공의 우주여행과 시간여행을 도와준다. 컨택트에는 외계인이 직접 등장해 고차원 우주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언어를 인류에게 가르쳐 주고 조용히 사라진다. 이 언어는 시간 순서에 제약을 받지 않는 시각언어로서 고차원 우주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데, 영화 속 외계인은 3000년 뒤에 인류의 도움을 받기 위해 지구를 찾아온 것이다.

우리가 만날 외계인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희망적인 존재이기를 기대해 본다. 칼 세이건 박사가 보이저호의 골든레코드에 지구의 위치를 새긴 것도 이러한 바람이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 기억해주세요

현재까지 우리 은하에서만 4000여 개의 외계행성이 발견됐고 이 중 10여 개는 지구와 비슷한 질량, 크기, 온도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와 비슷한 특성을 가진 외계행성의 존재가 확인된 만큼 외계 생명체와 외계 문명의 존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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