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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언어감수성을 발휘하면 좋은 관계가 시작된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말을 한다. 생각을 언어로 표현할 때 나는 얼마나 신중할까. 행여 내 말이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는 건 아닐까. 이는 누구나 고민하는 부분일 것이다.<신지영 교수의 언어감수성 수업>의 저자 신지영 교수는 사람들이 “피부 좋으시네요” “동안이세요” 같은 인사를 주고받을 때 피부처럼 언어도 예민하게 가꾸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언어감수성’을 떠올렸다. 신지영 교수가 오랜 기간 책을 출간하고 언론 인터뷰, 대중 강연, 방송 출연, 팟캐스트 진행 등을 하며 언어감수성을 강조하자 어느덧 많은 사람이 말을 할 때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정제하게 되었다.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재직 중인 신지영 교수는 ‘언어감수성 전파’의 공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비롯해 다양한 상을 받았으며 국립국어원 국어규범정비위원회 위원, 옥스퍼드영어사전 자문위원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그간 <언어의 줄다리기>, <언어의 높이뛰기>에서 언어를 밀도 있게 분석한 저자는 <신지영 교수의 언어감수성 수업>을 통해 우리의 언어생활을 하나하나 되짚어볼 장을 마련했다. ‘관계는 말에서 비롯된다’ ‘언어에도 감촉이 있다’ ‘타인을 부를 때 생각해야 하는 것들’ ‘대화가 필요한 당신에게’ 등 10개 장으로 나누어 실생활에 바로 접목할 수 있는 언어생활을 촘촘히 배열했다.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언어감수성은 대체 왜 필요한 걸까.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서로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내 말을 듣고 상처를 받았다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아픈 민족사의 상처 보듬는 가슴시린 이야기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2009년에 출간한 <잘가요, 언덕>의 개정 증보판이다. 2021년에 선보인 개정 증보판이 최근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필수 도서로 선정되면서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진입했다.작가가 배우 차인표라는 점도 주목받는 요소 중 하나다. ‘배우가 쓴 소설’을 읽다 보면 어느새 ‘소설가 차인표’를 만나게 된다. 저자가 이 소설을 쓰게 된 배경에서부터 감동이 피어오른다. 1994년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후 바쁘게 활동하던 그는 뉴스에서 ‘훈 할머니’ 이야기를 듣게 된다. 열여섯 살에 일본군 위안부로 강제 징용되어 캄보디아로 끌려갔다가 1997년 잠시 한국에 온 훈 할머니를 본 저자는 힘든 시절을 버텨낸 어르신들의 삶을 소설에 담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힌다.미국 럿거스 뉴저지 주립대학교 경제학과 출신에 독서광인 그는 곧바로 A4 용지 20장 분량의 초고를 완성했다. 애석하게도 노트북에 저장한 글이 날아가면서 소설 완성에 대한 꿈도 슬그머니 사라졌다. 그러다 2001년 한국에 정착하지 못한 훈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뉴스를 본 저자는 소설을 다시 쓰기로 결심하고 2006년 소설의 무대인 백두산을 방문한다. 이후 다양한 취재를 하고 나눔의 집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는 등 단단히 준비했다.그리고 여러 차례 수정을 거친 소설이 2009년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마음에 품은 이야기를 무려 11년 만에 펴냈고, 책을 낸 지 15년 만에 옥스퍼드 대학교 아시아 중동학부 한국학과 교재가 되었다.“내 속에 소설 몇 권이 들어 있다.”이렇게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실제로 마음의 글을 풀어내는 사람은 많지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옥탑방의 대책 없는 네 남자, 어쩐지 그들을 만나고 싶다

    망원동 8평 옥탑방에 사는 서른다섯 살의 무명 만화가. 이 한 문장에서 이미 이야기가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듯하다. 그걸 한 단어로 줄이라면 어렵지 않게 ‘한심’이 튀어나올 것이다. 이 한심한 공간에 더 갑갑한 인물들이 모여든다.무명 만화가 오영준이 만화를 출간했던 회사의 김부장은 퇴직 후 캐나다로 갔다가 못 견디고 귀국해 옥탑방에 기어든다. 오래전 만화 스토리 강의를 들은 인연으로 영준이 싸부라 부르는 50대 백수 아저씨도 슬그머니 기생을 시작한다.동네 가야마트 오픈 이벤트 ‘빨리 먹기 대회’에서 김부장과 대결해 승리한 20대 고시생 삼척동자. 그는 영준의 대학 동아리 후배로, 고시원에 방이 있지만 거의 옥탑방에서 살다시피 한다. 상품으로 받은 TV를 옥탑방에 기증해 함께 야구를 본다는 명목으로.20대 공무원 시험 준비생, 30대 무명 만화가, 40대 기러기 아빠, 50대 백수 아저씨, 대책 없는 네 사람이 8평에서 같이 지낸다고 생각해보라. 30평 아파트에 산다 한들, 고구마 100개를 먹은 듯 답답함이 밀려온다. 하지만 마당 넓은 옥탑이어서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고개 들어 올려다보면 눈앞에 있을 것 같은 그들의 집에 놀러 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상하게 잘 어울리는 그들의 케미에 합류하고 싶게 하는 작가의 놀라운 글솜씨 덕분이다.<불편한 편의점> 작가의 첫 소설<망원동 브라더스>는 국내에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고 해외로 뻗어가는 중인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후 11년이 지났음에도 꾸준히 시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작가의 다른 작품을 찾다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외딴섬에 초대된 열 명의 손님, 한 명씩 사라진다

    더위를 쫓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로 ‘추리소설 읽기’도 빠지지 않는다. 영국 작가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공포와 함께 과연 누가 악마일까, 추리하느라 더위를 느낄 겨를이 없다. 이 소설은 다양한 기록을 갖고 있다. 1939년 출간 이래 1억 부 이상 팔리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미스터리 소설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세계 3대 추리소설 중 하나이자, 여러 차례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 최고의 미스터리로 꼽힌다. 작가 자신이 뽑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하다.‘추리소설의 여왕’으로 불리는 애거사 크리스티는 장편 66권, 단편집 20권을 남겼는데 대부분이 수작이라는 점에서 놀라움을 안겨준다. 실제적인 캐릭터로 충격적 결말을 만드는 데 능란한 천재여서 가능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만난 적 없는 오웬이라는 사람으로부터 각기 다른 직업인 10명이 병점섬으로 초대받으면서 일어나는 10건의 살인사건이 주를 이룬다. 잘 아는 사람으로부터 연락받거나, 거절할 수 없는 묘한 제안으로 인해 사람들은 이상함을 느끼면서도 병점섬의 현대식 별장에 도착한다. 벽에 걸린, 열 꼬마 병정이 차례로 사라지는 내용의 시를 읽으면서도 다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들키지 않은 살인사건10명이 다 모였을 때 ‘아무런 경고도 없이 폐부를 찌르는 비인간적인 목소리’가 축음기에서 울려 퍼진다.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죄목으로 기소된 죄인들입니다”로 시작해 한 사람 한 사람의 죄를 지적한다. 어떤 사람을 죽였거나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10개의 죄가 낭독된 후 “법정에 선 피고 여러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열아홉 살 상상력이 만든 과학소설의 고전

    <프랑켄슈타인>은 여러모로 놀라운 소설이다. 영국 작가 메리 셸리가 19세에 썼다는 사실이 우선 놀랍다. ‘과학기술이 야기하는 사회적, 윤리적 문제를 다룬 최초의 소설’로 불리는 <프랑켄슈타인>은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퍼져나갔다. 1910년부터 여러 차례 ‘프랑켄슈타인’ 영화가 만들어지면서 ‘거대한 머리에 툭 튀어나온 이마, 꿰매어 붙인 것 같은 섬뜩한 긴 흉터, 관자놀이에 비죽 튀어나온 나사못’의 괴물을 ‘프랑켄슈타인’으로 오인하는 이들이 많다. 소설 속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만든 과학자의 이름이다.20세기 대중문화사에서 <프랑켄슈타인>만큼 무한 재생산된 원작 소설도 드물다. 2009년 뉴스위크 선정 ‘역대 세계 최고의 명저 100’, 2003년 옵서버 선정 ‘역대 최고의 소설 100’에 오른 <프랑켄슈타인>은 21세기에도 반드시 읽어야 할 명작 소설이다.소설 형식도 흥미롭다.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을 쫓다가 월턴 대장의 배에 오르게 되고 항해를 하면서 프랑켄슈타인이 털어놓은 이야기를 월턴 대장이 기록해 자신의 누나에게 보내는데, 이야기 속 화자가 프랑켄슈타인에서 괴물로 바뀌는 등 다소 파격적이다. 이러한 작법은 ‘괴물을 만든 인간’과 ‘인간에 의한 창조된 괴물’의 깊은 마음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수천 권의 장서 독파메리 셸리는 어떻게 19세에 세계적인 명작을 쓰게 되었을까. 그녀는 태어난 지 11일 만에 엄마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마음씨 고약한 계모 밑에서 자랐다. 계모가 학교에 보내지 않자 셸리는 아버지 서재에서 수천 권에 달하는 장서를 무서운 속도로 독파했다. 정치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 키우면 삶도 달라져

    “자주 불안한가요? 걱정이 많아서 우울한가요? 우울한 마음 때문에 자주 무기력한가요?”<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의 박상미 작가가 던진 질문이다. 자주 불안하고, 걱정이 많아 우울하고, 자주 무기력했다는 작가는 자신의 체험과 상담을 통해 만난 사람들의 사례에서 깨달은 ‘긍정이라는 기쁨의 여행길에 오르는 법’을 잔잔하게 펼쳐 보인다.‘내 감정을 책임지고 행복한 삶을 사는 법’이라는 부제처럼 되길 바라지만 우울함에 빠져 무기력한 삶을 사는 이들이 많은 세상이다. “당신은 더 행복해져야 할 사람입니다”라고 격려하는 박상미 작가는 심리상담가이자 문화심리학자로 책과 방송을 통해 수많은 사람에게 체험에서 우러난 치유 비법을 전하고 있다.책은 2개 파트로 나뉘어 있다. 1부는 ‘핵심감정, 방어기제, 분노, 무력감, 우울, 불안, 분리불안, 열등감, 공포, 유능감, 고독력, 자비, 감사’라는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한다. 내 안에 어떤 감정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그것을 알아차린 뒤, 긍정 감정을 끌어올리는 것이 최상의 독서법이다.먼저 나의 삶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는 ‘핵심감정’을 아는 게 중요하다. 핵심감정은 내가 깨닫기 전까지, 나의 무의식에서 끊임없이 내 삶에 개입한다. 박상미 작가는 교도소에서 상담할 때 “나를 무시해서, 굴욕감을 느껴서 충동적으로 행동했다”고 말하는 재소자가 많았다고 한다. 이는 어떤 말이나 행동이 트리거(어떤 사건을 유발한 계기)가 되어 그 사람의 핵심감정을 건드렸다는 의미다. 나의 핵심감정을 파악하라의붓아버지에게 “제대로 하는 게 하나도 없다”고 늘 구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아프리카 밀림을 돌며 경험한 신비한 삶

    모든 문학작품은 작가의 체험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있다. 1899년 조셉 콘래드가 발표한 <암흑의 핵심>은 체험 없이는 도저히 쓸 수 없는 작품이다. 실제로 조셉 콘래드는 1874년 폴란드를 떠나 프랑스 상선의 선원이 되었다. 27세에 1등 항해사가 된 콘래드는 29세에 영국으로 귀화했고, 33세에 선장 자격으로 기선을 타고 아프리카의 콩고강을 항해했다.조셉 콘래드는 8세 때 어머니를, 12세 때 아버지를 잃은 후 고생을 많이 하면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아 20여 권의 소설을 남겼다. 콘래드는 <자전적 기록>이라는 자신의 책에서 “어린 시절 아프리카 대륙에 대해 각별한 꿈을 꾼 적이 있다”고 회고했는데, 1890년 그 꿈을 실현하러 나섰다. 콘래드는 콩고에서의 독특한 체험을 극화해 인류에게 <암흑의 핵심>이라는 명작을 선물했다.유럽 국가들이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삼아 수탈을 일삼던 시절, 콩고 체험은 콘래드에게 대단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후 콘래드는 삶과 사회를 보는 눈이 달라졌으며 한 인간으로서도 성장할 수 있었다.<암흑의 핵심>은 역사상 최고의 전쟁 영화 중 하나로 손꼽히는 <지옥의 묵시록> 원작으로도 유명하다. <암흑의 핵심> 무대가 콩고 밀림이라면 ‘지옥의 묵시록’은 베트남전쟁을 다루었다. <암흑의 핵심>이 순진무구한 아프리카 사람들을 수탈한 제국주의를 간접적으로 고발했다면, <지옥의 묵시록>은 전쟁이 개인에게 끼치는 악영향을 잘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생생함과 위대함이 교차하는 소설<암흑의 핵심>은 170페이지 남짓으로 그리 길지 않지만 묵직한 울림을 안기는 소설이다. 소설의 서술자 ‘말로’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아버지의 사랑과 헌신 확인하며 이별하는 여정

    출간 1년여 만에 30만 부 기념 특별판 출간, 전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세운 기록이다. 빨치산 출신 사회주의자 아버지의 3일장 기간에 일어난 일을 그린 소설의 성적이라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필경 어두운 이야기가 펼쳐졌으리라 짐작되는 소설이 왜 큰 울림을 주는 걸까.진한 전라도 사투리 대사가 페이지마다 아로새겨진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읽기 쉽지 않을 거라는 선입견은 책장을 넘기는 순간 바로 깨진다. 소설을 읽는 동안 한국 현대사의 아픔과 그 한가운데서 수난을 겪은 개인의 질곡, 마을 전체를 아우르는 정,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까지 ‘사람’과 ‘사랑’이 넘쳐흐르는 것을 깨닫게 된다.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모교 강단에 섰던 정지아 작가는 실제 빨치산의 딸이다. 1990년 장편소설 <빨치산의 딸>을 펴내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만해문학상, 이효석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심훈문학대상, 서라벌문학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정지아 작가는 특별판 발간 기념 후기에서 1989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지는 날 아버지에게 “당신들이 목숨을 걸었던 이데올로기가 눈앞에서 무너지고 있는데 기분이 어떠시냐”라고 냉소적으로 물었다고 피력한다. 그러자 “나는 사회주의를 위해 목숨을 걸지 않았다. 인간은 목숨이 붙어 있는 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때는 그 대안이 사회주의였을 뿐이다”라는 답이 돌아온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최선을 다한 삶<아버지의 해방일지>에 아버지가 말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 삶&rsqu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