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글로벌 시장에서 질주하고 있다. 셀트리온 램시마가 오리지널 의약품의 시장 점유율을 넘어선 데 이어 같은 회사의 트룩시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베네팔리도 오리지널을 바짝 추격하며 시장을 휩쓸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류머티즘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베네팔리는 올 1분기 유럽에서 시장점유율 40%를 기록했다.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는 점유율이 50%를 넘어 오리지널인 얀센의 레미케이드를 추월했다.

K바이오의 약진에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연간 4조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해 바이오헬스산업을 비메모리 반도체와 미래형 자동차를 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연간 2조6000억원 규모이던 바이오헬스 투자액은 2025년 4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바이오헬스 분야 일자리 목표를 종전 87만 개에서 117만 개로 30만 개 추가 창출하기로 했다. 각종 의료정보를 국가가 관리하는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사업도 내년부터 시행한다. 의료기관에 분산된 유전체 등 의료정보를 정부가 체계적으로 모아 맞춤형 신약과 유전자 치료제 개발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정보기술(IT)과 의료정보 빅데이터를 접목해 정밀의료 및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원격의료가 원천봉쇄돼 있는 등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병원 밖에서 모니터링한 데이터를 활용해 의료행위를 하는 것도 현행법상 불법이다. 우리나라가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과제가 무엇인지, 글로벌 기업들은 바이오산업을 어떻게 육성하고 있는지 4, 5면에서 알아보자.

전예진 한국경제 바이오헬스부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