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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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안면인식기술 지닌 MS가 규제를 요청한 사연은
사실 규제를 원하는 주체는 기업이다. 규제가 마치 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방해하는 요인처럼 여겨지지만, 현실에서 규제는 안정적인 기업활동을 가능케 하는 안전망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낡은 규제다. 기술의 발전과 이로 인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사회·경제가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는 못하는 규제를 대신할 새로운 규제가 필요하다. 이 역시도 기업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제도가 시장을 앞서간 사례는 많지 않다. 원칙 있는 혁신제도가 시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흠결이 아니라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법과 제도의 예측 가능성은 안정적인 사회 유지에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새롭고 사회 전반에 도움이 되는 변화라 할지라도 오랜 기간 축적된 기존 사회기반을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혁신의 대가로 안정을 포기할 경우 더 큰 혼란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 반대도 성립하지 않는다. 안정의 대가로 혁신을 포기한다면 성장을 경험할 수 없다. ‘혁신의 제도화’를 통한 원칙 있는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마이크로소프트의 고민도 여기에 있었다. 그들은 1990년대 반독점 소송을 경험하면서 기술과 제도 발전의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고 있었다. 시작 단계부터 규제를 고민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시장에서의 성공 사이에 선택을 강요받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는 정부에 규제를 요청하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인공지능(AI) 안면인식 기술이 대표적이다. 기업이 정부에 특정 제품을 규제해달라는 요구를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관련 기술이 다른 기업보다 뒤처져 경쟁자들의 속도를 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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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폭발적 성장 비밀은 따로 있었다
전화는 1876년 등장했다. 이후 1억5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때까지 89년이 걸렸다. 같은 수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데 흑백 TV는 38년이 걸렸고, 가방에 넣기도 어려울 만큼 컸던 초기 휴대폰은 14년이 걸렸다. 그러나 오늘날 소프트웨어나 스마트기기는 1억5000만 명에게 확산하는 데 1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디지털경제 대비하는 전형적인 방법들수닐 굽타 하버드경영대학원 석좌교수는 엄청난 속도로 다가오는 디지털 물결에 기업이 반응하는 형태를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첫 번째 유형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반응이다. 분명 디지털 툴은 효율성 측면에서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은행이 지점 수를 줄이고 모바일 뱅킹으로 전환하는 효율을 추구한다고 해도 알리바바와 같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금융서비스가 등장할 경우 비용 효율을 추구하는 전략은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두 번째 유형은 빠른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겠다는 반응이다. 실제 많은 기업이 크고 작은 내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뚜렷한 결과가 없다. 독일 헨켈 기업의 회장은 내부에서 약 200개의 신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음을 발견했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찾지 못했다.세 번째 유형은 크고 느린 배인 대기업은 혁신에 적합하지 않으니 작고 빠른 배를 만들어 혁신을 장려한다는 반응이다. 대기업 내부의 관료주의로 신기술의 도입과 혁신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한계 극복을 위해 직원을 선발해 실리콘밸리로 파견 보낸다. 하지만 아무리 특출난 자원이 실리콘밸리의 문화를 배워온다 한들 변화의 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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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0' 회사를 10억달러에 인수한 저커버그의 도박
미러만 보고 운전할 수는 없다. 내부 데이터에만 의존해 기업을 경영할 수 없다는 의미다.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외부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재무 지표와 같은 내부 데이터 분석에만 매달린다. 이는 매우 수동적인 방식이다. 빠른 변화가 수반되는 디지털 시대의 내부 데이터는 과거에 대한 결과를 의미할 뿐 변화하는 환경에 대한 근거를 제공해주지 못한다. 후행 데이터로서의 내부 데이터21세기 초반 인터넷 시대가 오면서 기업들이 데이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문제는 분석할 데이터가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이 지하실에 처박혀 있거나 종이에 기록돼 있어 사용할 수 있는 형식이 아니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다음으로 유명한 래리 엘리슨의 오라클이 급성장한 시기도 이쯤이다. 그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개발해 내부 데이터를 디지털화했다. 2016년 포천 500대 기업의 98%는 오라클의 고객이었다.문제는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ERP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물론 내부 데이터에 대한 효율적인 접근은 언제나 중요하다. 하지만 ERP 시스템은 과거 사건에 기반한 후행 데이터라는 점에서 명백한 한계를 갖는다. 내부 데이터는 아주 세밀한 단위까지 내려가 정밀한 분석이 가능하지만, 이렇게 얻은 통찰은 여전히 과거에 관한 것이다. 미래 전략 수립을 위한 경쟁 기업의 최근 투자 혹은 산업 동향에 관한 정보를 담아내지는 못한다. 2000년대 초반 모바일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던 블랙베리의 몰락은 내부 데이터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준다. 블랙베리의 공동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라자리디스와 짐 발실리는 2007년 1월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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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빨랐던 페이스북은 어떻게 거대공룡이 되었나
디지털 세상에서 독점은 지속될 수 없어 보였다. 끊임없이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했던 넷츠케이프는 익스플로러의 등장으로 하루 아침에 자취를 감추었고, 폭발적인 유행세를 보였던 소셜 미디어의 선구자 마이스페이스는 페이스북의 등장으로 사라졌다. 클릭 한 번으로 어디든 접근가능한 디지털 세상에서 독점의 전제가 되는 진입장벽은 과거의 유물로 여겨졌다. 더는 규모의 경제가 중요해 보이지 않았고, 작고 빠른 배가 성공하는 세상인 줄로만 알았다. 디지털 시대의 독점혼돈의 시대가 끝난 2010년대에 들어서자 세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3년 된 회사는 중년, 5년 된 기업은 죽음에 근접했다’는 디지털 시대의 도식은 이제 성립하지 않았다. 작고 빠른 배를 대표하던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은 쇠퇴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몸집이 커져만 갔다. 2000년대 초반 수십 개나 되던 검색엔진은 모두 사라지고 하나만 남게 되었으며, 물건을 사려고 방문하던 수백 개의 웹사이트 역시 모든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하나의 웹사이트로 집중되었다. 거인이 된 이들 기업에 도전하는 신생기업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인수는 디지털 세상의 경쟁구도가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었다. 인스타그램의 등장은 페이스북의 입지를 약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소셜 네트워크에 사진과 비디오 컨텐츠를 연결하여 공유하는 인스타그램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었고, 사업 시작 18개월 만에 사용자는 3000만 명을 넘었다. 인터넷 시대의 원칙에 따르면 당시 설립 8년 차인 페이스북은 강력한 도전자의 등장으로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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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혁신에 성공하고 일본은 실패하는 이유는
독점은 혁신의 결과지만, 그다음 혁신의 방해 요인이 되기도 한다. 1970년대 일본은 혁신의 주인공이었다. TV와 라디오 같은 미국 제품의 복제품을 값싸게 만들던 소니와 파나소닉, 도시바는 기존 제품을 살짝 변형해 전 세계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소니의 ‘워크맨’이 대표적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일본 기업의 활약을 찾아볼 수 있다. 미국 기업 아타리가 ‘퐁’으로 개척한 비디오게임 시장을 일본 회사들이 장악한 것이다. ‘스페이스 인베이더’ ‘파쿠맨(팩맨)’ ‘동키콩’ 등 시대를 대표한 비디오게임들이 등장한 것이 바로 이 시기다. 독점과 혁신일본의 성공은 오래가지 못했다. 중앙집권적 기술 발전 계획에 몰두한 탓이다. 1970년대 성공의 여세를 몰아 전 세계 컴퓨팅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5세대 컴퓨터’, 즉 슈퍼컴퓨터 제작을 시도했지만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다. 이후 일본 정부는 새로움보다는 안정성을 택했다. 전자산업은 일본전신전화회사(NTT)와 일본전기주식회사(NEC)를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에 중점을 둔 시스템에 초점을 맞췄다. 일종의 조합주의를 고수하며 자국 통신 독점 기업의 힘을 계속해서 키워준 것이다. 이런 일본의 전략으로 한때는 첨단 이동전화 시스템 분야에서 하드웨어와 디자인은 미국을 뛰어넘은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인터넷이 확산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부터 일본 산업은 힘을 쓰지 못했다. NTT와 NEC에 의한 이중독점 체제가 유지되는 일본 이동전화산업에서 독립 통신과 인터넷 기업은 고개를 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도는 시장을 독점하는 두 회사에 방해되지 않는 정도까지만 허락됐다. 결국 199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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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달리던 플랫폼 기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최초의 기업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플랫폼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차량공유 선두기업은 우버가 아니라 사이드카였고, 숙박공유에서는 에어비앤비 이전에 VRBO가 있었다. 페이스북 이전에 마이스페이스가 있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선두기업이 플랫폼 경쟁력의 원천인 네트워크 효과 창출에 유리함은 분명하지만, 주요 요인들을 이해하지 못할 경우 한순간에 주도권을 놓칠 수 있다. 잘못된 가격정책플랫폼 비즈니스의 핵심인 네트워크 효과는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의 싸움에서 결정된다. 수요자만 많아도, 공급자만 많아도 네트워크 효과는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잘못된 가격 책정은 플랫폼 기업이 실패하는 첫 번째 요인이다. 2012년 1월에 시작된 사이드카는 승차공유의 선두주자였다. 승객들은 앱을 통해 승차를 요청하고, 가까이에 있는 운전자는 이를 수락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초의 서비스였다. 특이하게도 승객은 운임을 운전자에게 제공하지 않아도 됐다. 운수업에 적용되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운임을 기부로 포장했기 때문이었다. 단지 운행이 끝나고 나면 앱은 승객에게 평균 기부액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운전자에게 얼마를 ‘기부’할지 알려줬다. 사이드카는 결제를 기부로 정의하며, 자사의 서비스는 운수업이 아니기 때문에 영업용 보험과 같이 막대한 지출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사이드카의 방식은 작고 느리지만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켰다. 미국 내 12개 도시에서 서비스가 시작될 만큼 확산됐다. 하지만 우버의 등장으로 선두 기업이었던 사이드카는 시장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우버는 사이드카에서 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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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비즈니스 성공하려면 멀티호밍을 통제해야죠
플랫폼 비즈니스의 힘은 네트워크 효과에서 비롯된다. 네트워크 효과란 반복적인 자기 강화적 피드백으로, 플랫폼의 가치를 직간접적으로 만들어 내는 힘을 의미한다. 지난 30년간 특정 기업이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한 힘의 중심에는 언제나 네트워크 효과가 있었다. 윈도와 오피스 프로그램을 만든 마이크로소프트, SNS 분야의 페이스북, 온라인 경매의 이베이, 마이크로블로그의 트위터, 숙박공유의 에어비앤비, 온라인 쇼핑의 알리바바 모두 마찬가지다. 네트워크 효과와 플랫폼의 위력플랫폼 비즈니스에서는 특정 플랫폼의 이용자가 늘거나 앱 또는 디지털 콘텐츠가 증가하면 다른 이용자와 콘텐츠를 끌어들여 해당 기업의 가치가 증가한다. 긍정적인 피드백이 빨라지고 강해지는 것이다. 1970년대 초 이더넷이라는 로컬 네크워크를 창시한 발명가 로버트 메트칼프는 네트워크의 가치는 연결되는 접점 수와 같다고 설명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n개의 접점이 있는 네트워크의 가치는 n(n-1)/2로 표현된다. 이에 따르면 두 사람(n=2)이 있는 네트워크의 가치는 1, 10명은 45, 100명은 4950으로 급증한다. 네트워크의 가치가 이용자 수 증가에 선형적으로 비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런 기하급수적인 특징으로 인해 플랫폼 비즈니스는 단기간에 급격하게 팽창할 수도, 쇠퇴할 수도 있는 상황에 직면한다. 멀티호밍으로 약화되는 네트워크 효과네트워크 효과는 플랫폼의 위력을 높여주는 강력한 요인이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네트워크 효과가 반드시 높은 시장 점유율과 막대한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멀티호밍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플랫폼의 위력은 약화될 수 있다.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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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가 IBM에 저작권료 없이 OS 쓰게 한 까닭은
플랫폼 시대다. 지구상에서 최고의 시장가치를 기록한 기업과 조달러 수준의 가치를 돌파한 최초의 기업은 모두 플랫폼 기업이었다. 2018년 말 기준 시장가치 최상위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아마존, 구글(알파벳)이었다. 페이스북과 알리바바, 텐센트까지 합치면 시장가치는 5조달러에 가깝다. 이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등장한 유니콘 기업 가운데 60~70%가 플랫폼 기업이다. 소수의 기업이 플랫폼으로 세계 경제는 물론 개개인의 작업과 생활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플랫폼 전략의 출발플랫폼 비즈니스가 디지털화로 가속화했지만 오늘날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쇼핑 카탈로그와 같은 19세기의 광고업까지 거슬러가지 않더라도 과거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1980년대 마이크로소프트가 대표적이다. 빌 게이츠는 IBM에 저작권료를 내지 않고도 도스를 쓸 수 있도록 허용해줬다. 대신 다른 제조업체에 사용 라이선스를 줄 수 있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뿐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IBM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계약인 듯 보였지만, 게이츠는 새롭게 형성되는 클론 산업에 주목했다. 클론 산업은 IBM PC와 동일한 성능을 갖지만 저렴한 컴퓨터를 만들어내는 분야를 의미했다. 클론들은 IBM 호환 기기의 소프트웨어와 주변장치 분야에서 작지만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게이츠는 IBM PC가 대중화하면 이 분야가 새로운 대규모 산업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들에 운영체제(OS) 라이선스를 줄 수 있는 권한만 독점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PC산업 전체의 중심부에 자리잡을 수 있음을 간파한 것이다. 그의 예상대로 오늘날 수천 곳의 소프트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