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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글생글 557호 2017년 6월 5일

서양철학 여행

[김홍일쌤의 서양철학 여행] (5) 플라톤 (상)


잘 알려진 대로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제자다. 그는 20세에 소크라테스를 만나 그의 철학에 매료되었다. 플라톤은 무엇보다도 자신이 소크라테스 시대에 태어난 것을 신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평민 출신인 소크라테스와 달리 플라톤은 아테네 유력한 귀족 가문 출신이었다. 플라톤도 처음에는 당시 아테네의 여느 귀족 출신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정치가가 되고 싶어 했다.

아테네 귀족가문 출신

그러나 플라톤을 평생 철학의 길로 인도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그것은 바로 스승 소크라테스에 대한 재판과 사형이었다. 이로 인하여 플라톤은 아테네의 현실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생각을 거둔다. 가장 지혜롭고 정의로운 사람인 소크라테스를 터무니없는 죄목으로 죽인 아테네의 민주 정치에 대하여 실망하였기 때문이다.

현실 정치에서 떠난 플라톤은 철학과 교육에 관심을 두고 최초의 대학이라 할 수 있는 아카데미아를 세웠다. 이곳에서 그는 철학과 저술 및 가르치는 일에 몰두하게 된다. 그의 스승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계승하고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플라톤이 저술한 《대화편》에서 소크라테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대화편이라는 표현에 나타나 있듯이 그것은 등장 인물들 간 대화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소크라테스를 기록하다

그의 스승 소크라테스는 단 한 줄의 글도 남기지 않았다. 소크라테스에게 있어 철학함이란 대화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의 철학 정신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은 플라톤도 철두철미하게 스승의 철학적 방법인 산파술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비록 그의 대화편은 글이긴 하지만 소크라테스와 함께 토론하는 생생한 현장감과 긴장감을 제공하려는 플라톤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플라톤의 대화편을 통하여 소크라테스의 철학은 플라톤에 의해 살아났으며, 플라톤은 스승의 철학을 창조적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와 차별되는 플라톤 고유의 철학적 공헌은 무엇인가?

플라톤만의 철학적 업적은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소크라테스는 지식에서 감각 경험을 중시하는 소피스트의 상대주의와 맞서 싸웠다. 그는 귀찮을 정도로 질문을 던지고 논리의 허점을 파고들어 결국은 대화 상대자로 하여금 당혹감과 혼돈에 빠져들게 하였다. 하지만 정작 소크라테스 자신은 답을 말해주지 않았다. 무엇이 진리인지에 대한 대답이 제시되지 않은 미해결의 상황이 초래된 것이다. 무엇이 진리인가? 감각 경험에 의존하지 않는 보편적인 진리는 무엇인가? 이것이 스승 소크라테스가 플라톤에게 남긴 문제다. 플라톤의 이데아 이론은 스승이 남긴 과제에 대하여 답한 것이다.

플라톤에 따르면 세계에는 우리가 경험적으로 알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 이외에 그 사물들의 이데아(혹은 형상)라는 것이 있다. 이 이데아는 완전하고 영원불변하는 것이며 실재로 존재하는 것으로서 인간의 감각적인 경험을 통해서는 파악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영원불변한 것은 없나?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대화에서 완전하고 영원 불변하는 이데아를 찾는 데 대한 실마리를 얻은 듯하다. 소크라테스는 아름다움에 대하여 대화를 할 때 “무엇 때문에 사물이나 행동이 아름답다고 할 수 있는가?”라고 질문을 던진다. 아니나 다를까 대화 상대자는 우물쭈물한다. 이와 같은 산파술을 본 플라톤은 대화 상대자가 대답하지 못하는 그 ‘무엇’에 주목한다. 아름다운 개별 대상들을 아름답다고 할 수 있는 그 ‘무엇’은 무엇인가? 이것을 알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개별 대상을 넘어서 존재하는 것이리라. 이것은 개별 사물의 본질이고 존재 이유가 된다. 그는 이를 ‘이데아’라고 명명했다.

예를 들어 이 여러 대상들을 아름답다고 만들어 주는 또는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그런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미의 이데아다. 아름다운 꽃이 떨어지고 아름다운 경치가 폐허가 되어도 아름다움 자체, 즉 미의 이데아는 없어지지 않는다. 이와 같은 미의 이데아가 존재하는 곳이 바로 이데아의 세계이다.

그렇지만 그 장소를 직접 인식할 수는 없고 이성을 통해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김홍일 < 서울국제고 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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