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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실수와 오해가 친구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

    이혼하고 직장에서 쫓겨나 우울증을 겪는 엄마와 사는 열여섯 살 조쉬, 친구 알렉스의 생일잔치에 초대받지 못해 비참하고 기분이 나쁘다. 게다가 알렉스가 리키와 얼굴을 맞대고 찍은 사진이 반 친구 모두가 보는 프렌드북에 올라왔다. 조쉬는 자신이 좋아하는 리키가 여전히 알렉스의 연애 상대인지 궁금하다. 하지만 알렉스가 프렌드북 친구를 끊어버려 볼 수가 없다.궁금함을 참지 못한 조쉬가 알렉스의 프렌드북에 접속해 여러 차례 시도한 끝에 비밀번호를 알아낸다. 알렉스가 아직 안 본 ‘빨간 하트가 붙어있는 메시지’를 클릭한 조쉬의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모범생 안나가 알렉스에게 자신의 몸 사진을 찍어 보냈던 것. 순간 조쉬는 알렉스를 골탕 먹일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알렉스의 이름으로 안나 사진을 프렌드북에 올려 모두가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프렌드북 유출사건>을 쓴 독일작가 토마스 파이벨은 ‘아동·청소년과 컴퓨터’를 주제로 칼럼을 쓰고 강연하는 저널리스트로도 유명하다. 청소년들의 소셜네트워크 중독을 다룬 청소년 소설 <‘좋아요’를 눌러줘!>로 2014 라이프치히 독자상을 수상했고, 전자매체의 올바른 사용에 헌신한 공로로 독일 도서관&정보협회로부터 카를 프로이스커 메달을 받았다.SNS 전반에 해박한 작가가 쓴 만큼 <프렌드북 유출사건>은 바로 우리 옆에서 일어난 일처럼 생생하다. 또한 스토리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어디로 귀결될지 짐작하기 힘들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SNS 범죄에 중형 선고요즘 SNS를 통한 범죄가 연일 일어나고 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SNS상의 범죄는 형량이 높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캐릭터를 알면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캐릭터는 ‘소설이나 연극 따위에 등장하는 인물’을 뜻한다. ‘작품 내용 속에서 드러나는 인물의 개성과 이미지’라는 의미도 있다. 소설의 3요소인 ‘인물, 사건, 배경’이 다 중요하지만 인물 설정이 확실하지 않으면 사건을 진척시킬 수 없다. <캐릭터는 살아 있다>에서 분석하는 인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화 작품 속의 주인공들이다. 그런 만큼 잘 아는 스토리와 친숙한 인물을 통해 캐릭터의 개념을 확실하게 익힐 수 있다.동화작가이자 평론가인 김서정 저자는 ‘학문적 체계보다 상상과 공감을 가지고 캐릭터의 내면을 들여다보고자 했다’고 서문에 밝혔다. 또한 각각의 작품을 쓴 세계적 작가들의 작가론도 함께 실어 작품을 쓴 배경도 엿볼 수 있게 했다.저자는 동화를 ‘캐릭터의 장르’로 규정하며 동화 속 캐릭터의 세 가지 특징을 제시했다. 첫째 특징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과 사물을 포함한다는 점이다. 동물과 사물은 의인화되면서 인간적인 성품이나 능력, 특성을 보여준다. 동화 캐릭터의 둘째 특징은 어떤 전형으로 쓰인다는 점이다. 곰돌이 푸우는 태평하고 호기심 많은 아이, 빨강머리 앤은 상상력과 언어의 힘으로 무장한 채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자기 인생을 개척하는 여자아이의 상징이 되는 식이다. 셋째 특징은 사건을 이끌어가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그 힘을 찾아내면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백설공주는 성장형 캐릭터피노키오는 아빠가 하나밖에 없는 외투를 팔아 사준 책을 서커스 입장권과 바꾸고, 학교에 가는 대신 장난감 나라로 도망가고, 거짓말하다가 코가 늘어나는 등 온갖 나쁜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선생님과 학생들, 어느 쪽이 거짓말하는 걸까

    도쿄의 명문 사립 세이카학원. 이 학교 중등부 3학년 D반 학생 15명이 교내 체험캠프에 참가했다. 동일본 대지진 후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의 피난소를 가정해 교실에서 침낭을 깔고 하룻밤 지내는 훈련이다. 한밤중에 D반 담임 히노 선생이 남학생 7명이 모여 있는 3층 교실로 순찰을 와서 “모든 구조와 보급이 끊긴 절망적인 상황에서 한 명이 희생돼야 한다면 누구를 선택할지 논의해보라”고 지시한다. 마치 왕따를 지목하라는 듯한 상황에서 희생자로 선택된 시모야마 요헤이가 한밤중에 집으로 돌아가면서 문제가 시작된다.학부형들은 불같이 항의하고, 학교 측은 행여 문부과학성에 알려지면 어쩌나 안절부절 못한다. 문제의 히노 선생은 절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며 학생들이 왜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펄펄 뛴다. 학생이 거짓말한다는 선생, 선생이 이상한 상황을 조장했다는 학생, 대체 누구 말이 맞을까?<음의 방정식>의 작가 미야베 미유키는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뛰어난 필력으로 다수의 문학상을 받았다. 일본 추리소설의 여왕으로 불리는 미야베는 여러 조사에서 한국 독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에쿠니 가오리와 요시모토 바나나를 제치고 ‘가장 좋아하는 작가란’에 수차례 이름을 올렸다. 추리소설, SF, 판타지, 시대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사회 모순과 병폐를 날카롭게 파헤치면서도 상처받는 인간의 모습을 따뜻하고 섬세하게 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교 문제와 가정 문제중편 분량의 이 소설은 미스터리 방식으로 스토리가 진행되다가 거의 마지막에 가서야 사건의 윤곽이 드러난다. 짧은 이야기 속에 학교 문제와 가정 문제를 잘 버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마음속 이야기를 작품으로 형상화하라

    우리나라 드라마가 세계를 휘어잡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오징어 게임’이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비롯한 6개 상을 휩쓸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넷플릭스 비영어 TV부문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수리남’도 높은 관심 속에 방영 중이다.지난 8월 기준 세계 3억2067만 가구가 넷플릭스에 가입했으며, 우리나라에서만 1117만 가구가 넷플릭스를 시청하고 있다. 앞으로도 넷플릭스 가입자는 늘어날 것이고, 넷플릭스는 인기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한국에 투자를 크게 늘리고, 계속적으로 한국 작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넷플릭스처럼 쓴다>는 넷플릭스에서 팔리는 작품의 비밀인 ‘설득력 있는 세계관, 독창적인 착상, 매력적인 인물, 긴장감 있는 이야기’를 공개한다. 이 책은 드라마·영화·게임 제작자에게 검증받은 할리우드 최고의 작가 66명이 쓴 글을 시나리오 작가이자 단편 영화 감독인 로리 램슨이 구성했다. 로리 램슨은 ‘특정 부분만 잘 쓰는 반쪽짜리로 만족할 것인가, 투자자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인기 작가로 거듭날 것인가. 지금 당장 당신에게 돈과 명예를 가져다줄 바로 그 작품을 쓰자!’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가장 적합한 내용들을 선별해 취합했다. 66가지 기법 실전연습로리 램슨은 ‘66가지 실전연습을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한 편의 빼어난 작품이 탄생’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많은 사람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다. 그것을 풀어내 소설이든 드라마든 만들고 싶다면 66가지 기법을 내 것으로 소화해 작품에 적절히 적용하길 권한다.<넷플릭스처럼 쓴다>는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한 사람의 거룩한 꿈이 이룬 아름다운 숲

    올여름 세계가 이상 기온으로 큰 곤욕을 치렀다. 석 달 동안 폭우가 내린 파키스탄은 전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겼고, 500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으로 저수지가 말라붙은 유럽에서는 유적이 발견되는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우리나라는 115년 만의 폭우로 서울 강남이 물에 잠기고, 힌남노 태풍으로 경북 포항지역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지구를 위협하는 온난화는 가시광선은 통과시키지만 적외선은 흡수해버리는 이산화탄소의 증가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탄산가스의 막이 우주로 내보내는 복사열을 차단해 온실효과를 만들어내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지구의 기온이 2도만 올라가도 아열대와 반건조지대의 식량 생산이 크게 줄어들고,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올라가면서 낮은 지대가 침수되는 심각한 사태가 올 수 있다. 이산화탄소의 양이 무섭게 증가하는 이유는 화석연료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데다 나무를 마구 베어 삼림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곳곳의 대형 산불과 함께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 열대림이 파괴되는 것도 큰 문제다.지구 위기 때문에 답답한 가슴이 <나무를 심은 사람>을 읽으면 힐링되면서 해결책을 생각하게 된다. 이 작품은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가 자신이 살던 오트 프로방스의 고산지대를 여행하다가 목격한 일을 소설화한 것이다. 단편소설이어서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책을 덮고 나면 긴 여운이 따라다닌다. 애초에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발표했던 이 작품은 13개 언어로 번역됐고,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세계인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황무지에 나무 심는 남자소설 속 화자 ‘나’는 여행자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고산지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100년 넘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대표적 유령소설

    사고로 부모를 잃은 두 남매가 사는 시골의 오래된 저택에 새로운 가정교사가 온다. 전 가정교사와 남자 일꾼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죽음의 그림자와 낡은 시골 저택, 벌써 오싹하지 않은가.《나사의 회전》은 넷플릭스 드라마 ‘블라이 저택의 유령’, 영국 영화 ‘공포의 대저택’, 충격적 반전을 담은 ‘디 아더스’, 2020년 개봉한 미스터리 고딕 호러 ‘더 터닝’의 원작이다. 그 외에도 수많은 공포영화가 《나사의 회전》에서 힌트를 얻었다.소설 초입에서 더글러스라는 인물은 일행에게 어떤 여인이 죽기 전에 기록한 글을 갖고 있다며 ‘기괴하고 흉측스럽고, 공포와 고통을 주는 내용’이라고 소개한다. 헨리 제임스가 1898년 이 작품을 발표할 때의 창작 의도를 대변하는 말이다.이 소설은 단순히 공포에 그치지 않고 ‘사실적인 서술에다 성격 묘사에 중점을 두고 인간 행동의 내면에 있는 심리적 동기를 심리학적 혹은 병리학적으로 해부하여 분석해 나가는 심리주의 문학의 모태’라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버지니아 울프, 제임스 조이스, 조지프 콘래드, D H 로런스 같은 유명 작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며 ‘의식의 흐름’ 기법을 개척한 작품이다. 두 유령이 나타나다영미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헨리 제임스는 22편의 소설과 113편의 단편을 남겼는데,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킨 작품이 바로 《나사의 회전》이다. 이유는 모호성 때문이다. 유령의 존재에 대한 의견이 여전히 분분하다. 소설 속에 엄연히 유령이 등장하지만 가정교사가 글자를 읽지 못하는 가정부에게 유령의 존재를 인정하도록 교묘한 방법으로 심문과 심리적 학대를 한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고교생도 읽을 수 있는 '쉽게 쓴' 반도체 스토리

    뉴스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산업 용어를 들라면 단연 ‘반도체’일 것이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벌써 몇십 년째 이어지는 현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관련 학과 정원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가장 먼저 찾아간 곳도 삼성반도체 평택공장이었다. 반도체로 인해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9년 만에 우리나라를 추월할 것이라는 연구기관의 분석 결과도 나온 바 있다.반도체가 뭐길래 국가의 GDP 순위를 바꾸고, 국가원수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까. 20여 년간 반도체산업계에서 일한 뒤 인하대 신소재공학과로 자리를 옮긴 최리노 교수는 반도체 공부를 원하는 고등학생과 반도체를 더 많이 알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정확히 표현하면 이 책은 ‘반도체 소자’에 관한 책이다. 반도체는 전기가 잘 통하는 도체와 통하지 않는 부도체의 중간적 성질을 나타내는 물질을 뜻한다. 부연설명하자면 도체와 부도체 사이의 전기전도도를 지니는 물질로, ‘전기전도도를 인위적으로 정밀하게 조절하는 것이 가능한 물질’을 말한다.반도체 소자는 반도체 물질을 이용해 만든 ‘전자 소자’를 뜻한다. 소자란 ‘어떤 특정한 역할을 수행하도록 제작된 부품’이란 의미다. 반도체 소자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량 가운데 2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산업이다. 많은 국민이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선전에 자부심을 느끼며 응원하고 있다. 진공관을 대체한 반도체 소자1900년대 초 등장한 전자제품의 기능은 매우 단순했다. 50여 년 동안 진공관 소자를 기반으로 전화, 라디오, TV

  • 이근미 작가의 BOOK STORY

    스무 마리 동물 속에 인간의 모습이 담겨 있다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는 매우 독특한 소설이다. 모두 스무 종류의 동물이 등장하는 짧은 소설 모음인데, 주인공 이름은 동일하게 ‘비스코비츠’다. 잘생겼거나 용감한 수컷 비스코비츠가 좋아하는 상대의 이름은 리우바, ‘꿈결처럼 아름답고, 하품처럼 달콤하고, 베개처럼 부드러워’ 매우 매혹적이다. 그리고 친구 페트로빅, 주코빅, 로페즈가 수시로 등장해 다양한 상황을 만든다.돼지, 사자, 앵무새 같이 자주 들어본 동물도 나오지만 잠쥐, 되새, 쇠똥구리, 전갈같이 특성을 잘 몰랐던 동물도 줄줄이 등장한다. 스무 마리 동물 주인공의 특성에 맞춰 이야기를 만드는 게 쉽지 않아 보이지만, 생물학을 공부하고 2년 동안 동물유전학연구소에서 일한 알레산드로 보파에게는 즐겁고 흥미로운 일이었다.모스크바에서 태어나 이탈리아에서 공부했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태국 등지에서 산 보파는 친구들에게 엽서를 자주 보냈는데, 한 친구가 “좀 더 긴 글을 쓰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래서 쓰게 된 ‘낙타 이야기’를 통해 글쓰기에 흥미를 느껴 소설가가 됐다.생물학을 기묘한 우화로 재탄생시킨 보파의 첫 소설 《넌 동물이야, 비스코비츠!》가 출간되자마자 천재 작가가 등장했다는 갈채가 쏟아졌다. 이 소설에 대해 평론가들은 ‘다양한 동물이 지닌 본능과 습성을 바탕으로 인간의 동물적 욕망뿐만 아니라 악하고 약하고 모순적인 면을 다각적으로 그려냈다’고 평했다. 동물들의 특성에 맞춰 쓴 각기 다른 오묘한 이야기 속에 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 카멜레온과 앵무새의 고민색깔을 조금 섞고 기관지를 부풀리면 가족도 자신을 못 알아보자 카멜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