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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글로벌 지상명령…반도체·배터리 등 핵심물자 확보하라

    13세기 중반 베네치아는 당시 첨단 교역 품목인 향신료를 독점 공급했습니다. 인도 등 동남아시아에서 가져온 향신료는 금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됐지요. 베네치아의 막대한 부(富)는 동남아로 가는 지름길(지중해~홍해~인도)을 지배한 결과였습니다. 영국 등 서유럽 국가들은 베네치아의 독점 공급에 치를 떨었습니다. 한마디로 “못살겠다”였죠. 15세기 바스코 다 가마가 아프리카 대륙을 돌아 동남아로 가는 새 항로를 개척하자 영국, 스페인 등이 이 길을 통해 향신료를 수입했습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수입처 다변화입니다.대항해 시대에 벌어진 공급망 분쟁이 최근 재연되고 있어서 우리의 관심을 끕니다. 이것을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 패권 전쟁’이라고 부릅니다. 이 다툼은 오늘날의 향신료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바이오 등 4개 영역에서 첨예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21세기 경제와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되는 첨단 부품이며 핵심 물질입니다. 이것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국가 안보의 최대 현안이 됐습니다. 이런 부품과 물질을 잘 생산하고 많이 보유한 나라들은 ‘힘 자랑’을 하고,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들은 불만을 터뜨릴 수밖에 없습니다. 공급망 분쟁이 국가 간 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최대 변수입니다.미국과 중국의 힘 겨루기는 글로벌 공급망을 위축시키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13세기 베네치아와 서유럽의 관계와 비슷하죠. 중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다양한 물질을 많이 생산하고 수출합니다. 희토류와 마그네슘은 대표적인 물질입니다. 중국은 이런 물질을 앞세워 세계 공급망을 중국 중심으로 구축하려고 합니다. “중국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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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 지키자" 한목소리 냈지만…탄소중립 해법 '불협화음'

    지구의 평균기온을 높이는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등) 배출을 줄여서 지구를 보호하자는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가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지구촌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나라 대표가 참석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합니다. 목표는 분명합니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하자.’ 문제는 방법인데요. 총론에서 한목소리를 내는 나라들도 각론에 이르면 다른 목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이해 관계가 서로 엇갈리기 때문이죠. 기후회의의 역사와 쟁점을 알아봅시다. (1) 기후 회의와 협정의 역사세계는 지구 기후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자주 모였습니다. COP26 이전에 큰 주목을 받은 건 2015년 프랑스 파리 회의였습니다. 파리기후협정(5년마다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점검받아야 한다)은 195개국이 만장일치로 합의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그러나 2017년 6월 미국의 탈퇴 선언과 이후 공식 탈퇴로 협정은 뒤틀렸습니다. 당시 세계 7위 온실가스 배출 국가인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2018년 배출량(7억2760만t)에 비해 26%를 줄이겠다고 했습니다.파리협정 이전에는 교토의정서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1997년 COP3에서 채택됐습니다. 의정서를 인준한 국가들은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모두 6종류의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감축 목표를 정해야 했습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선진국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적어도 5.2% 이하로 감축하도록 했지요. 그러나 중국과 인도가 적용 대상국에서 빠지고 이에 불만을 품은 미국, 캐나다, 일본, 러시아 등이 줄줄이 탈퇴하면서 유명무실해졌습니다. 교토의정서 이전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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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초과학 약한 한국, 노벨상 '빈손'…"그래도 희망은 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2016년 ‘한국 과학자가 노벨상을 못 받는 이유’ 다섯 가지를 소개했습니다. 활발한 토론이 어려운 경직된 연구실 분위기, 기업에 의존하는 응용학문 중심의 연구개발(R&D) 투자, 시류에 편승하는 주먹구구식 투자, 인재 해외 유출, 정부 R&D 투자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논문 수 등이었습니다. 당시엔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이 세계 1위일 정도로 엄청난 자금을 과학기술에 쏟아붓고 있었지만 “노벨상은 돈만으로 안 된다”고 꼬집었던 것이죠. 아직도 모자란 기초과학 육성노벨 과학상이 물리 화학 등 기초과학을 중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네이처의 진단은 2021년 현재에도 뼈 아픈 지적입니다. 단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그동안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을 폈고 R&D 투자도 당장 돈이 될 만한 분야에 집중했습니다. 반도체는 잘 만들지만 컴퓨터의 두뇌라 할 중앙처리장치(CPU)는 미국 인텔에 의존한다거나, 휴대폰의 핵심인 모바일 중앙처리장치(AP)는 자체 개발했지만 운영체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에 의존하는 등 원천기술보다 제품화를 위한 응용기술에 집중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기초과학보다 응용과학 위주로 R&D 투자를 해왔죠. 우리나라 R&D 투자의 75%를 기업이 주도한다는 게 당시 네이처의 분석이었습니다.뛰어난 인재들이 변호사 의사 등 안정적이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분야에 몰린다는 점도 기초과학 발전에 걸림돌로 보입니다. 영재학교 과학고 등 과학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춘 학교도 있지만 입시 위주 교육환경은 과학고 졸업자마저도 의대로 진학하게 만드는 것이 현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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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빚더미' 앉은 지구촌…한국도 나랏빚 1000조원

    “전 세계 정부가 갚아야 할 빚(국가 부채)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습니다. 코로나19에 중병이 든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각국 정부가 빚을 많이 내서 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국가 부채가 92조달러(약 11경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습니다. 92조달러는 어마어마한 돈입니다. 한국의 1년 무역액(수출+수입)이 1조달러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지금 세계는 빚더미 위에 앉아 있다고 할 만합니다.한국도 세계의 빚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가 부채는 올해 말 957조원에 달합니다. 내년 말이면 1000조원을 넘어 1068조3000억원에 이를 거라는군요. 국민 1인당 2000만원꼴입니다.한 나라의 부채가 적정한 수준인지를 따질 때 학자들은 국내총생산(GDP·Gross Domestic Product) 규모와 비교해 봅니다. 1년간 버는 것(부가가치 생산액)보다 덜 쓰느냐, 더 쓰느냐를 보는 지표(National debt to GDP ratio)죠. GDP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이라는 겁니다.한국의 GDP 대비율은 작년 43.8%에서 올해 47.3%로 늘어납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증가해서 50.2%를 기록할 듯합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늘어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문제라고 합니다. 각종 복지 예산과 선심성 씀씀이가 몇 년 새 급증한 게 원인입니다.국가 빚을 엄격하게 따지는 사람은 우리나라 부채가 안심할 단계를 이미 넘었다고 지적합니다. 이들은 공공기관이 진 빚도 정부가 보증하는 부채이기 때문에 넓은 의미의 ‘나랏빚’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주요 선진국들은 실제로 공공기관 부채를 국가 부채 계산에 넣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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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지원에 한국 국가 빚 올해만 120조 늘어나

    정부는 3월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하는 ‘제1차 비상경제회의’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 유럽 등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일파만파로 커져가던 시기였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와 금융시장 불안을 막기 위해 특정 부처가 아니라 범정부부처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이후 정부는 거의 매주에 한 번꼴로 비상경제회의를 열면서 코로나19 대응 대책을 내놨다. 대책은 한마디로 대규모 ‘재정 풀기’였다.정부는 제1차 비상경제회의 때는 50조원 규모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내놨다. 이어 3월 24일 열린 제2차 비상경제회의에선 이 패키지 프로그램 규모를 100조원으로 확대했다. 3월 30일, 4월 8일, 4월 22일 제3~5차 비상경제회의에서는 재정지출 규모를 총 240조원까지로 늘렸다.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1845조원의 13.0%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다.모든 국민에게 ‘코로나지원금’ 지급정부는 총 다섯 차례의 코로나19 대응 대책을 내놓으면서 개인부터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기업을 망라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개인 중에서는 취약계층과 실업·휴직자에게 집중한 대책을 우선적으로 내놨다. 코로나19로 인해 피해가 발생한 개인채무자들의 신용회복 지원을 위해 2조원을 배정했고 대리운전기사, 학습지 방문교사 등 고용보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 113만 명에게는 긴급 생활자금 1조900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3조6000억원을 쏟아부어 공공일자리 55만 개를 창출한 뒤 코로나19로 취업하지 못하는 청년 등에게 제공하는 대책도 만들었다.정부는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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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 사는 외국인 81개국 109만여명, 아프리카 출신도 많아…한국은 대개방국가

    ■체크 포인트일자리 찾으러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매년 늘어 많은 나라에서 ‘코리안 드림’ 좆아 한국을 찾는 거죠한국에 사는 외국인 절반은 중국인‘국가통계포털’은 다양한 통계자료를 제공한다. ‘재한(在韓) 등록 외국인과 해당 국적의 한국 입국자 수 순위 통계도 그중 하나다. 외국인 수는 2014년 말 기준으로 109만1531명이다. 2000년 21만249명에서 다섯 배로 늘었다. 물론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 수는 109만여명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다. 불법 체류자도 있기 때문이다.이들의 국적은 81개국이었다. 어느 나라 사람이 가장 많을까? 중국이다. 조선족이 포함돼 있다. 모두 54만6746명이나 됐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1%에 달한다. 중국인 거주자는 2000년(5만8984명)보다 9.3배나 급증했다. 중국과의 무역이 활발해지는 만큼 사람의 교류도 많아졌다. 한국의 중국인 수는 앞으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많다.중국에 이어 베트남 사람이 한국에 많이 살고 있다. 12만2571명이나 됐다. 베트남 전쟁에 참여한 한국과의 악연도 인적 교류 속에서 아물어가는 듯하다. 두 나라 간 교역과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영원한 적은 없는 셈이다.그 다음이 필리핀 사람이다. 4만3155명이 등록돼 있다. 한국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필리핀 사람이 많이 들어온다. 과거 필리핀이 한국보다 잘 살았으나 이젠 필리핀 사람들이 ‘코리안 드림’을 찾아 한국의 여러 산업공단에서 산업인력으로 일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사람도 3만8718명이나 있다. 태국인 2만6827명, 네팔인 2만5493명, 스리랑카인 2만4528명 등 동남아 국적이 상위 10개국 중 6개국을 차지했다. 이들 동남아 국적자 대부분은 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