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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반도체를 확보하라", 세계는 반도체 전쟁 중…한국·대만 파운드리 격돌, 미·중은 투자 경쟁

    세계는 지금 반도체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반도체를 구하지 못하면, 돈 되는 제품을 만들어 팔기 어려운 게 요즘 글로벌 시장입니다. 화석연료를 동력원으로 쓰는 자동차는 물론이고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기업·개인용 컴퓨터, 모바일 휴대폰, 인공지능, 빅데이터, 센서, 로봇, 태양광, 자동화 생산라인, 드론, 첨단 무기, 우주산업 등 반도체가 들어가지 않는 영역이 없습니다. 이런 4차 산업혁명 구조에서 반도체를 제때 확보하지 못한다? 그런 나라는 성장을 포기하고 도태할 겁니다.미국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반도체 공급 차질과 물량 확보 실패로 자동차 생산이 제대로 안 됐습니다. 정계와 산업계에 난리가 난 거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반도체 강국인 한국과 대만 기업 담당자를 워싱턴으로 불러들였습니다. 미국에 먼저 반도체를 공급하고,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지어달라는 거였죠. 바이든 대통령은 집무실인 백악관에서 반도체 웨이퍼를 흔들면서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일전에 반도체를 못에 비유했어요. “For want of a nail, the shoe was lost. For want of a shoe, the horse was lost. And it goes on and on until the kingdom was lost.” 해석해봅시다. “못이 부족하면 편자가 사라지고, 편자가 사라지면 말이 사라지고, 결국 왕국까지 소멸된다.” 반도체가 없으면 국가가 흔들린다는 의미입니다.미국은 반도체 기술을 따라잡기 위해 520억달러(약 62조원) 지원법을 의회에 올려놓은 상태입니다. 미국은 세계 반도체 공급 물량의 75~78%를 생산하는 한국과 대만에만 의존하지 않고 궁극적으로 60%를 자체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

  • 반도체 인력부족 '비상'…학생 ! 반도체 배워봐요

    삼성전자가 서울대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조건이 파격적입니다. 입학생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하고, 졸업 후 삼성전자 취업을 보장한다는 겁니다. 계약학과는 대학과 기업이 1 대 1로 합의해 5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건데요. 삼성전자만 의견을 낸 건 아니군요. SK하이닉스도 비슷한 제안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습니다.기업들이 이런 제안을 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반도체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반도체 기업과 연구소들은 매년 1500명가량의 전문인력을 필요로 한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배출되는 반도체 관련 졸업생은 연간 650명에 불과하답니다.반도체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선진 국가들이 사활을 걸고 기술 경쟁을 벌이는 영역입니다. 최첨단 기술과 반도체 물량을 제때 확보하지 못한 국가의 경제, 안보, 미래는 어두워집니다. 중국이 170조원, 미국이 62조원을 반도체산업에 쏟아붓기로 한 이유죠. 반도체는 컴퓨터, 휴대폰, 자율주행차, 메타버스는 물론 우주와 국방산업을 좌우합니다. 2등 기술이 살아남기 어려운 곳 또한 반도체입니다. 우리나라는 어떻게 반도체 강국이 되었는지, 인력 부족은 얼마나 심각한지 알아봅시다.고기완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 숫자로 읽는 세상

    삼성전자 '직급 폐지' 파격…30대도 성과내면 임원

    삼성전자가 일반 직원의 직급 구분을 없애기로 했다. 연공서열을 따지지 않고 성과로 직원을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능력 있는 인재에게 많은 보상과 빠른 임원 승진 기회가 돌아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사원협의회와 성과관리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공식 발표에 앞서 제도의 변화 방향을 설명하고 협의회의 의견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이달 말께 인사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가장 큰 변화는 커리어레벨(CL)로 불리는 직급체계의 폐지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4단계 직급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연차에 따라 CL1(고졸사원)부터 CL4(부장급)까지 네 단계로 직급이 나뉜다. 삼성전자는 4단계 직급을 2~3단계로 줄이는 1안과 아예 직급 제도를 없애는 2안을 놓고 고민하다가 ‘완전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앞으로는 CL 체제가 없어지고 임원 밑으로 모두 같은 직원이 된다. 자연스레 직급별 기본 연봉 테이블도 사라진다. 호칭 역시 바뀐다. 지금도 직급을 부르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차장’ ‘부장’ 등으로 호칭을 붙이는 관행이 남아 있었다. 이제 이 같은 호칭도 사라지고 모두 이름 뒤에 ‘님’자를 붙이거나 ‘프로’로 부르게 된다.연봉 기본 인상률의 개념은 사라진다. 지금까지는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매년 일정액의 연봉을 올려줬다. 내년부터는 기본 인상률을 배제하고 성과평가만으로 임금 인상률을 결정한다. 일을 잘하는 직원의 임금은 파격적으로 올릴 계획이다. 연공서열에 관계없이 업무 능력만 보겠다는 취지다.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제도 개편으로 직원들의 생산성이

  • 커버스토리

    글로벌 지상명령…반도체·배터리 등 핵심물자 확보하라

    13세기 중반 베네치아는 당시 첨단 교역 품목인 향신료를 독점 공급했습니다. 인도 등 동남아시아에서 가져온 향신료는 금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됐지요. 베네치아의 막대한 부(富)는 동남아로 가는 지름길(지중해~홍해~인도)을 지배한 결과였습니다. 영국 등 서유럽 국가들은 베네치아의 독점 공급에 치를 떨었습니다. 한마디로 “못살겠다”였죠. 15세기 바스코 다 가마가 아프리카 대륙을 돌아 동남아로 가는 새 항로를 개척하자 영국, 스페인 등이 이 길을 통해 향신료를 수입했습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수입처 다변화입니다.대항해 시대에 벌어진 공급망 분쟁이 최근 재연되고 있어서 우리의 관심을 끕니다. 이것을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 패권 전쟁’이라고 부릅니다. 이 다툼은 오늘날의 향신료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바이오 등 4개 영역에서 첨예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21세기 경제와 산업에 없어서는 안 되는 첨단 부품이며 핵심 물질입니다. 이것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일이 국가 안보의 최대 현안이 됐습니다. 이런 부품과 물질을 잘 생산하고 많이 보유한 나라들은 ‘힘 자랑’을 하고,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들은 불만을 터뜨릴 수밖에 없습니다. 공급망 분쟁이 국가 간 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최대 변수입니다.미국과 중국의 힘 겨루기는 글로벌 공급망을 위축시키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13세기 베네치아와 서유럽의 관계와 비슷하죠. 중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다양한 물질을 많이 생산하고 수출합니다. 희토류와 마그네슘은 대표적인 물질입니다. 중국은 이런 물질을 앞세워 세계 공급망을 중국 중심으로 구축하려고 합니다. “중국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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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1등' DNA 심어준 도전가…삼성을 '월클'로 키우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한국 기업 역사에서 ‘월클 레전드’로 평가받습니다. 축구 같은 스포츠에서 한 선수가 ‘세계 최고 반열’에 오르려면 어떤 실력을 갖춰야 하는지를 여러분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데이비드 베컴, 디에고 마라도나, 마이클 조던, 르브론 제임스…. 우리는 레전드들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그들의 업적을 추앙합니다. 이건희 회장은 왜 ‘월클’로 꼽힐까요?이 회장은 1987년 부친인 고 이병철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을 맡았습니다. 그가 30년간 이룬 업적을 몇몇 수치를 통해 살펴볼까요? (1)매출: 1987년 9조9000억원, 2018년 387조원. (2)영업이익: 1987년 2000억원, 2018년 72조원. (3)시가총액: 1987년 1조원, 2018년 396조원. (4)고용 인력: 1987년 10만 명, 2018년 52만 명. 더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매출 39배, 영업이익 360배, 시가총액 396배, 인력 5.2배 증가.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는 1987년 바닥권에서 작년 5위로 올라섰습니다. 작년 발표된 ‘글로벌 100대 브랜드’ 순위에서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다음 자리를 삼성이 꿰찬 겁니다. 정확하게 한 세대(30년)를 고생한 끝에 낙(樂)이 온 겁니다. 경이적인 성과요 성장입니다. 애플도 경계하는 초일류가 됐습니다.아무나 할 수 있다고요? 그렇다면 한국에 삼성 같은 초일류 기업이 10개, 20개는 됐겠죠? 기업 세계, 시장의 세계는 아무나 할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잠시 자연의 세계를 들여다봅시다. 지구 역사상 대멸종사건이 다섯 차례 있었다고 합니다. 그 사이에 생물 99%가 멸종했고 1%만 생존해 지금 지구에 남았다고 합니다. 환경에 적응하고, 변이하고,

  • 주코노미의 주식이야기

    우량 기업 몰린 코스피…작지만 성장 기대되는 기업은 코스닥

    "코스피지수가 14일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1%대 반등하며 2980선까지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도 3.14% 급등하며 983.43을 기록했다." 지난 15일자 한국경제신문 증권면 기사의 일부입니다. 뉴스를 보면 주식시장이 얼마나 오르고 내렸는지를 표현할 때 코스피와 코스닥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주식시장은 왜 이렇게 나뉘어 있는 걸까요? 그리고 각 시장은 어떻게 다를까요? 코스피와 코스피지수한국에서 주식시장이 문을 연 시기는 1956년이었습니다. 6·25전쟁을 겪은 직후였기 때문에 주식시장에 상장한 회사도 12개에 불과했죠. 이후 다양한 기업이 성장하면서 주식시장에 이름을 올렸(상장했)습니다. 한국에서 처음 생긴 이 시장을 유가증권시장이라고 부릅니다. 말 그대로 유가증권(=주식)이 거래되는 시장이라는 의미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기업들은 대부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있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네이버처럼 우리가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만한 기업은 대부분 유가증권시장 소속입니다.유가증권시장은 영어로는 코스피(KOSPI)시장이라고도 부릅니다. 코스피는 한국종합주가지수(Korea Composite Stock Price Index)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입니다. 맨 마지막에 붙은 지수라는 것은 여러 개의 주식이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한눈에 알기 쉽도록 만든 개념입니다. 같은 주식시장에 있지만 하루에도 어떤 주식은 크게 오르고 다른 주식은 떨어질 수 있겠죠. 이럴 때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이 올랐는지, 떨어졌는지를 표현하기 위해 코스피지수를 만들었습니다.1980년 1월 4일 당시 유가증권시장에 있는 기업들의 전체 가치를 100이라고 치고, 지금 시점에 상장해 있는 기업들의 전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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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는 혁신으로 한계 뛰어넘자"…초일류 경영 '뚝심'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합니다.”이건희 삼성 회장이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상에 눕기 전에 마지막으로 발표한 그해 신년사입니다. 지난해 별세할 때까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혁신으로 한계를 돌파하자는 이 회장의 2014년 신년사는 그의 마지막 어록이 되었습니다. 이미 삼성전자를 세계 1등 기업으로 키운 그이지만 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도 끝없는 혁신을 강조한 것입니다. “삼성은 국민적 기업, 초일류로 성장시킬 것”이병철 삼성 창업주가 1987년 별세하면서 45세의 나이에 삼성 회장으로 취임한 이건희 회장의 취임 일성은 ‘제2의 창업’이었습니다. 창업주의 유지를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켜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삼성은 이미 한 개인이나 가족의 차원을 넘어 국민적 기업”이라는 회장 취임사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1983년부터 투자한 D램 반도체를 1993년 세계 1위로 키운 이 회장은 그해 6월 독일 출장 중에 세탁기 뚜껑 규격이 맞지 않아 칼로 깎아내는 사내방송 비디오를 본 뒤 곧바로 서울로 전화를 걸어 “사장들과 임원들을 전부 프랑크푸르트로 집합시키라”고 호통을 쳤습니다. 삼성그룹의 운명을 바꾼 전화 한 통, ‘프랑크푸르트 선언’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세계 곳곳에서 350여 시간 이어진 강연을 통해 이 회장은 ‘신(新)경영’을 강조했습니다.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다. 잘해봐야 1.5류”라고 질타한 그

  • 숫자로 읽는 세상

    글로벌 디지털세 2023년 도입…구글, 한국에 세금 더 내야

    글로벌 기업이 외국에 사업장을 두지 않고 판매만 하더라도 해당 국가가 세금을 걷을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세가 채택됐다. 구글 페이스북 등은 국내에 더 세금을 내야 하는 반면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은 디지털세 명목으로 외국에 수천억원의 세금을 더 낼 전망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일 OECD·주요 20개국(G20) 포괄적 이행체계(IF) 13차 총회를 열어 디지털세와 법인세 최저한세율에 대한 최종 합의문을 내놨다. IF에 참여하는 140개국 중 케냐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4개국을 제외한 136개국이 합의문에 서명했다.합의문에 따르면 2023년부터 각국 대기업들은 ‘초과이익 중 25%’에 대한 과세 권한을 실제 매출이 발생한 시장 소재국에 배분하게 된다. 디지털세 부과 체계에서는 기업의 글로벌 매출을 모두 합산한 뒤 이익률 10%에 해당하는 이익을 통상이익으로, 나머지 이익을 초과이익으로 분류한다. 통상이익 전체와 초과이익 중 75%에 대한 세금은 기존과 같이 본사 또는 사업장 소재지에 납부하고, 초과이익 중 25%에 해당하는 세금을 시장 소재국에 나눠서 낸다는 얘기다.과세권 배분 비율은 20~30% 선에서 논의되다가 이번 총회에서 25%로 정해졌다. 기획재정부는 “대부분 국가들이 배분 비율을 30%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20%를 제시하면서 중간인 25% 선에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디지털세는 글로벌 연결매출 200억유로(약 27조원)와 이익률 10%를 모두 넘는 기업이 대상이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상이 된다. 한국 정부는 삼성전자 등이 외국에서 내는 세금을 국내 법인세에서 빼주기로 했다.삼성전자가 지속가능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