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는 문화를 창조하는 힘이 있다. 실리콘밸리는 점점 구글플렉스처럼
바뀌어 가고 있고, 현대사회의 많은 기업이 업무 공간 안에 놀이를 끌어들여
그 안에서 혁신과 창의를 끌어내려고 시도하고 있다.
[생글기자 코너] 너는 어떻게 노는 어른이 될래?
지난 8월 31일, 서울 강서구에서는 강서 학생자치연합회 주관으로 ‘공연 한마당’ 축제가 열렸다. 이번 축제는 강서 학생자치연합회 소속 10개 학교가 참가한 가운데 염창중학교와 마곡중학교 두 곳에서 1부 부스체험과 2부 공연 관람 등의 순서로 동시에 진행되었고 학생들이 직접 준비하고 연출한 랩, 댄스, 사물놀이, 난타, 모둠북, 밴드 공연 등이 무대에 올랐다.

이처럼 매년 시도나 관할 구청 단위로 청소년을 위한 크고 작은 축제들이 마련되고 있다. 청소년 응원제, 청소년을 위한 관현악 페스티벌, 청소년 과학발명 축제, 청소년 동아리 경진대회 등 청소년 축제의 명칭도 다양하다. 청소년을 위한 문화축제가 기획되는 이유는 지역의 청소년들이 자율적인 동아리 활동이나 문화를 즐길 만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지역사회의 관심을 끌어내고,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꿈과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자 함이다.

청소년기는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파악해 앞으로의 진로를 준비해야 할 시기이기도 하지만, 또래와 어울려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하고 건강하게 잘 노는 법을 배우며 자기 생각을 키워가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뇌를 연구하는 물리학자 KAIST의 정재승 박사는 그의 저서『열두 발자국』에서 네덜란드의 역사가이자 철학자인 요한 하위징아(John Huizinga)가 말한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놀이하는 인간)라는 용어를 인용하여 어떻게 노느냐가 그 사람을 규정한다고 했다. 놀이는 문화를 창조하는 힘이 있다. 실리콘밸리는 점점 구글플렉스처럼 바뀌어 가고 있고, 현대사회의 많은 기업이 업무 공간 안에 놀이를 끌어들여 그 안에서 혁신과 창의를 끌어내려고 시도하고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 기업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청소년들이 지역이나 경제력의 장벽 없이 다양한 놀이와 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한다. 또 그런 경험들이 밑바탕 되어 청소년들이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개발하고 발전시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진정한 호모 루덴스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청소년 축제에 다녀오며 ‘너는 어떻게 노는 어른이 될래?’라는 질문을 던져보게 됐다.

김재윤 생글기자(염창중 2년) 2wondergir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