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도 육체노동→기술노동→지식노동으로 진화 스위스가 부자나라 된 것도 노동 혁신에 있었다"
![[시장경제 길라잡이] 최승노 박사의 시장경제 이야기 (10) 노동의 가치](https://img.hankyung.com/photo/201706/AA.14187603.1.jpg)
레이스 달린 모자와 조끼
스위스 도시 라쇼드퐁은 해발 1000m에 위치해 유난히 겨울이 길고 눈도 많이 내린다. 긴 겨울 동안 마땅히 할 일이 없던 마을 사람들은 소일거리라도 삼을 요량으로 시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스위스인의 손재주는 시계산업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됐다.
그렇게 각자의 집에서 가내수공업 형태로 일하는 시계공이 많아지면서 라쇼드퐁은 1750년대부터 시계 제조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시계 제작은 점차 전문화되고 분업화됐다. 시계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던 근로자들은 이제 특정 부품 제조에 전문성을 갖게 됐다. 19세기 초 마을이 모두 불타는 사고가 일어난 뒤에는 시계 제조만을 위한 도시로 재건됐다. 산업화가 시작되면서부터는 기계로 시계를 제작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기술혁명에 힘입어 하나하나 손으로 만들던 수공업에서 벗어나 공정설비를 통해 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900년대 초에 이르자 라쇼드퐁은 세계 시계산업의 50%를 담당할 만큼 번성했다.
하지만 스위스 시계산업이라고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70년대 일본과 홍콩의 값싼 전자식 시계의 공세에 업계 전체가 침체하고 말았다. 시장 패러다임이 바뀌는 흐름을 놓친 것이다. 스위스 시계산업 종사자는 9만명에서 3만명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스위스 시계의 위기와 대응
![[시장경제 길라잡이] 최승노 박사의 시장경제 이야기 (10) 노동의 가치](https://img.hankyung.com/photo/201706/AA.14187596.1.jpg)
산업이 변하면 노동도 변한다. 농업사회에서의 노동은 토지에서 소를 몰고 논밭을 일구는 단순한 육체노동이었다. 산업혁명 이후로는 공장의 일자리가 중심이었다. 점차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람의 손과 근육을 기계가 대신했다. 인간의 육체노동은 계속 줄었다.
그리고 지식사회로 접어들자 자본보다는 지식과 정보가 경제의 중심이 됐다. 그에 맞추어 새로운 노동 패러다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정보를 해석하고 이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진 것. 지식근로자는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독립적으로 사업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노마드’ 노동 시대
지식근로자들은 자신의 지식을 가장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선다. 그들은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는 새로운 타입의 ‘노마드’다. 그들은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일에 따라 여러 직장과 지역을 유랑한다. 외국이라고 꺼리지 않는다. 국경도 없어진 지 오래다. 전 세계를 민첩하게 넘나들며 역량을 펼친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성공적인 경력은 미리 계획되는 것이 아니라 관리되는 것이다. 그리고 경력을 성공적으로 관리하려면 우리는 스스로 CEO가 돼야 한다.”
노동은 삶에서 중요한 요소다. 인간은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성취하며 살아간다. 노동은 점점 더 개인에게 알맞게 유연하고 자유롭게 변화해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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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봅시다
스위스 라쇼드퐁은 시계산업 메카였다. 수공업으로 제작하던 시계를 기계로 만들어 생산성을 높였다. 위기가 닥쳤다. 디지털 전자시계가 등장하자 스위스 시계노동은 바뀌어야 했다. 스위스 노동은 어떤 방향으로 진화했을까?
최승노 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choi363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