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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 서비스업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
잘사는 국가일수록 서비스업 비중이 크다. 197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 사이먼 쿠즈네츠는 역사적으로 모든 나라는 농업에서 제조업으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비중이 커진다는 점을 밝혀냈다. 고용 비중은 물론 가구별 소비도 소득이 높은 국가일수록 서비스업에 집중됐다. 소득이 높을수록 서비스업의 비중이 커지는 현상을 ‘쿠즈네츠 현상’이라고 한다. 노동생산성과 서비스 혁신경제학자 니컬러스 칼도어는 산업 구조는 농업에서 제조업,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변화하지만, 장기적으로 총소득에서 자본과 노동이 벌어들이는 비중은 언제나 일정하다고 주장했다. 일명 ‘칼도어 현상’이다. 쿠즈네츠 현상과 칼도어 현상이 양립한다면, 인공지능 기술이 충분히 발전해 경제 전반에 널리 사용되는 세상이 와도 노동과 자본의 비중이 거의 일정할 것이라는 결론이 가능하다.이를 설명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는 노동생산성이다. 일반적으로 노동생산성은 서비스업보다 농산품이나 공산품 분야에서 상승폭이 크다. 농업이나 제조업에서는 기계가 노동을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노동 수요가 감소하면서 임금 하락이 발생한다. 만약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 이는 소득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을 낮추게 된다. 여기까지는 칼도어 현상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듯 보인다. 하지만 농업이나 제조업에서 기계가 노동을 대체하면서 발생한 임금 감소는 서비스업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이 등장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서비스 생산은 노동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임금이 하락하면 새로운 서비스의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혁신 유인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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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비결은…
한때 아르헨티나는 꽤 잘사는 국가였다. 1890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의 40% 정도였으니, 중간 그룹에 속하는 수준이었다. 이는 일본이나 캐나다와 비슷했고, 프랑스보다는 약간 높았다. 농업으로 성공한 아르헨티나는 산업화 단계로 전환하지 못하면서 1930년대 들어 쇠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선진국 반열에 진입하지 못하고 미끄러져버렸다.물론 아르헨티나만은 아니다. 대다수 국가가 중간 그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중진국 함정’이라는 용어가 생겨난 이유다. 그렇다고 모든 국가가 중진국의 덫에 빠진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가 대표적이다. 1960~1997년 고도성장기를 지나며 중간 소득 국가에 진입한 이후 외환위기를 계기로 중진국 함정에서 빠져나왔다. 중진국 함정을 벗어나 선진국 대열에 합류하는 과정은 복합적이지만, 핵심에는 혁신을 중심으로 하는 제도개혁이 있다. 즉, 축적과 모방을 중심으로 한 성장을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혁신에 의한 성장이 이뤄지도록 제도의 방향 전환에 성공할 때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따라잡기 정책과 혁신 정책대런 애쓰모글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를 기술을 따라잡는 국가와 자체 혁신을 이루는 국가로 구분한다. 모든 나라는 두 노선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기술 따라잡기를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삼는 국가는 주로 후발 국가들이다. 후발 주자 수준에서 벗어날 만큼의 상당한 기술 도약을 위해서는 모방이 효율적인 전략이기 때문이다.반면 이미 앞서가는 국가들은 자체 혁신을 추구한다. 이들 국가에서 따라잡기 전략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아주 사소한 정도기 때문이다. 문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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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사회적 이동성 높여 경제성장에 기여
부모와 자녀의 소득은 비슷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이라면 그만큼 사회 이동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경제학자들은 한 국가 내에서 사회 이동 가능성이 확보될수록 그 나라의 소득 불평등 정도가 낮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사실을 보여주는 그래프를 ‘위대한 개츠비 곡선’이라고 한다. 혁신과 최상위의 불평등사회적 이동 가능성과 소득 불평등의 관계는 최상위 1% 계층만을 대상으로도 살펴볼 수 있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사회 이동 가능성이 높을수록 최상위 1%가 차지하는 소득 비중이 감소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등의 지역은 대표적으로 최상위 1%의 소득 비중이 큰 지역이다. 동시에 이들 지역은 혁신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제학자들은 자연스럽게 불평등이나 사회 이동을 결정짓는 잠재적 요소로 혁신을 감안하게 됐다.슘페터는 혁신은 독점으로 인한 이득을 기대하는 사업가의 활동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지식재산권을 중요하게 여긴 이유다. 경제사학자 조엘 모키르는 특허제도가 천재의 불꽃에 기름을 붓는다는 표현으로 특허제도의 중요성을 표현하기도 했다. 제도의 도움 덕분에 혁신에 성공한 혁신가는 ‘최상위 1%’ 계층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한 국가 혹은 지역이 혁신적일수록 최상위 1% 계층의 소득 비중이 증가한다는 예상이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혁신이 소득 분포상 상위권의 소득 불평등을 높이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즉, ‘최상위의 불평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혁신과 사회적 이동성혁신은 사회적 이동성도 높인다. 혁신은 옛 기술을 대체하며 과거 혁신가들이 얻은 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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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 디지털 전환, 기술과 제도의 융합으로 이뤄져
인류가 경제 성장을 경험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초다. 바퀴와 인쇄술, 나침반과 같이 인류에게 영향을 미친 발명품은 많았지만, 산업혁명 이전의 발명은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성장의 시작이 유럽의 작은 나라 영국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오랜 기간 인류의 혁신을 선도했던 나라는 대국인 중국이었기 때문이다 맬서스의 덫과 기술산업혁명 이전까지의 저성장 시대를 설명한 학자는 토머스 멜서스다. 그는 토지가 한정적인 탓에 인구가 증가하면 1인당 총생산이 필연적으로 감소한다고 주장했다. ‘멜서스의 덫’은 기술 발전이 결코 1인당 생산성을 높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어떤 이유에 의해서든 1인당 생산성이 높아져 생활수준이 개선되면 반드시 인구가 증가하고, 이는 다시 1인당 생산성을 낮춘다는 논리다.하지만 산업혁명 이후부터 멜서스의 덫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다. 경제가 성장한 것이다. 흔한 설명은 기술학적 근거다. 농업에서 산업사회로 전환하면서 생산성의 원천이 한정된 토지에서 벗어나 축적 가능한 자본으로 옮겨가면서 생산성 증가가 인구 증가 속도보다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인구 규모를 바탕으로 한 설명도 있다. 인구 규모의 확대는 시장의 확장을 의미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의 원천이 많아져 총생산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 발전으로 인구가 폭증하면 1인당 총생산은 다시 낮아진다. 여기서 ‘인구구조의 전환 이슈’가 개입한다. 산업혁명 이후의 생산성은 첨단기술에 의해 견인됐으므로, 고도의 기술을 보유한 나라일수록 자녀들이 신기술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는 것이다. 이는 아이를 적게 낳고, 아이의 교육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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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How, Why 중 디지털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일에는 대의명분이 있어야 억지로가 아닌, 진심인 사람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개인들 역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에 부합하는 일을 할 때 열정을 불타오르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대의명분 없이 무언가를 한다. 성적에 맞춰 선택한 학과에, 높은 연봉에 이끌려 들어간 회사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글로벌 트렌드라는 이유로 시작한 디지털 전환에 실패하는 이유다. 잘못된 비전과 미션물론 많은 기업이 비전이나 미션이라는 이름으로 대의명분을 갖고 있다. 문제는 잘못 설정된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최고가 되자는 것이나, 성장해야 한다는 점을 미션으로 삼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최고가 되자는 기업의 비전은 자신들이 최고고 이 특출난 제품을 모든 소비자가 원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최고의 제품에서 소비자들이 가치를 얻는다는 말도 빼놓지 않는다. 이런 비전에는 이해관계자 가운데 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고, 이익도 자신이 가져가겠다는 자기중심적 태도가 깔려 있다. 하지만 최고의 생산물이 비전이 될 수는 없다. 경쟁사가 더 좋은 제품을 만들거나 더 나은 기술이 개발돼 최고에서 밀리게 되면 비전은 사라지는 셈이 된다. 또한 비전이나 미션을 정할 때 제품에 초점을 맞추면, 제품 생산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부서의 직원들은 박탈감을 느끼고 자신들을 들러리로 여기게 된다. 비전과 미션은 모든 직원이 개인적 이익이나 제품을 넘어서는 명분을 실현하는 데 동참하고, 그 과정에서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디지털 전환과 성장성장을 미션으로 삼는 경우도 많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추구하는 요즘, 특히나 많은 기업이 성장을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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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시대에도, 디지털 시대에도 사랑받는 기업
기업의 수명이 짧아졌다. 1950년대 기업 평균 수명은 약 60년이었다. 반면 오늘날은 20년이 채 되지 않는다. 기업이 변화하는 속도가 어지러울 만큼 빠른 탓이 아니다. 경쟁자의 엄청난 혁신 탓도 아니다. 세상에 발맞춰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근시안적 관점이 만연한 탓이다. 주주 자본주의와 근시안적 경영비즈니스 세계에 근시안적 관점이 생겨난 것은 불과 50년 전이다. 《인피니트 게임》의 저자 사이먼 시넥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밀턴 프리드먼의 1970년 기고문이 그 시작점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기업의 목적은 무엇인가’를 통해 기업에 주주가 최우선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사유재산 제도하에서 경영자는 주주의 피고용인이므로 주주에게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책임이란 사회의 기본 규칙을 지키면서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버는 것으로 정의했다. 즉, 기업의 최우선 목표는 부의 축적이며 그 돈은 주주 몫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시각은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더 만연해져 ‘주주 자본주의’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린 스타우트 코넬대 교수는 그의 책 《주주 가치의 신화》를 통해 주주 자본주의가 기업가의 역할을 변모시켰다고 설명한다. 20세기 중반까지 미국 기업들은 부자는 물론 일반 시민에게도 투자할 기회를 제공했다. 기업 임원들은 스스로를 주주 외에도 채권자, 협력업체, 직원,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는 관리인으로 여겼다. 하지만 프리드먼 이후 임원들은 기업 소유주에게 책임을 다하는 사람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기업과 은행의 성과급 제도는 점점 더 단기 성과에 집중했고, 소수의 사람에게만 이익을 몰아줬다. 회사가 직원을 보살폈고, 직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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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베트남전쟁에서 실패한 이유는
미국은 베트남전쟁에서 패배했다고 평가받는다. 객관적인 결과에 비춰보면 다소 의아한 결과다. 사망한 군인의 규모가 대표적이다. 베트남에 주둔했던 10년간 미국은 5만8000명을 잃었다. 반면 북베트남의 인명 피해는 300만 명이 넘었다. 이를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환산하면 1968년 당시 미국인 2700만 명이 사망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유한게임과 무한게임베트남전에 미국이 패배했다는 표현은 옳지 않다. 그보다 전쟁을 지속할 의지와 자원을 모두 소진해 전쟁을 그만뒀다는 평가가 정확하다. 《인피니트 게임》의 저자 사이먼 시넥은 베트남전을 이해하려면 유한게임과 무한게임의 시각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유한게임은 참여자 전부가 공개되고, 규칙도 정해진 게임이다. 게임의 목적은 상호합의로 정해져 있으며, 어느 한쪽이 그 목적을 먼저 달성하면 게임이 종료된다. 운동경기가 대표적이다. 선수들은 유니폼을 입고 있어 참여자가 식별되고, 명확한 규칙과 심판이 존재해 규칙을 어겼을 때 발생하는 페널티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게임은 끝난다. 반면 무한게임에서는 참여자 전부가 공개되지 않는다. 명문화되거나 상호합의된 규칙도 없다. 참여자 행동을 통제하는 관습이나 법은 있겠지만, 그 범위 내에서라면 얼마든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 무한게임은 시간도 무제한이다. 명확한 종료 시점이 없어 사실상 ‘이긴다’는 개념이 성립되지 않는다. 무한게임의 주목적은 게임을 계속하면서 오랫동안 유지해나가는 것이다.이렇게 보면 일상생활은 온통 무한게임이다. 학교는 유한하지만 교육 자체에는 승패가 없다. 취직이나 승진 과정에선 경쟁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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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시대에도 아날로그 기업들이 장수하는 이유
‘따라잡지 못하면 죽는다.’ 변화의 순간마다 기존 기업들이 외치는 구호다. 테크기업의 기하급수적 성장을 되돌아보면 근거 없는 위기의식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 기업들은 변화에 끊임없이 대처해왔다. 오늘날 포천 500대 기업 가운데 1995년 존재하지 않았던 기업은 17개에 불과하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나머지 483개 기업은 주된 비즈니스 모델이 달라졌을지언정 어떤 형태로든 존재한 것이다. 기존 기업에 대한 오해물론 거대 테크기업의 부상에 쓰러진 기업도 많다. 노키아와 코닥, 블록버스터가 대표적이다. 굉장히 인상 깊은 결과지만, 지난 30년간 경제 전반을 둘러보면 심각한 수준의 파괴는 발생하지 않았다. 기술 혁신으로 무장한 거대 테크기업과 유니콘 스타트업이 기존 레거시 기업의 자리를 대신하리란 예상과는 달리 대부분의 기존 기업은 오늘날 디지털 세계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줄리언 버킨쇼 영국 런던경영대학원 교수는 1995년과 2020년의 포천 500대 기업과 글로벌 500대 기업 리스트를 비교하며 이를 강조한다. 1995년과 비교할 때 사라진 기업은 각각 17개와 10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디지털 혁신 혹은 디지털 전환으로 모든 부문이 위협받는다거나, 기존 기업이 적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인식은 섣부른 선입견일 수 있음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1995년 이후 설립돼 2020년 포천 500대 리스트에 오른 신규 기업들은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반면 주류기업은 이들보다 성장세가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기존 기업들의 적응전략기존 기업들이 변화에 적응한 전략은 다양했다. 정면승부는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전략이다. 뉴욕타임스가 온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