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제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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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노 박사의 시장경제 이야기 (10) 노동의 가치
빈곤의 땅이던 스위스. 그런데 한 여인이 아름다운 레이스로 장식한 모자와 조끼를 만들면서부터 스위스에 희망이 꽃피기 시작했다. 스위스인들이 만든 레이스 제품이 스위스는 물론, 인근 각국에 퍼져 나가 불티나게 팔린 것이다. 이 레이스 제품은 절망의 도시를 희망의 도시로 바꾸어 놓았다. 그들은 레이스를 만들며 ‘스위스인의 손재주가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레이스 달린 모자와 조끼스위스 도시 라쇼드퐁은 해발 1000m에 위치해 유난히 겨울이 길고 눈도 많이 내린다. 긴 겨울 동안 마땅히 할 일이 없던 마을 사람들은 소일거리라도 삼을 요량으로 시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스위스인의 손재주는 시계산업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됐다.그렇게 각자의 집에서 가내수공업 형태로 일하는 시계공이 많아지면서 라쇼드퐁은 1750년대부터 시계 제조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시계 제작은 점차 전문화되고 분업화됐다. 시계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던 근로자들은 이제 특정 부품 제조에 전문성을 갖게 됐다. 19세기 초 마을이 모두 불타는 사고가 일어난 뒤에는 시계 제조만을 위한 도시로 재건됐다. 산업화가 시작되면서부터는 기계로 시계를 제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기술혁명에 힘입어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던 수공업에서 벗어나 공정설비를 통해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900년대 초에 이르자 라쇼드퐁은 세계 시계산업의 50%를 담당할 만큼 번성했다.하지만 스위스 시계산업이라고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70년대 일본과 홍콩의 값싼 전자식 시계의 공세에 업계 전체가 침체하고 말았다. 시장 패러다임이 바뀌는 흐름을 놓친 것이다. 스위스 시계산업 종사자는 9만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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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노 박사의 시장경제 이야기 (9) 산업혁명은 왜 영국에서 시작됐나?
1739년 프랑스 루이 15세의 궁정에서는 흥미로운 시연회가 열렸다. 자크 드 보캉송이라는 젊은 엔지니어가 만든 기계오리가 그 주인공이었다. 오리의 태엽을 감아 물에 띄웠더니 기계오리가 헤엄을 치고 꽥꽥 소리내 울며 날개를 퍼덕였다. 더구나 실제 오리처럼 물을 마시고 음식물을 소화해 배설까지 할 수 있었다. 물론 소화 과정은 속임수였으며 배설물의 정체는 푸르게 염색한 빵 부스러기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그 당시 기계오리 시연회는 파리 전체에서 대단한 이야깃거리였다고 한다.보캉송이 만든 기계들보캉송은 기계오리를 선보이기 전에 이미 북과 피리를 연주하는 실물크기의 기계인형을 발명한 바 있었다. 기계오리처럼 기계인형도 태엽에 감아 작동하는 방식이었는데 기계적으로 작동하는 손가락과 입술의 들숨과 날숨을 이용해 12곡이 연주됐다고 한다. 그는 이 인형으로 대중 인형극을 만들어 돈방석에 앉았다고 하니 발명솜씨만큼이나 사업수완도 꽤 좋았던 모양이다.국왕으로부터 실력을 인정받은 보캉송은 32세의 나이에 왕립 비단공장 관리인으로 승승장구한다.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인형을 자동화하는 실력을 살려 직조기를 개발하라는 것이었다. 이때 보캉송이 발명한 직조기는 산업혁명을 일으킨 영국의 직조기보다 무려 24년이나 빠른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전성시대는 여기에서 끝나고 말았다.보캉송에게 닥친 비극은 그의 직조기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걸 걱정했던 수공업 기술자들 때문이었다. 프랑스의 비단 길드는 보캉송의 직조기를 불태웠고 그가 기계를 계속 발명하면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일종의 프랑스판 러다이트 운동인데 시대를 앞서간 천재는 그때부터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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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노 박사의 시장경제 이야기 (7) 기업은 시장경제의 꽃
■ 기억해 주세요^^발명왕 에디슨은 영리한 사업가였다. 그는 수많은 발명품을 그저 ‘실험의 성공작’으로 놔두지 않고 수익성 있는 상품으로 탈바꿈시켰다. 에디슨제너럴일렉트릭이라는 전기조명회사를 세우고 사업가로서 수완을 발휘해 큰돈을 벌었다.‘에비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생수 브랜드다. 에비앙은 프랑스 에비앙 지역의 빙하수가 몸에 좋은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해 세계 최초로 물을 상품화하는 데 성공한 기업이다. 지금이야 생수를 돈을 주고 사 먹는 일이 자연스럽지만, 에비앙이 처음 생수를 판매하기 시작한 때는 19세기 후반이었다.물을 병에 담아 판다고?당시만 해도 자연적으로 흐르는 빙하수를 퍼 올려 물병에 담아 판다는 발상은 혁신 그 이상의 충격이었다. 모르긴 몰라도 당시 꽤 많은 사람들이 에비앙의 생존 실패를 점쳤을 듯하다. 아무도 생수를 돈 주고 사 먹을 생각을 하지 못한 시절이었으니 그럴 만도 하지 않은가.하지만 결과적으로 에비앙은 살아남았다. 그뿐만 아니라 명실상부 오늘날 세계 제1의 생수 브랜드로 우뚝 섰으며, 어마어마한 연간 매출을 자랑한다. 어떻게 에비앙은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물’이라는 아이템 하나로 세계적인 대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에비앙이 ‘생수를 판매한다’는 창의적인 발상에 장사꾼의 논리를 접목한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에비앙은 알프스 만년설이 녹아서 흘러내린 빙하수를 퍼 올려서 병에 담기까지의 생산 과정을 깨끗하고 안전하게 관리하기로 유명하다. 이는 에비앙이 철저한 위생 관리 시스템과 선진 제조기술을 갖춘 기업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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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노 박사의 시장경제 이야기 (6) 큰 정부는 최선인가?
1805년, 이집트 오토만 제국의 장군이던 무함마드 알리는 군사정변으로 정권을 잡았다. ‘이집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무함마드 알리는 이집트를 오스만튀르크 제국에서 독립된 근대 국가로 발전시키고 싶었다. 그리하여 국가 차원에서 대대적인 이집트의 산업화를 시도했다.대부분 토지를 몰수하여, 주멜 면화의 재배지로 활용했다. 이집트산 주멜 면화는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며 비싼 가격에 팔렸다. 무함마드 알리는 이집트산 주멜 면화를 외국에 수출하여 막대한 이익을 거머쥐었다. 또한, 농민에게서 일반 면화와 곡물 등을 싼 가격에 강제 매수하여 비싼 가격으로 수출했다.이렇게 해서 벌어들인 돈은 산업화 자금으로 사용되었다. 무함마드 알리는 현대식 면직 공장을 설립하고, 영국산 동력 직조기를 수입했다. 풍부한 면화와 현대식 설비를 갖추어 면직 산업을 크게 발전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대참패였다. 영국 못지않게 최신식 설비를 갖춘들 제대로 운용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함마드 알리는 거금을 들여 유럽에서 공장 경영자를 데려왔지만, 유럽 경영자는 경영 자문을 해주는 역할 정도에 그쳤고 실제 공장 경영은 이집트인과 터키인이 맡았다. 최신식 면직 공장을 운영해 본 경험도 노하우도 없는 초짜들이 덜컥 공장 경영을 맡았으니 제대로 돌아갈 리 없었다.껍데기만 영국 산업화 흉내또한,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부여로서 인센티브 제도의 부재도 한몫했다. 공장의 고위 경영진은 몸 바쳐 열심히 일하기보다 뇌물 수수, 횡령 등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회사 재산을 자신의 뒷주머니에 챙기기 바빴고, 실질적으로 면직물을 생산하는 일반 직공에게는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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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노 박사의 시장경제 이야기 (5) 기업가정신
“이봐, 해봤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어려운 일을 앞에 놓고 시도하기를 주저하는 회사 간부들을 질책하고 독려하기 위해 했던 말이다. 짧고도 굵은 이 말 한마디에는 정주영 회장의 불굴의 도전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안된다” vs “해봤어?”1971년, 정 회장이 울산 미포만에 세계에서 가장 큰 조선소를 세우겠다고 발표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배를 건조하는 일은 최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술집약형 산업이다. 그런데 일본처럼 경제 대국도 아닌, 이제 막 산업국으로 걸음마를 뗀 한국에서 돈, 기술, 경험, 명성 그 무엇 하나 없이 다짜고짜 배를 만들겠다는 정 회장의 말이 허세로 들리는 것은 당연할 법도 했다.하지만 정 회장은 해보지도 않고 불가능하다고 단정 지어 버리는 사람들에게 딱 한마디, “이봐, 해봤어?”라는 말로 일갈했다. 그리고 정말 자신이 말한 대로 세계에서 가장 큰 조선소를 짓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이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짜리 지폐로 영국은행에서 자금을 조달받은 일화는 저돌적인 기업가정신을 나타내는 본보기가 되었다. 만일 정 회장에게 미지의 세계를 겁내지 않고 용기 있게 도전하고, 굳은 의지와 열정으로 실현해내는 불굴의 기업가정신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조선업은 존재하지 않았으리라.정 회장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일을 결코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늘 참신하고도 창의적인 발상으로 위기를 돌파하고 성공을 거머쥐었다.주베일공사 ‘신화’일례로 주베일 항만공사의 철골 구조물 설치 공사가 있다. 1975년, 사우디 주베일에는 20세기 최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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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노 박사의 시장경제 이야기 (4) 재산권은 경제행위의 근본
■ 체크 포인트이사벨라 버드 비숍이라는 인물을 찾아보자. 비숍 여사는 구한말 조선인들을 보고 “이 나라는 희망이 없다”고 했다. 비숍은 연해주에서 사는 조선인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생각을 바꾼 이유를 재산권과 연결지어 토론해보자.사유재산이 인정되지 않는 사회에서는 ‘내 것과 네 것’이 분명하지 않아 정직하고 공정한 거래를 기대하기 어렵다. 또한 거래가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거래를 통해 얻게 되는 이익조차 온전히 ‘내 것’으로 보호받을 것을 기대할 수 없다.러시아가 못 사는 이유그래서 사유재산이 인정되지 않는 사회에서는 개인이 자신의 재산을 보유하거나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지켜지지 않아 자발적 거래에 의한 시장경제가 발달할 수 없고, 경제성장도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공산주의가 붕괴하고 자본주의가 도입된 뒤에도 러시아의 경제성장이 여전히 저조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과거 소련이 붕괴한 이후, 사람들은 러시아가 시장경제를 도입해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러시아 경제는 오래도록 부진했고, 경제학자들은 그 이유를 재산권 부재에서 찾아냈다. 러시아는 오랫동안 군주정치에 의한 농노사회였고 공산국가가 된 이후에도 재산권이 인정되지 않았는데,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경제활동과 경제성장을 부진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또 러시아는 마피아에 의한 조직범죄로 재산권이 잘 지켜지지 않는 구조적 모순을 가지고 있다. 마피아들이 ‘보호’라는 명목 하에 시민들의 재산을 약탈하는 이른바 ‘보호 범죄’가 만연해 시민들은 경제활동에 대한 의욕을 잃을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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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노 박사의 시장경제 이야기 (3) 경쟁이란 무엇인가?
■ 체크 포인트경쟁은 역설적으로 협력을 낳고 인간을 더 잘살게 한다. 자유로운 경쟁을 위해 자유로운 환경이 필요하다.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생김새가 우스꽝스러운 새가 등장한다. 억센 부리와 튼튼한 다리에 비해 볼품없으리만치 작은 날개는 마치 둥그스름한 몸뚱이에 살짝 얹힌 장식처럼 보이는 이 새의 이름은 도도. 현재 도도는 소설이나 영화 등에서만 볼 수 있지만, 한때는 지구상에 실재하는 동물이었다.도도새는 왜 멸종했을까원래 도도는 인도양에 있는 모리셔스 섬에 서식하는 새였다. 전 세계에서 오로지 모리셔스 섬에만 살던 도도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1507년, 포르투갈 선원들이 이 섬에 첫발을 내디디면서부터였다.모리셔스 섬은 새들의 천국이었다. 포유류가 살지 않았고, 그 덕분에 다양한 새들이 천적의 위협 없이 마음껏 번식할 수 있었다. 풍요로운 자연 환경은 도도가 서로 먹잇감을 놓고 경쟁하지 않아도 쉽게 먹이를 구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적자생존,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강해지려고 노력해야만 하는 치열한 자연의 섭리가 모리셔스 섬에서만은 예외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퇴화였다.도도의 먹이인 도도나무 열매는 도도가 굳이 올라가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여물어서 땅으로 떨어졌고, 도도는 떨어진 도도나무 열매를 주워 먹기만 해도 충분히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쓸모가 없어진 날개는 점점 작아지고, 마침내 도도는 날지 못하는 새가 되었다.포르투갈 선원들이 모리셔스 섬에 정박하면서부터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날지 못하는 도도는 포르투갈 선원들에게 손쉬운 사냥의 표적이 되었다. 칠면조 대신 식탁 위에 올라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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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노 박사의 시장경제 이야기 (2) 시장가격의 역할
■ 체크 포인트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개개의 경제 주체에 조각조각 흩어져 있는 정보가 시장 안에 모이고 조합되며 가격에 반영될 수 있게 한다.만약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통제하려 한다면 정보 누락에 따른 시장 왜곡을 야기하고 나아가 경제를 마비시킬 수도 있다.가격을 모르면?그리고 당신의 자동차 구매 예산에 맞춰 자동차의 가격대를 살피고, 최종적으로 가장 적당한 가격의 자동차를 선택할 것이다. 이때 가격은 자동차 구매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가격은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자동차만 해도 저마다 가격이 다르고, 심지어 같은 자동차라고 해도 판매되는 지역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쉽사리 가늠되지 않는 가격 결정의 기준이 무엇일지 생각할수록 자못 궁금하다.가격을 결정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요인이 작용한다. 자동차 판매량, 인기 차종, 해외 자동차 판매량, 철 가격의 변동, 운송비 변동, 고무 가격 변동, 소비자 수요 변화, 트렌드 변화, 재고 수량, 정부 정책, 기후 변화 등 수많은 정보가 필요하다.하지만 그 누구도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을 수 없으며, 설사 갖고 있다고 해도 그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가격을 결정할 수는 없다.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도, 구매하려는 소비자도, 자동차 중개인도 모든 정보를 고려하는 건 불가능하다. 다만 단계별로 정보를 파악하고 분야별 가격을 알아볼 수 있다. 이를테면 기후 변화에 따라 고무의 생산량이 변하고 고무가격에 변동이 생기면 자동차의 생산단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동차 가격은 이런 자동차 생산단가의 변화에 따라 탄력적으로 반응하기 마련이다. 이처럼 각각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