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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안정 효과 있지만 인프라 부족해 '미완성 도시' 지적도…그린벨트 해제·토지 보상 등으로 6~7년 뒤에나 입주 예상
지난달 21일 정부가 서울 근교에 4~5곳의 3기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규 주택을 대량 공급해 집값을 잡겠다는 의도다. 무주택자들에게 내집 마련의 선택지를 넓혀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선 기존 신도시들도 교통 및 주거환경 인프라 부족으로 각종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한풀 꺾인 집값 상승세정부의 3기 신도시 조성 계획 발표에 급등하던 서울 집값은 한풀 꺾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고공행진을 하던 서울의 아파트값은 9월 마지막주 0.26%의 상승률로, 전 주에 비해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강남 4구의 상승폭도 0.57%에서 0.29%로 급격히 줄었다. 연일 ‘역대 최고 거래가격’을 갱신하던 집값과 더 높은 가격에 팔기 위한 가계약 파기 등 이상과열 현상도 잦아들었다. 서울 일부 지역에선 급매물도 나오고 있다.이런 분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량 주택공급 계획을 발표한 효과다. 더구나 올 4분기 서울에서만 2만여 가구에 달하는 신규 분양이 대기 중이다. 부동산업계에선 향후 서울에서 1시간 이내에 출퇴근이 가능한 3기 신도시가 조성되면 서울 수요를 대거 흡수할 것으로 기대한다.실제로 2기 신도시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저렴한 새집을 찾는 서울 인구가 수도권 신도시로 많이 빠져나갔다. 통계청 국내인구이동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7월까지 서울에서 타 지역으로 이동한 인구는 58만675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기도로 이동한 인구가 13만6819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1만8036명)이 뒤를 이었다. 2기 신도시 중 하나인 동탄신도시가 포함된 경기 화성은 지난 8년간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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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신도시, 서울 주택 부족해 1989년부터 짓기 시작…1기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
우리나라에서 신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한 것은 만성적인 주택 부족 문제를 해소하자는 차원이었다. 1980년대 후반 서울에서 추가로 개발할 땅이 부족해지자 경기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외곽에 신도시를 건설한 것이 그 시초다. 2005년 수립된 국토교통부 내규인 ‘지속가능한 신도시 계획 기준’에 따르면 신도시는 330만㎡ 이상 규모로 시행하는 개발사업이다. 자족성, 쾌적성, 편리성, 안전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적인 차원의 계획에 의해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도시를 말한다.‘200만 가구 공급’ 대책으로 출발한 1기 신도시수도권 1기 신도시는 노태우 정부 시절 200만 가구 공급 계획의 하나로 출발했다. 1980년대 한국 경제는 수출이 늘면서 도시가 빠르게 확장됐다. 노태우 정부는 1988년 ‘주택 200만호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엔 ‘3저(저금리, 저물가, 원화 약세) 호황’과 1988년 서울올림픽 특수가 겹치면서 주택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때였다. 여기에다 베이비부머들의 결혼이 러시를 이루면서 1988년 한 해에만 서울 집값이 24% 치솟았다.1기 신도시 개발은 1989년 시작됐다. 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등 5개 도시다. 서울 광화문을 중심으로 반경 20㎞ 안팎의 지역에 5개 주거단지 총 28만2000여 가구를 건설하는 게 목표였다. 당시 서울 전체 주택 수의 20%에 달하는 규모였다.1기 신도시는 200만 가구 공급 계획이 발표된 이후 1989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했다. 1995년 고양 일산, 안양 평촌, 군포 산본을 시작으로 1996년 성남 분당, 부천 중동까지 총 5곳이 조성 완료됐다. 5개 신도시는 업무, 주거, 상업, 공공청사, 체육시설, 공원, 녹지 등 생활 편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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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간편식의 급성장은 사회 변화상 반영하죠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2년 만에 두 배 커지며 올해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냉동간편식이나 라면을 빼고 즉석섭취 조리식품만 따진 규모다. 전반적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이렇게 급성장하는 산업은 별로 없다. HMR이 국내 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다.HMR의 역사는 20세기 말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작성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간편식 시장’이란 보고서는 국내 HMR 시장을 지금까지 4세대로 구분하고 있다.이에 따르면 ‘간편식 1세대’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다. 1981년 오뚜기 3분카레, 이듬해 오뚜기 3분짜장이 등장하면서 오뚜기가 국내 즉석식품 시장을 주도했다. 15년 뒤인 1996년엔 CJ제일제당이 햇반을 내놓으면서 국내 즉석밥 시장도 태동했다. 2002년 농심의 햅쌀밥, 2004년 오뚜기의 맛있는 오뚜기밥, 2005년 동원의 센쿡 등이 즉석밥 시장에 참전했다. 즉석밥과 3분요리가 HMR 시장을 형성한 게 1세대다.‘2세대’는 2000년 초반부터 2013년까지다. 풀무원과 오뚜기가 냉장면과 냉장죽 등 냉장식품을 내놓은 때다. 동원이 ‘개성’이란 브랜드를 만들어 왕만두로 만두시장에 나왔고, 다른 식품회사들도 다양한 만두를 출시하며 프리미엄 만두 시장이 생겨났다. 보고서는 “2세대까지만 해도 식사라는 개념보다 별식이란 인식이 강했다”고 했다.‘3세대’와 ‘4세대’는 시기가 짧다. 3세대는 2013~2014년, 4세대는 2015년부터 지금까지다. 3세대엔 컵밥 냉동볶음밥 국 탕 찌개 떡갈비 등 한식 반찬 등이 HMR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중국요리나 태국음식 등 해외 먹거리도 HMR로 출시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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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밀레니엄 세대 등장하며 건강식으로 진화 중
가정간편식(HMR)은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 먼저 발달했다. 도시화와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 등이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세계 HMR 시장 규모는 1573억달러(2016년 기준)다. 2021년에는 1891억달러로 5년간 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노인·편의점이 키우는 일본의 중식(中食)일본에서 HMR은 중식(中食·나카쇼쿠)이라고 불린다. 집에서 먹는 밥과 밖에서 먹는 밥의 중간이라는 뜻이다. 일본의 HMR 시장은 229억달러(약 24조5373억원) 규모다.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일본에서는 인구가 줄고 있지만 HMR 시장 전망은 밝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체 HMR의 판매량이 줄더라도 제품 한 개당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유통왕국’ 일본에서 HMR은 대부분 슈퍼마켓과 편의점에서 팔린다. 두 채널에서 판매되는 비중이 전체 HMR 판매량의 약 80%에 달한다. 편의점은 원래 도시 직장인과 대학생 등을 위한 점포였으나 최근에는 중·장년층과 노인층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HMR의 주요 유통 경로가 됐다. 실버 세대가 대형 마트에 차를 타고 장을 보러 가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없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편의점이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HMR 중에서 성장이 빠른 제품군은 수프다. 씹지 않고 소화가 잘되는 데다 영양소도 갖추고 있어서다. 한 컵 용량의 수프에 아보카도 1개 분량의 비타민E를 담은 수프, 분말 스틱과 캔 수프 등 1인 가구와 실버 세대에 맞춘 혁신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결과 일본의 수프 시장은 지난해 2조원대에서 올해 3조원대로 커졌다. 씹기 편하고 소화가 잘 되도록 만든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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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터키발(發) 금융위기… 신흥국으로 확산 조짐
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달 하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흥국의 외환·금융위기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 정책으로 시중에 풀었던 자금 회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터키와 아르헨티나 등에선 외환위기의 도화선에 불이 붙었다는 분석이다. 이들 국가는 거둔 세금보다 많은 지출로 재정적자가 쌓인 데다 무역수지 적자까지 기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독재 포퓰리즘에 빠진 터키올 들어 터키 리라화는 달러화에 대비해 42%가량 하락했다. 터키는 최악의 외환위기를 맞은 아르헨티나와 함께 신흥국 위기의 진앙지로 지목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무모한 외교·경제정책이 주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터키 리라화 가치의 하락세는 지난달부터 급격해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억류 중인 미국인 목사를 석방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요구를 일축하자 미국이 터키에 보복성 무역관세를 매긴 뒤다. 에르도안은 미국이 자국 내 소수민족 쿠르드족을 지원한 데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연초부터 환율이 뛴 것도 에르도안 대통령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장기 독재를 노리는 그는 작년 말부터 “금리를 올리면 국민 생활이 어려워지고 오히려 외화가 유출된다”며 금리 인상을 막았다. 외화가 빠져나가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경제 인식에 대한 우려로 외국 자본이 줄줄이 이탈해 환율이 급등한 뒤에야 터키는 기준금리를 소폭 인상했다.에르도안 대통령은 “미국에 달러가 있다면 우리에겐 알라(신)가 있다”며 미국과의 갈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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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는 '복지 포퓰리즘' 고질병… 자원 부국들 줄줄이 추락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등 남미 경제대국이 ‘국가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 아르헨티나는 18년 만에 또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 500억달러(약 56조원)를 받기로 했다. IMF 구제 금융은 외화가 부족해 외국에 진 빚을 갚을 수 없는 나라에 자금을 대출해 주는 제도다. 아르헨티나가 IMF 구제금융으로 연명할 수밖에 없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공무원 채용을 확대하는 등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정책으로 정부 지출이 증가하면서 재정적자가 불어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대중적 반발에 부딪혀 제때 경제 체질을 개선하지 못한 것도 주요 이유로 꼽힌다.방만한 재정 운용으로 ‘국가부도’ 위험 커져지난 6월 아르헨티나는 향후 3년간 총 5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다. 지난달엔 IMF에 구제금융의 조기 집행을 요청했다. 그만큼 위기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지난 3일 대(對) 국민 담화를 통해 “우리는 분수에 넘치게 살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세금으로 벌어들이는 것보다 큰 규모의 지출을 지속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수출용 곡물값 하락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지만 방만한 재정 운용이 위기를 부른 큰 요인이란 점을 자인한 것이다. 마크리 대통령은 정부 부처를 절반으로 줄여 공무원을 대폭 감축하겠다는 강도 높은 대책도 내놨다. 그러자 공무원들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연일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아르헨티나는 포퓰리즘 정책의 후유증으로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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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EU 등 선진국들 인터넷은행 적극 육성
지난해 출범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은산분리 규제에 꽉 막혀 추가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금융 선진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은행을 허가해 적극 육성하고 있다. 규제 완화를 통해 산업 자본의 은행업 진출 기회는 열어놓되 대주주에 대해선 특혜성 대출을 차단하는 감독체계를 갖춘 게 선진국들의 공통된 특징이다.제조업체들이 인터넷은행 운영세계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인 시큐리티퍼스트네트워크뱅크(SFNB)는 1995년 10월 미국에서 설립됐다. 미국에선 비(非)은행 금융회사는 물론이고 산업 자본에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허용하고 있다. 1956년 제정된 미 은행지주회사법(BHCA)에 따르면 산업 자본(비금융 주력자)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보유 한도는 25%다. 우리나라의 4%와는 큰 차이가 있다.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해외 인터넷은행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시중은행 산하 자회사 형태로 시장에 진출했던 미국 인터넷전문은행들은 2000년대 초반 대부분 실패한 뒤 모회사 사업부로 흡수됐다. 지금은 대부분 제조업체와 비금융사가 인터넷은행을 이끌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 제너럴모터스(GM) 등 대표 제조업체들도 인터넷전문은행을 운영하고 있다. 대신 미국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규정 215조에 의거, 대주주를 포함한 일체의 내부자에게 특혜성 대출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내부자 남용(insider abuse)’으로 간주해 엄벌에 처하고 있다.EU에선 산업 자본의 은행 소유를 금지하는 법안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일반 기업이 은행 지분을 일정 비율 이상 취득할 때마다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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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대기업 지분 제한에 묶여 원천적 한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인터넷전문은행이 국민의 큰 호응과 함께 금융권 전체에 전에 없던 긴장과 경쟁을 불러일으켰지만 (금융시장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고 말했다.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등장하면서 기존 은행들이 모바일뱅킹 대출을 활성화하는 등 온라인 시장이 확대됐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였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기존 금융시장에서 소비자를 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나서면서다. 하지만 은산분리 규제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이 한계에 부닥쳤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혁신 막은 규제 ‘붉은 깃발법’문 대통령은 같은 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19세기 영국의 ‘붉은 깃발법’을 예로 들었다. 영국 의회는 19세기 후반 증기자동차에 운전수, 증기엔진의 물을 끓이는 기관원, 그리고 기수 등 세 명이 탑승하도록 조례를 만들었다. 기수는 자동차 앞에서 걸어가며 붉은 깃발을 흔들어 자동차가 접근한다는 것을 알리는 동시에 자동차 속도를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영국이 이 같은 규제를 도입한 것은 자동차산업에 일자리를 뺏길 것을 두려워한 마부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영국이 이런 ‘붉은 깃발법’으로 규제를 유지하는 동안 독일, 미국, 프랑스 등은 내연기관 자동차를 발명했다. 영국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주변국에 뺏기게 된 계기가 됐다.문 대통령이 붉은 깃발법을 예로 든 것도 은산분리 규제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을 저해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