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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습 길잡이 기타

    온 세상이 다 그르다 해도 원한도 분노도 없다. -미수기언-

    擧 世 非 之 而 無 怨 ?거 세 비 지 이 무 원 온온 세상이 다 그르다 해도 원한도 분노도 없다. - 미수기언 -▶ 허목(許穆)이 정온(鄭蘊, 1569~1641, 조선 중기 문신)의 행장에서 그의 인품을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덕이 성하던 하나라 때에 우(禹)는 홍수를 막고, 익(益)은 숲과 늪을 태워 짐승들을 몰아냈고, 직(稷)은 곡식을 심었으나 모두 공으로 여기지 않았다. 은나라가 망할 때 기자는 머리를 풀고 미친 척했고, 비간은 심장이 갈라져 죽었고, 백이(伯夷)는 굶어 죽었지만 모두 원망하지 않았다. 그 행한 일은 같지 않으나 그 마음은 하나이다. 군자가 애를 쓰고 행동에 힘써도 도(道)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고 학자가 부지런히 학문을 닦아도 도를 얻은 자가 드물다. (정온) 선생의 도를 가만히 살펴보면 의리가 아니면 어울리지 않고, 도가 아니면 나아가지 않고, 의리를 보면 망설이지 않고, 큰 환란을 당해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절개를 지켜 의리를 취하고 죽더라도 기꺼이 여겼으며, 몸을 깨끗이 하여 은거함에 온 세상이 다 그르다 해도 원한도 분노도 없었다.우리는 강자와 약자 사이에서 끊임없이 눈치를 보며 산다. 그러니 당연히 내 행동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눈치란 사회생활에서 예절과 배려로 포장되지만 지나치게 보는 눈치는 나를 내가 아닌 누군가를 위한 존재로 살게 한다. 그러니 나로 살고 싶다면 눈치를 덜 봐야 한다.자신이 옳다고 생각해서 행동했다면 눈치 보지 말자. 그렇게 살다 보면 언젠가는 저 옛사람처럼 세상이 모두 내 행동을 손가락질해도 그들을 미워하지 않는 경지에 오르지 않겠는가?▶ 한마디 속 한자-怨(원) 원망하다,미워하다▷ 원한(怨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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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하는 자는 휴식한다. - 계곡집 -

    어 자 쟁 묵 자 식語 者 爭, 默 者 息.말하다 사람 다투다 침묵하다 사람 쉬다말하는 자는 다투게 되고,침묵하는 자는 휴식한다. - 계곡집 -▶ 조선의 문인 장유(張維, 1587~1638)는 ‘침묵의 집’을 뜻하는 ‘묵소(默所)’를 짓고 ‘침묵’에 대한 글을 남긴다.온갖 묘함이 나오는 문으로 침묵만 한 것이 없다. 영악한 자는 말하고 꾸밈없는 자는 침묵하며, 조급한 자는 말하고 침착한 자는 침묵한다. 말하는 자는 수고롭고 침묵하는 자는 편안하다. 말하는 자는 낭비하고 침묵하는 자는 아낀다. 말하는 자는 다투게 되고 침묵하는 자는 휴식한다. (중략) 말은 침묵으로 깊어지고 생각은 침묵으로 터득된다. 깨어서는 침묵으로 태연하고 잠잘 때는 침묵으로 편안하며, 재앙은 침묵으로 멀어지고 복은 침묵으로 모여든다. 말하는 자는 모두 이와 반대가 되니 득실을 분명히 알 수가 있다. 그러므로 내 거처에 명명하고 종일토록 편안히 앉아 지낸다.말하기는 쉽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조심스러울 때 말보다 글을 쓴다. 글로 쓰면 오해의 소지가 없는 언어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말은 녹취하지 않는 이상 공중으로 사라지지만 글은 지워지지 않고 어딘가에 남는다. 너무 말하고 싶을 때 글로 쓰자. 또 너무 글로 쓰고 싶을 때 침묵하자. 그냥 침묵하고 묵묵히 행동으로 옮기자. 훗날 돌아보면 그편이 더 현명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마디 속 한자-默(묵) 잠잠하다, 말이 없다.▷ 묵인(默認): 모르는 체하고 하려는 대로 내버려 둠으로써 슬며시 인정함.▷ 묵묵부답(默默不答): 잠자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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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지혜는 높여줄 만하건만 지금 내려오는 건 무슨 뜻인가? - 귀록집 -

    이 지 족 상 시 래 하 의爾 智 足 尙, 始 來 何 意.너 지혜 족하다 높다 시작하다 오다 어찌 뜻너의 지혜는 높여줄 만하건만 지금 내려오는 건 무슨 뜻인가? - 귀록집 -조선의 문인 조현명(趙顯命, 1691~1752)이 쓴 ‘봉잠(蜂箴)’에 꿀벌 세 마리가 등장한다.내가 떡을 먹을 때, 꿀이 그릇에 담겨 있었다. 이에 꿀벌 세 마리가 함께 날아와 멈추었다. 한 마리는 곁에서 핥으며 잠깐 다가오다가 물러났고, 한 마리는 머리가 빠져 허우적대다가 죽었다. 저기 높이 날고 있는 한 마리는 머뭇거리며 내려 볼 뿐이니 너의 지혜는 높여줄 만하건만 지금 내려오는 건 무슨 뜻인가? 뜰에 가득 향기로운 꽃이 피어있으니 날아서 그리로 가거라.떡을 찍어 먹으려고 그릇에 꿀을 담았다. 마침 꿀벌 세 마리가 근처를 맴돈다. 한 마리는 꿀 근처에 왔다가 맛을 보고, 자칫하다가는 제 목숨이 위태로운 줄 알고 돌아선다. 다른 한 마리는 그 달콤함에 취해 주둥이를 박고 빨아먹다가 꿀에 머리가 빠져 죽는다. 마지막 한 마리는 저 높은 곳에서 다른 두 마리가 꿀을 향해 가도 꿈쩍도 하지 않더니, 뒤늦게 참지 못하고 꿀을 향해 날아든다.오지 마라. 꿀벌아! 죽음으로 가는 길이다. 그냥 너의 본분을 잊지 말고 충실하게 살아라. 그것이 네가 살 길이다.▶ 한마디 속 한자-智(지) 슬기, 지혜▷ 중지(衆智) : 여러 사람의 지혜▷ 노마지지(老馬之智) : 늙은 말의 지혜라는 뜻으로, 연륜이 깊으면 나름의 장점과 특기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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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君)의 집안에 부족한 것은 ‘의(義)’뿐이었습니다. -전국책 -

    군 가 소 과 유 자 이 의 이君 家 所 寡 有 者 以 義 耳.그대 집 바 적다 있다 ~것 써 의롭다 ~뿐군(君)의 집안에 부족한 것은‘의(義)’뿐이었습니다. - 전국책 -전국책(戰國策)에 맹상군의 식객으로 있던 풍훤(馮, ‘사기(史記)’에는 ‘풍환(馮驩)’으로 나옴)이 백성들의 빚 문서를 태워버린 이야기가 나온다.맹상군은 풍훤에게 설(薛) 땅에 가서 빚을 받아오고 자신의 집에 부족한 것을 사오도록 한다. 풍훤은 설 땅으로 가 빚진 백성을 모두 불러 놓고 맹상군의 명이라며 빚 문서를 모두 태워버린다. 백성들은 맹상군의 덕을 칭송하며 만세를 부른다. 맹상군은 생각보다 빨리 돌아온 풍훤에게 빚은 다 받았는지, 또 무얼 사왔는지 묻는다. 풍훤이 말한다. “군(君)께서 저에게 살펴보고 우리 집에 부족한 것을 사 오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생각해 보니 군(君)의 집안에는 진귀한 보물이 가득 쌓여 있고, 개와 말은 마구간 밖까지 가득 차 있으며, 미녀들도 넘쳐나 군(君)의 집안에 부족한 것은 ‘의(義)’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군(君)을 위하여 그 ‘의(義)’를 사 가지고 왔습니다.”빚을 받아오라고 시켰더니 빚을 탕감해주고 빚 문서까지 태워버렸다. 맹상군의 식객 중에 이런 황당한 인물이 있었다. 훗날 맹상군이 정치적 어려움을 겪고 설 땅으로 돌아왔을 때, 백성들은 그를 환영하기 위해 노약자들까지 부축하고서 백리 밖까지 마중 나온다. 맹상군은 그때서야 풍훤이 사온 ‘의(義)’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우리는 가끔 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가장 아끼는 것을 버릴 수도 있어야 한다.▶ 한마디 속 한자-義(의) 옳다, 뜻, 의로움, 정의▷ 이의(異義): 다른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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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쉬지 못했지만, 닭이 우니 또 발을 싸매네. - 무명자집 -

    ▶ 조선 후기 문인 윤기(尹, 1741~1826)의 ‘가고 가고 또 가며(行行重行行)’ 2수이다.가고 가고 또 가고 가다, 저물어서야 비로소 투숙했네.오래 쉬지 못했지만, 닭이 우니 또 발을 싸매네.가고 가고 또 가고 가니, 꾀하는 일 무엇인가.서로 만나 물어보면, 바쁘다는 한마디만 하네.목표를 향해 쉼 없이 걷고 걷는다. 지친 몸을 이끌고 잠시 몸을 뉘었다가, 알람이 울리면 삐걱거리는 몸을 일으킨다. 시인의 여정과 우리네 삶이 닮아 있다.걷다가 사람을 만난다. 비슷한 처지에 맘 붙여 보려고 말을 걸지만 그 사람은 나와의 관계형성을 원치 않는다. 가야할 길만 보는 그 사람에게 나와의 대화와 감정소모는 방해만 될 뿐이다. 생각해 보니 나도 별반 다르지 않다. 말없이 외로운 길을 걷는다.이제 걸음을 멈추자.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또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잠깐 쉬면서 어찌할지 생각하고 일어서도 늦지 않는다.▶ 한마디 속 한자-息(식) (숨을) 쉬다, 자식, 이자▷ 순식간(瞬息間): 눈을 한 번 깜짝하거나 숨을 한 번 쉴 만한 아주 짧은 동안.▷ 고식지계(姑息之計): 우선 당장 편한 것만을 택하는 꾀나 방법. 한때의 안정을 얻기 위해 임시로 둘러맞추어 처리하거나 이리저리 주선하여 꾸며 내는 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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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름 깊고 사람 오지 않으니, 원망스러워라 장차 어디로 가야하나. - 허백당집 -

    조선 초기의 학자 성현(成俔)의 의고(擬古) 10수는 무명씨의 고시(古詩) 19수(首)의 격식을 모방하여 지은 시이다. 다음은 그 8번째 시이다.강물 건너 연꽃 따고 산에 올라 벽려(줄사철나무)를 캐니그림자는 바람에 훨훨 나부끼고 향기는 소매에서 물씬 풍긴다.마음 속 그리운 임 너무 보고 싶어 구름 속에 우두커니 서 있건만구름 깊고 사람 오지 않으니 원망스러워라 장차 어디로 가야하나.시인은 애써 잊으려 일에 몰두하지만 몰입이 되지 않는다. 무엇을 하든지 임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일을 멈추고 보니 임과 나 사이에 참 많은 걸림돌이 있다. 그래서 이해가 되지만 또 그래서 밉다. 구름에 묻힌 산 위에서 임 계신 곳을 차마 응시하지 못하고 힐끔힐끔 본다. 원망과 그리움이 한껏 섞여 감정을 주체할 길이 없다. 자꾸만 몸과 마음이 분리되는 순간이 찾아와 그때 마다 시인은 괴롭다. 누구에게나 아픔은 있다. 아픈데 감추지 말자. 힘들면 힘들다고 표현하자. 시인처럼 드러내고 잠깐 원망하자. 감기처럼 아픔은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한마디 속 한자-何(하) 어찌, 어느, 무엇▷ 하필(何必):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하여 꼭.▷ 억하심정(抑何心情): 도대체 무슨 심정이냐라는 뜻으로,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지 알 수 없거나 마음속 깊이 맺힌 마음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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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 오른 용은 후회하리니 만족할 줄을 알면 욕되지 않으리라. - 선원유고 -

    조선 문신 김상용(金尙容, 1561~1637)은 선원유고(仙源遺稿)에 다음과 같은 좌우명을 남긴다.달은 차면 이지러지고 그릇은 차면 뒤집어진다. 끝까지 오른 용은 후회하리니 만족할 줄 알면 욕되지 않으리라. 권세를 믿어서는 아니 되며 욕심을 지나치게 부려서도 아니 된다. 새벽부터 밤까지 경계하고 두려워하라. 깊은 연못에 임한 듯이 하고, 살얼음을 밟는 듯이 하라.주역(周易) 건괘(乾卦) 상구(上九)에 항룡유회(亢龍有悔)라는 말이 나온다. ‘높이 오른 용은 후회할 일이 있으리라’라는 뜻으로 모든 것이 극에 달하면 좋지 않다는 뜻이다.모두가 ‘최고’가 되고 싶어 하면서도 ‘최고’가 ‘가장 높은 곳’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모든 일이 극에 달하면 이지러지기 마련인데 이것을 깨닫지 못하고 최고에 오르면 공허함만 남는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행복했고, 최고가 돼서도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발로 뛰어서 행복했다.높이 올랐으니 떨어지는 것도 당연함을 인정하자. 그리할 수 있으면 현재와 미래가 그리 두렵지만은 않다.▶ 한마디 속 한자 -悔(회) 뉘우치다, 후회▷ 참회(懺悔):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깊이 뉘우침.▷ 후회막급(後悔莫及): 이미 잘못된 뒤에 아무리 후회해도 다시 어찌할 수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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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 많고 생각이 많은 것이 마음 수양에 가장 해롭다. - 격몽요결 -

    말이 많고 생각이 많은 것이 마음 수양에 가장 해롭다. - 격몽요결 -율곡 이이(李珥)가 쓴 《격몽요결》 ‘지신(持身)’편에 있는 글이다. 말이 많고 생각이 많은 것이 마음 수양에 가장 해롭다. 일이 없으면 마땅히 고요하게 앉아서 마음을 보존하고, 사람을 만날 때는 마땅히 말을 가려서 간략히 하고 신중하게 하여, 때에 맞은 뒤에 말하면 말이 간략하지 않을 수 없으니, 말이 간략한 자는 도에 가깝다.말이 많은 사람이 말을 많이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확실한 답을 내놓기는 어렵지만, 혹시 ‘목적’에 대한 집착이 강해서가 아닐까. 무엇인가 얻기 위해 부단하게 말을 하거나, 무엇인가 감추기 위해 끊임없이 말을 하거나 말이다. 하지만 얻거나 감추기 위해 말을 많이 하는 방법은 그리 현명하지 않다.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서는 말보다 신뢰를 보여줘야 하고, 무엇인가를 감추기 위해서는 입을 다물고 꺼내지 않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말이 많은 사람이 ‘목적’을 이룰 확률이 높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한마디 속 한자- 慮(려) 생각하다▷ 무려(無慮): 그 수가 예상보다 상당히 많음.▷ 심모원려(深謀遠慮): 깊은 꾀와 먼 장래를 내다보는 생각.