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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574호 2017년 11월 13일

시사이슈 찬반토론

[시사이슈 찬반토론] 정부가 민간의 석탄발전을 LNG로 바꾸라는데…

삼척시에 들어서려던 석탄발전소(삼척 포스파워 1, 2호기) 건설이 중단됐다. 폐광산 부지를 발전소로 개발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는 프로그램이었다. 탈원전, 탈석탄 에너지정책 때문이다. 정부는 기존의 인허가 절차를 모두 중단하고 사업조건이 완전히 다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로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이 바람에 1976년부터 석회석을 생산했던 불모의 발전예정지는 장기간 방치된 채 오히려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상황이다. 석탄발전소를 LNG발전소로 바꾸라는 정부 ‘압박’은 정당한 것인가.

○ 찬성

“미세먼지 감축 동참해야… 석탄발전은 환경 오염 심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 등을 통해 석탄발전소 건설에 제동을 거는 것은 LNG발전이 미세먼지를 더 적게 배출한다는 판단에서다. 정부 결정에는 환경관련 ‘사회단체’들 목소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가 국제적 이슈가 된 만큼 한국도 이 문제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논리다.

환경관련 8개 단체로 구성된 ‘탈석탄국민운동’은 석탄발전소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라는 주장을 펴왔다. 산업부뿐만 아니라 환경부에는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을 요청했고, 해양수산부에는 해역이용활동평가도 거듭 요구했다. 발전소 부지도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당한 사유없이 인가를 받지 못해 공사를 착수하지 못한 경우 전기사업법에 따라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며 “지난 5월 통영 LNG발전소도 주어진 기간 내에 공사 착수를 못해 발전사업권이 취소된 바 있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그간 ‘공사계획 인가기간’이 수차례 연장된 것이 특정 사업체에 특혜라는 지적도 나왔다.

석탄발전소가 국내에서 생기는 초미세먼지의 15%를 내뿜고, 석탄발전소의 유해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LNG발전소보다 1만3000배나 많다는 분석도 있다. 화력발전소 오염물질로 매년 1144명의 조기사망자가 나온다는 자료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에너지정책 대전환을 언급하면서 탈석탄, 탈원전,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을 약속했고,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는 미세먼지 저감이 국정과제로 언급됐다. 석탄발전 포기와 노후발전소 줄이기 외에 다른 길이 없다.

○ 반대

“석탄화력도 미세먼지 거르고LNG전환 시 경제적 손실 커”


다수 삼척시민과 삼척 기반의 환경활동가들은 석탄발전에 찬성하고 있다. 지금처럼 폐광지역을 노지 상태로 방치해 먼지가 날리게 하면서 빗물까지 오래 고이도록 하는 것이 환경에 더 나쁘다는 주장이다.

기존 계획대로 석탄발전소 건설을 촉구하는 쪽은 석탄발전도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는 점부터 강조한다. 새로 건설되는 석탄발전소는 오염물질 배출량에서 기존 노후시설과 비교해 30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구식 발전소를 기준으로 삼은 폐기주장은 옳지 않다는 반박이다. 2014년 준공된 인천 영흥화력발전소는 탈황설비로 황산화물(SOx)의 99%를, 전기 집진장치로 미세먼지의 99.9%를 걸러내는데 삼척 발전소는 이보다도 40% 이상 설계 기준이 강화됐다는 반론이다.

공약이나 정치적 명분 때문에 지역경제가 침체되도록 방치할 수도 없다. “일자리가 없어 젊은이들이 대도시로 떠나는 바닷가 지역에 발전소의 건설은 그나마 살길”이라는 현지 환경단체 회원들 얘기도 설득력이 있다. 정부 요구대로 LNG발전으로 바꾸면 사업을 추진해온 삼척 포스파워 측은 5200억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회사 존망을 좌우할 정도로 큰 금액이다. 중단된 사업을 정상화하는 길은 처음 설계대로 석탄발전으로 가는 길뿐이다.

정부 정책이 ‘탁상 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LNG로 바꾸면 송전에 따른 발전소 영업수익 감소액만 20년간 6000억원에 달한다는 전망 등은 간과됐다는 것이다. 삼척 주민들은 “외부 환경단체 등이 실정도 모른 채 잘못된 이론만 앞세우고 있다”며 LNG발전으로의 전환을 비판하고 있다.

○ 생각하기

"탈석탄·탈원전은 과학적·기술적 논의가 필요하죠"


탈석탄, 탈원전이 과학적·기술적 이슈가 아니라 마치 종교적 신념의 충돌로 비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에너지정책은 과학과 기술, 이성과 객관 자료에 입각한 논쟁이 필요한 분야다. 갈등이 생겨도 합리성과 논리로 풀어야 한다. 1970년대까지 인구 20만 명을 웃돌았으나 지금은 7만 명 선으로 쪼그라든 삼척이 생존 차원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도 감안돼야 한다. 민간 발전업체 SK가스 등이 비슷한 상황에서 추진해온 ‘당진 에코파워 1, 2호기’ 석탄화력발전소를 비싼 비용을 감내한 채 결국 LNG발전소로 바꾼 과정도 같은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 정부 압박 때문이라고 한다. 정부도, 민간도 언제나 똑같이 오류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 정부의 독선과 독주 위험성은 에너지부문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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