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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과 놀자

    적란운 발달하면 뇌우·우박·호우·폭설·강풍 발생

    2022년 한반도의 여름은 폭우로 일상생활에 큰 불편과 피해가 있었다. 폭우와 같이 우리의 일상을 위협하는 날씨를 악기상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주요 악기상에는 뇌우, 우박, 국지성 호우, 폭설, 강풍 등이 있다. 강한 상승 기류에 의해 키가 큰 적란운이 발달하면 뇌우, 우박, 국지성 호우, 폭설, 강풍이 발생할 수 있다.천둥, 번개와 함께 소나기가 내리는 현상이 뇌우다. 뇌우는 강한 햇빛으로 지표면이 가열되거나 찬 공기가 더운 공기를 만나 빠르게 상승할 때, 태풍에 동반된 강한 상승이 있을 때 발생한다. 강한 상승 기류로 적란운 구름 내에서 전하가 분리돼 위쪽은 양전하(+), 아래쪽은 음전하(-)가 생긴다. 이렇게 분리된 양전하와 음전하가 쌓여 구름과 구름 사이, 구름과 지표면 사이에 방전이 일어나 ‘번쩍’ 번개가 발생하고 순식간에 고온이 돼 공기의 부피가 팽창하면 주변 공기와 부딪히면서 ‘우르릉 쾅’ 천둥이 친다.보통 구름 속에서 양전하와 음전하로 분리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빗방울이나 우박같이 무거운 입자에서는 음전하(-)가 떠나지만, 수증기나 이온처럼 가벼운 입자에는 양전하(+)가 모여들어 전하가 분리된다. 음전하의 무거운 입자는 구름에서 떨어져 낮은 위치로 이동하고, 양전하의 가벼운 입자는 상승 기류를 따라 상층으로 모이게 된다. 구름 내에서 분리된 음전하와 양전하 사이에서 방전이 일어나는 현상을 구름 방전이라고 하고, 구름 아래쪽의 음전하와 지면으로 유도된 양전하 사이에서 방전이 일어나면 낙뢰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적란운에서 발생하는 방전의 90% 이상은 구름 방전이고 낙뢰는 10% 미만이다.눈 결정 주위에 차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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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오면 잎과 나뭇가지 사이에 떨켜층 만들어져…양분 차단되면 초록색 사라지고 잎 본래 색소 드러나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기도 하며, 독서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가을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풍'이 아닐까 한다. 김영란의 시에서처럼 장독대(장광)에 무심코 떨어진 붉게 물든 감잎을 보고 탄성을 자아내게도 한다.오매 단풍 들것네장광에 골불은 감닙 날러오아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오매 단풍 들것네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니리바람이 차지어서 걱정이리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오매 단풍 들것네- 김영란, 오매 단풍 들것네 -단풍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단풍 색깔이 저마다 다름을 알 수 있다. 은행나무 아카시나무 호두나무 생강나무 자작나무는 노란색으로, 신나무 옻나무 담쟁이덩굴 화살나무는 붉은색으로 물든다. 단풍색이 나무마다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가을이 되어 일조량이 줄어들고 날씨가 서늘해지면 나무는 본격적으로 겨울나기 준비를 한다. 낙엽수의 대표적인 월동 준비는 나뭇잎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가을이 오면 낙엽수는 잎과 나뭇가지 사이에 떨켜층을 만든다. 떨켜층이 만들어지면 잎에서 만든 양분이 줄기나 뿌리로 전달되지 않고 반대로 뿌리에서 흡수한 물이 잎으로 전달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여름내 잎을 푸르게 했던 초록색 엽록소는 분해되고 초록색에 가려져 있던 나뭇잎의 본래 색소 성분들이 점차 자신의 색깔을 드러낸다. 예를 들어 아카시나무처럼 단풍색이 노란색을 띠는 것은 엽록소가 파괴된 뒤 남아 있던 카로틴(Carotene)과 잔토필(Xanthophyll) 때문이고, 은행나무 상수리나무 느티나무 따위가 황금빛 노란색을 띠는 것은 카로틴과 잔토필 외에 타닌이란 색소가 더 있기 때문이다.붉은색 단풍은 노란색 단풍과 달리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라는 색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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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수증 글씨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건 화학물질의 요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여름, 오래된 문서를 정리하던 중 문서 내용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놀라서 종이를 유심히 들여다봤더니 글씨의 색은 사라졌지만 글씨 자국은 남아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문서 작성에 사용한 볼펜은 ‘열 감지성 잉크’를 사용해 만든 지워지는 볼펜으로, 볼펜 끝에 달린 지우개로 잉크를 문지르면 잉크 색이 검은색에서 투명하게 변한다.열 감지성 잉크의 재료는 ‘류코(leuco·흰색의, 무색의) 염료’ ‘현색제(顯色劑·developer)’ ‘변색 온도 조정제’로 구성돼 있다. 낮은 온도에서는 류코 염료와 현색제가 결합해 검은색으로 나타난다. 일정 온도 이상이 되면 변색 온도 조정제가 활성화돼 현색제와 류코 염료가 분리되고 변색 온도 조정제와 결합한다. 이때 잉크는 류코 염료의 원래 색인 투명한 색으로 변한다. [그림 1] 참조사실 볼펜 끝에 달린 지우개로 글씨를 지운다기보다 지우개로 문질러 마찰열을 발생시켜 글씨의 색을 변화시킨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공교롭게도 지워지는 볼펜으로 문서를 작성했고, 문서를 보관해둔 곳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잉크 색이 흐릿하게 변한 것이었다.지워지는 볼펜의 잉크에 쓰이는 ‘류코 염료’는 우리 생활에 다양하게 이용된다. 영수증 용지나 놀이공원 입장권, 공연 티켓, 팩스 용지 등에 사용되는 ‘감열지’에도 류코 염료를 이용한다. 감열지는 열을 가하면 검은색 잉크가 나타나는 종이다. 감열지 앞면에는 투명한 색의 류코 염료와 현색제, 증감제가 결합하지 않은 채 골고루 섞인 물질이 발라져 있다. 현색제는 류코 염료와 결합하면 색을 나타내게 하며, 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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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 분석해보면 일어날 일 예측할 수 있어

    아날로그 온도계 2개로 동시에 온도를 측정해보면 온도계 사이에 미세한 눈금 차이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온도계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소수점 이하의 모든 자릿수까지 일치하는 값을 나타낼 순 없다. 디지털 온도계는 차이가 생기기 시작하는 자릿수 이하의 값을 아예 표시하지 않거나 0으로 표시한다.따라서 여러 개의 디지털 온도계가 모두 37.5℃를 가리키더라도 엄밀히 말해 다 같은 온도는 아니다. 따라서 측정 기계가 가진 한계를 넘어 보다 정밀한 값을 알고 싶다면 여러 번 측정해 얻은 값이나 여러 측정기가 동시에 측정한 값을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람의 눈으로 직접 관찰하는 경우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기는 매한가지다. 특정 종류의 새가 언제 알을 낳는지는 한 마리를 관찰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모든 새를 관찰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사람의 감각기관으로 직접 관찰하는 경우에도 여러 개의 관찰 결과로 전체 양상을 추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이미 측정한 몇 개의 데이터로 아직 측정하지 않은 경우의 데이터를 예측하는 데는 확률이 사용된다. 대기권 밖의 단면적 A인 측정장치가 우주 먼 곳에서 폭발한 항성에서 방출된 입자 n개를 검출했다고 하자. 지구 반지름을 R이라고 할 때 지구의 전체 단면적 πR²에 동일한 확률로 입자가 도착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지구 전체에 입사된 입자의 개수 N을 계산할 수 있다. 비례식에 의하면 n:N=A: πR²이므로 N=n(πR²/A)이다. 이같이 관찰하지 않은 값을 추정하기 위해 일정 범위 내에서 확률이 일정하다고 가정하는 것을 확률의 균등분포라고 한다. 확률의 균등분포를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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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리호 발사 순간 피어오른 흰 연기의 정체는?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의 과학 이야기 (3)2022년 6월 21일은 우리나라 우주 개발사에 기념비적인 하루였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에서 11번째로 발사체를 우주 궤도에 올린 나라이자 무게 1t 이상 실용 위성을 일곱 번째로 쏘아 올린 나라가 됐다. 작년 10월 첫 번째 발사 시도가 실패하고, 2차 발사도 날씨 때문에 한 번 연기되는 곡절 끝에 이룬 성과다.누리호 발사를 지켜본 사람이라면 한 가지 신기한 현상에 의문을 품었을 법하다. 발사 순간 누리호 몸체에서 흰색 가루가 후드득 떨어지고, 주변에는 구름 같은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 흰 가루와 연기는 무엇이었을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흰 가루는 얼음이고, 흰 연기는 수증기다.누리호의 엔진이 작동하려면 연료가 산소와 결합해야 한다. 그런데 누리호는 대기 중에 있는 산소로 연료를 태울 수 없는 구조다. 따라서 연료와 산소를 누리호에 함께 실어야 했다. 이때 산소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영하 183℃의 액체 형태로 산소를 싣게 된다. 이로 인해 누리호 몸체의 외부까지 차가워져 주변 공기 중에 있던 수증기가 누리호에 달라붙으면서 성에가 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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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망원경으로 텅빈 공간에서 수많은 은하 발견

    지난 7월 12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 TV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첫 관측 결과를 실시간으로 공개했다. 모두 다섯 가지의 고해상도 이미지와 분광 스펙트럼이며, 그중 공식 발표가 있기 하루 전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의해 공개된 SMACS 0723 은하단 이미지에는 ‘제임스 웹의 첫 번째 딥 필드(Webb’s First Deep field)’라는 이름이 붙었다.딥 필드 이미지는 허블 우주망원경으로부터 시작됐다. 1995년 로버트 윌리엄슨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 소장은 허블 우주망원경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깜깜한 우주 공간을 찍어보자는 엉뚱한 제안을 한다. 이 제안을 들은 천문학자들은 모두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다.당시 허블 우주망원경은 우주 비행사들이 현장에서 정비와 업그레이드를 해야 했고, 잦은 고장으로 수리에 들어가는 비용만 해도 천문학적이었기 때문에 여론이 좋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우주의 한 부분을 촬영하고자 각도를 미세하게 조정하고, 희미한 빛을 보기 위해 오랜 시간 촬영한다는 것은 도박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만약 촬영에 소득이 없다면 가뜩이나 좋지 않은 여론에다 ‘눈에 보이는’ 관측 대상의 대기 리스트가 밀려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을 잡아먹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주를 이뤘다.하지만 허블의 첫 딥 필드 이미지인 ‘허블 딥 필드(Hubble Deep Field, HDF)’의 탄생은 천문학계에 큰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 됐다. 지구 궤도를 공전하는 허블 우주망원경은 1995년 크리스마스를 즈음해 약 열흘에 걸쳐 큰곰자리 주변의 매우 작은 한 영역(100m 떨어진 거리에서 바라본 테니스공 크기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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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벌은 생태적기능·오염정화·재해예방 등 보물같은 공간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특히 서해안과 남해안은 동해안과 달리 밀물과 썰물의 차가 커서 바닷물이 빠지면 넓은 갯벌이 드러난다. 갯벌은 강의 하류와 바다가 만나는 지점으로, 밀물과 썰물 시간에 따라 물에 잠기거나 공기에 노출돼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다.선사시대부터 갯벌은 사람들의 생활 터전이었다. 식량 자원이 풍부한 바닷가에서 거주해 신석기시대의 조개더미가 발견되고, 삼국시대에는 미역을 먹었다는 기록도 《삼국유사》에서 볼 수 있다. 지금도 갯벌은 갯마을 사람들에게 먹을거리를 무한 제공하며 생물자원의 생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또 갯벌은 육지에서 배출돼 퇴적되는 오염물과 부유물 등의 오염물질을 정화시키고, 홍수 및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감소시키기도 한다. 게다가 아름다운 경관과 관광 등 여가 활동을 제공하니, 이 얼마나 소중한 곳인가!갯벌을 아직 가보지 않았다면 방학이나 주말을 이용해 찾아가보자. 갯벌 생태계에 가서 직접 다양한 종을 탐색한다면 종 다양성의 의미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찰흙처럼 고운 곳, 모래가 많은 곳, 자갈이 깔린 곳, 갯바위로 이뤄진 곳 등 갯벌의 모습은 다양하다. 이 중 갯바위에는 여러 종의 생물이 부착해 살아가므로 갯바위가 보전된 지역에 가면 진흙 갯벌보다 다양한 종을 관찰할 수 있다.갯벌로 떠나기 전에는 조수간만 차에 대한 정보 및 기후 조건 정보를 잘 살펴봐야 한다. 밀물과 썰물의 시각은 매일 달라진다. 바닷물이 들어오는 속도는 매우 빠르므로 썰물 시각을 기준으로 2시간 전에 갯벌에 방문하는 게 적당하며, 썰물 시간일 때는 뭍으로 돌아오기 시작해야 한다. 또 조수간만의 차이가 가장 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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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체상태 거치지 않는 '마른 얼음'…산업현장 세척에도 활용

    더운 여름, 얼음과 함께 차가움의 대명사로 불리는 것이 있다. 하얗고 차가우며 물에 넣으면 흰 연기를 퐁퐁 내며 사라지는 드라이아이스. ‘마른 얼음’이라는 이름은 드라이아이스의 성질에 대해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준다.얼음이 녹아 액체인 물로 변하고 그로 인해 주변이 젖는 데 비해 드라이아이스는 젖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체에서 액체를 거치지 않고 바로 기체로 날아가는 승화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고체가 기체로 날아가거나 반대로 기체에서 고체로 변하는 승화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아이스크림이나 냉동식품같이 언 상태로 판매되는 제품을 구입하면 대개 드라이아이스가 들어 있다. 얼음팩이나 젤 냉각팩보다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드라이아이스의 온도는 영하 78.5도로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물질 중 가장 차갑다. 자체 온도가 낮은 데다 기체로 승화하면서 승화열을 흡수하는 냉각 효과도 더해지기 때문에 탁월한 냉각제가 된다. 이런 드라이아이스는 언제, 어떻게 발견돼 사용되기 시작한 걸까?1835년 프랑스의 과학자 샤를 틸로리에는 금속 탱크에서 액체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때 눈 같은 흰 물질이 생기는 것을 관찰했다. 이를 얼음이라고 생각한 틸로리에는 흰 물질이 녹지 않고 사라지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는데, 동료 과학자들 덕분에 자신이 최초로 드라이아이스를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됐다. 액체 상태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기체로 변하면서 열을 흡수해 급격하게 온도가 떨어져 고체가 된 것이다. 이 실험은 지금도 해볼 수 있다. 1회용 플라스틱 스포이트를 자른 뒤 곱게 간 드라이아이스 가루를 넣고 입구를 막아두면 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